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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늘면서 비대면 수업 증가…등록금 반환 요구 커져

중앙일보 2021.04.04 17:34
지난달 25일 서강대학교 기숙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학교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정문 앞. 뉴스1

지난달 25일 서강대학교 기숙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학교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정문 앞. 뉴스1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이모(23)씨는 최근 등록금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새학기 시작 후 지금까지 대면 수업이 2번 정도 이뤄졌는데, 캠퍼스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이마저도 비대면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대면 수업을 갑자기 원격으로 전환해서 그런지 화질‧음질이 더 안 좋은 것 같다”며 “수업의 질은 떨어지고 도서관 같은 학교시설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데, 왜 예전과 같은 등록금을 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강대‧이화여대, 대면 수업 비대면으로 전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학기 초에 대면으로 시작한 강의를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 서강대는 이달 9일까지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학교 출입도 당분간 통제하기로 했다. 지난달 25일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학생 1명이 확진된 후 추가 감염자가 7명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도 지난달 30일 대면 수업에 참석한 직원 1명이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3일 동안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바꿨다. 당초 7주차까지만 비대면 수업을 계획했던 삼육대도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1학기 수업 전체를 원격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청년하다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반환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일대에서 대학생 코로나19 대책 마련 및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청년하다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반환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일대에서 대학생 코로나19 대책 마련 및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대학에서 비대면 수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등록금 반환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강의의 질이 떨어지고, 학교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등록금을 내는 게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가 지난 2월 대학생 41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1.3%가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학들은 코로나19 상황에 대처하는 비용이 늘어 등록금 반환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 입장에서는 비대면 수업이 이뤄져 등록금이 아깝다고 느낄 수 있지만, 대학에서는 방역과 비대면 인프라 구축에 적지 않은 비용을 쓰고 있다”며 “외국인 유학생 감소와 등록금 동결 등으로 대학도 재정난을 겪고 있어 등록금 반환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2021등록금반환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등록금 반환 요구 10km 릴레이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2021등록금반환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등록금 반환 요구 10km 릴레이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생들 “정부가 등록금 반환 나서야”

전대넷 등이 참여하는 ‘2021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정부에 지속해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행진을 했고, 1일에는 교육부 면담을 위해 정부청사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그들은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하는데도 올해 등록금 반환을 발표한 대학이 거의 없다”며 “지난해 하반기에 등록금을 반환한 대학도 20곳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부는 원격수업의 질을 개선해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대학의 비대면 강의 콘텐츠 제작과 수업자료 개발에 419억원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학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등록금 반환 논의를 일축했다.
 
전대넷은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 419억원을 대학별로 배분하면 2억원이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원격수업의 질 개선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해지 전대넷 집행위원장은 “지금이라도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학과 학생 간의 이견을 조율해 등록금이 일부라도 반환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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