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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양극화 심화…기업 1/4은 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

중앙일보 2021.04.05 11:32
코로나19가 국내 기업 간 양극화를 심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은 2019년 대비 지난해 업종별 영업이익 증감률.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코로나19가 국내 기업 간 양극화를 심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은 2019년 대비 지난해 업종별 영업이익 증감률.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장사 중 4분의 1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의료나 제약·전자·인터넷 등 업종은 영업이익이 급증해 코로나19가 국내 기업 간 양극화를 심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수준에 비해서는 아직도 크게 적어 기업들이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5일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비금융)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67조3000억원으로 2019년(53조9000억원)보다 25% 증가했다. 2019년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 따른 기저 효과를 누렸고,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얻은 반도체·가전 등 주력 산업의 수익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9년에 비해 늘어났으나 108조원이었던 2018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18년 영업이익의 62% 정도밖에 안 된다.  
 

고용은 모든 업종에서 감소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증가는 코로나 수혜 업종에 집중돼 기업 간 K자형 양극화가 뚜렷했다. 매출액 상·하위 20% 기업 간 영업이익 차이는 2019년 2386억원에서 지난해 3060억원으로 30% 가까이 벌어졌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기업(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은 지난해 255개로 조사됐다. 이는 상장사 전체의 25%에 해당한다.  
 
양극화는 업종별로도 분명했다. 코로나19 진단 장비 등에 대한 수요 증가로 지난해 의료·제약 업종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6% 급증했다. 전기·전자(64%)와 소프트웨어·인터넷·방송서비스(19%) 등 비대면화 수혜 업종의 영업이익도 늘었다. 반면 유통·대면서비스(-26%), 사업서비스(-39%) 등 서비스 업종과 기계(-73%), 운송장비(-39%), 철강·금속(-38%), 화학(-27%) 등 전통 제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많이 줄었다.
 
고용은 기업의 영업손익과 상관 없이 줄어들었다. 사진은 비어있는 서울시내 한 대학의 취업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고용은 기업의 영업손익과 상관 없이 줄어들었다. 사진은 비어있는 서울시내 한 대학의 취업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업종 내에서도 기업 간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0% 이상 증가한 7개 업종의 경우, 각 업종별 상위 3개사의 영업이익의 비중이 최소 63%를 넘었다. 운수·창고와 비금속 업종은 상위 3개사를 제외하면 영업손익이 적자일 정도다. 고용은 영업이익과 상관없이 모든 분야에서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화학과 유통·대면서비스처럼 영업이익이 줄어든 업종에서 종업원 수가 감소했다. 소프트웨어·인터넷·방송서비스·통신 등 분야는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고용 상황은 좋지 않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상장사 실적이 전반적으론 양호해 보이지만, 고용과 양극화 등 세부적으로 보면 많은 기업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되고 있다. [뉴스1]

 
문제는 기업 간 양극화가 올해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상장사 중 대기업집단은 매출 감소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든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투자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설비 투자는 98조원으로 전년(88조3500억원)보다 11%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9조2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는데 이는 전체 대기업 투자의 30% 수준이다. 현대자동차·롯데·포스코·GS ·현대중공업 등 14개 대기업은 매출 감소에도 투자를 늘렸다. 박재권 CEO스코어 대표는 “코로나19확산에 따른 매출 감소에도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투자액을 늘리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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