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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친구' 송철호 위한 靑 선거개입···총장후보 이성윤 뭉개나

중앙일보 2021.04.04 06:00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었던 2014년 7월 울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송철호(왼쪽) 울산시장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었던 2014년 7월 울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송철호(왼쪽) 울산시장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 사건의 검찰 수사가 지난해 1월 이후 1명도 추가 기소를 하지 못한 채 가로막혀있다. 세간에서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결재를 미루고 있다는 의심이 높다.  

 

이성윤 중앙지검, 1년 3개월째 추가기소 ‘0명’

앞서 윤석열 검찰은 지난해 1월 29일 한병도 전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을 포함해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비서관 등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 13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1년 3개월째 나머지 공범에 대한 추가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재판에서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지만,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당시 사회정책비서관)에 대한 기소 결재 역시 이날까지 처리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인사로 해체되기 직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 수사팀은 “이진석 비서관의 선거개입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된다”는 수사보고서까지 작성한 바 있다.  
 
다만 중앙지검은 “지금까지의 수사내용과 관련 재판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처분 시기와 내용, 범위 등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 전·현직 공무원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중앙포토]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 전·현직 공무원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중앙포토]

조국 "울산사건은 대통령 탄핵 밑자락을 깐 것"  

지난해 1월 검찰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기소할 당시 야권에서는 “정권을 침몰시킬 수 있는 대형 게이트”라는 성토가 터져 나왔다. 검찰이 공소장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정무수석실‧정책실 등 대통령비서실 직제 조직 7곳이 문 대통령의 ‘친구’인 송철호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수사팀은 공소장 첫머리에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업무를 보좌하는 공무원에게는 다른 공무원보다도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더욱 특별히 요구된다”라는 문구도 적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둘러싸고 당시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야당인 김기현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겨냥한 소위 '청와대 하명 수사' 상황을 반부패비서관실과 민정비서관실, 국정상황실에 총 21차례 보고했다고 나온다. 
 
이 중 같은 해 12월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요청으로 ‘前울산시장관련사건 4건 종결 보고’라는 제목으로 ‘김기현 등에 대한 내사 12건을 종결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국정기획상황실, 민정비서관실, 반부패비서관실에 보고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검찰 안팎에선 이 사건을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의혹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수사 가능한 사안”이라고 할 정도로 사안을 엄중하게 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조차 “문재인 대통령 이름을 15회 적어 놓은 울산사건 공소장”이라며 “집권 여당의 총선 패배 후 대통령 탄핵을 위한 밑자락을 깐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차기 총장 유력 후보의 ‘뭉개기’?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 오종택 기자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 오종택 기자

이 지검장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도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인 만큼, 울산 수사를 매듭짓기 더욱 난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인 데다 울산 수사를 비롯한 현 정권을 겨눈 수사를 중간에서 가로막은 ‘공(功)’이 크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평이다.  
 
이 지검장의 추천 과정도 수월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역시 다수가 친정권적 성향으로 꾸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위원장인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박범계 장관과 연세대 법대에서 사제 관계의 연이 있을 정도로 각별하다고 한다.
 
앞서 이 지검장은 지난해 1월 유일하게 이 사건 기소에 반대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직접 기소를 지휘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지검장에게 송 시장 등 1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결재를 올렸지만, 이 지검장은 결재하지 않았다,
 
이에 윤석열 총장은 중앙지검장과의 ‘주례보고’ 대신 ‘사건 처리 회의’를 열어 당시 대검 공공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등을 불러 회의를 열었다. 이 지검장만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으나 윤 전 총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최종 결정권자로 기소를 결정해 지시했고, 이는 차장 전결로 처리됐다.  
 
한 검찰 간부는 “역대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은 가장 정권 친화적인 인물이 발탁돼왔다”며 “일종의 ‘순장조’(殉葬組) 로 퇴임 이후까지 내다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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