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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미ㆍ중 패권경쟁 현실화됐다

중앙일보 2021.04.04 21:27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3일 중국 푸젠성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영상 캡처) 뉴시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3일 중국 푸젠성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영상 캡처) 뉴시스

 
 

4월 2일 한미일, 3일 한중회담..급박해진 미 중 동맹 줄세우기 현장
바이든의 가치동맹과 시진핑의 이익동맹..선택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1. 예상대로였습니다. 한반도의 운명과 직결된 두 건의 국제회의가 지난 주말 열렸습니다. 4월 2일 미국에서 열린 한ㆍ미ㆍ일 안보실장회의, 3일 중국에서 열린 한ㆍ중 외교장관 회담. 미국과 중국은 한국을 향해 ‘내편에 서라’고 요구했습니다. 번드레하지만 애매모호한 외교적 수사를 걷어내고 주목할 대목만 정리해보겠습니다.  
 
2.미국 회담부터. 미국이 발표문을 만들어놓고 양국을 불러 동의받은 형식입니다.
첫째 북한핵에 공동대응한다. 둘째 중국봉쇄에 협력한다. ‘인도태평양 안보문제에 대한 공동우려 사안도 협의했다’고 표현했습니다. ‘인도태평양 안보문제’는 곧 중국에 대한 봉쇄입니다.  
 
3. 미국은 왜 한국과 일본을 함께 불렀을까요. 미국은 발표문에서 ‘일본과 한국 양자관계와 3국 협력이 지역과 세계 안보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양국 관계개선을 압박하는 모양새입니다.  
미국이 관계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동맹강화 차원입니다. 중국봉쇄를 위한 쿼드(Quad)에 속한 일본과 호주 인도가 1차 동맹이며, 한국은 쿼드플러스에 포함될 2차 동맹입니다. 한일관계가 개선되어야 동북아 봉쇄가 가능합니다.  
이번 회담에서 한일 안보실장은 관계개선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 대화해나가야할 겁니다. 동북아 안정을 위해..
 
4. 중국과의 회담은 더 일방적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비핵화를 위해 협력한다’는데는 일치합니다. 그러나 양국이 발표한 내용이 서로 다릅니다.
한국이 발표한 핵심내용 중 하나가 ‘조속한 시진핑 방한 추진’입니다. 시진핑 방한은 곧 ‘한한령 해제’를 의미하기에 한국정부가 희망해왔습니다. 이번에도 한국은 ‘코로나 진정되면 조속한 방한협의’한다고 말했습니다만..중국 발표문에 언급이 없습니다. 한한령 해제를 거부한 셈이죠.  
 
5.반대로 중국 발표문에만 있는 내용은 백신협력입니다. 구체적으로 중국 백신여권과 춘먀오(중국 해외동포 백신접종 프로그램)에 한국이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백신여권이란..‘출입국절차에 혜택’을 줄테니까 중국식 백신접종 인증프로그램에 참여하란 겁니다. 춘먀오란..중국이 남한에 있는 중국인들에게 중국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겁니다. 필요시 접종센터까지 만들어..
 
6.뒤늦게 외교부는 ‘백신협력은 우리 방역당국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연합니다. 백신과 방역에도 엄연히 주권이 있습니다. 중국 백신은 우리나라에서 아직 승인도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불신이 높은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방역당국이 우리 국민의 건강 차원에서 결정한 문제입니다.  
 
7.중국이 백신을 강조하는 것도 패권장악 의지입니다. 중국은 스스로 백신 선진국임을 자랑하면서 실제로 제3세계(주로 아프리카)에 백신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자국민 접종에 매달리는 미국보다 책임있는 패권국임을 강조합니다.
중국은 이밖에 경제협력을 강조했습니다. 포괄적동반자협정, FTA 등등.특히 5GㆍAI 등 첨단기술분야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중화경제권 속으로 한국을 흡수하려는 전략입니다.  
 
8.바이든이 ‘가치동맹’을 내세운다면 시진핑은 ‘이익동맹’을 암시하는 셈이죠.  
물론 한가지로 설명하기엔 복잡하지만..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구도에서 첨예한 대립점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다음 대통령선거에선 외교안보관을 잘 따져봐야겠습니다.
〈칼럼니스트〉
202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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