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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차 1·2호까지 해명했지만…더 꼬인 '이성윤 황제조사'

중앙일보 2021.04.04 17:19
4월 1일 오전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4월 1일 오전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황제 조사’ 의혹과 관련, 공수처의 해명이 되레 논란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및 수사 외압’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이 지검장에 대해 굳이 김진욱 공수처장의 관용차를 제공해야 했는지에 대한 공수처의 설명이 석연치 않아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검사장은 지난 7일 오후 경기 과천시 한 이면도로에서 김 처장의 관용 차량에 탄 뒤 아무런 출입 기록을 남기지 않은 채 정부과천청사에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사 내 공수처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청사출입보안지침’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또한 당시 김 처장 관용차를 운전했던 사람이 별도로 고용된 운전기사가 아니라 김 처장의 김모 비서관(5급 상당 별정직 공무원)인 것으로 밝혀져 ‘공용차량 관리 규정’ 위반 논란도 제기됐다. 공수처는 “보안상 어쩔 수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왜 공수처장 관용차로 이성윤 ‘모셔’왔나

그런데 자세한 설명을 따져 보면 논란을 더욱 키운다. 우선 공수처는 김 처장의 관용차량으로 이 검사장을 데려온 사실에 대해 “당시 공수처에는 청사 출입이 가능한 관용차가 2대가 있었는데 2호차는 체포피의자 호송용으로 피의자의 도주를 방지하기 위하여 뒷좌석에서 문이 열리지 않는 차량이었으므로 이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논점을 일탈한 엉뚱한 말”이라는 비판 목소리가 크다. 1호차(김 처장 관용차)든 2호차든 공수처 차를 제공한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해명이 없어서다. 한 변호사는 “이 검사장으로 하여금 그의 개인 차량이나 변호인 차를 타고 출입 절차를 거친 뒤 들어오도록 해야 했다”고 말했다.
 
“보안을 위해 공수처 관용차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2호차 대신 1호차를 사용한 이유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수처는 2호차를 사용 못 한 이유로 “체포 피의자 호송용으로 피의자의 도주를 방지하기 위하여 뒷좌석에서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해명했는데, “외부에서 문을 열어주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반박이 나온다.
 
더욱이 2호차의 용도는 체포피의자 호송용으로 한정된 게 아니다. ‘공수처 공용차량 운영규정’ 제3조 2항에 따르면 2호차는 ‘범죄수사용’으로 압수·수색·검증, 체포·구속 및 과학수사 등 범죄수사 활동을 위한 차량이다. 이 검사장이 피의자 신분인 만큼 2호차를 이용하는 게 합당하다는 얘기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보안지침 위반 논란에 “별도 출입절차 있다”며 공개 거부

석연치 않은 공수처 설명은 또 있다. 공수처는 이 지검장에게 관용차를 제공해 별도 방문 신청 없이 청사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한 것이 청사 출입 보안지침을 위반이라는 지적에 “위반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수사정보 유출과 수사대상자 신분 노출 등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청사출입 절차를 운영하기로 청사관리소와 협의하에 2020년 7월 13일 청사출입보안지침 제44조(출입예외)를 신설, 이에 근거해 공수처 자체적으로 출입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가법령정보센터에는 공수처가 제정했다고 하는 별도의 출입절차 관련 행정규칙을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행정규칙으로 만들진 않았지만, 비공식적인 출입 관련 내부 규정이 존재한다”라고 밝혔다. 해당 규정을 공개해달라는 요청에는 “보안 문제 등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다”라고 거부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왜 국가기관의 출입 규정이 보안 사항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제 조사 의혹에 대한 고발 이어져

이 검사장에 대한 황제 조사 논란이 거세지며 김 처장 등에 대한 고발장이 잇따라 검찰에 접수되고 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김 처장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김 처장과 이 검사장을 역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김민중·정유진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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