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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게 조여오는 美 ... 속타는 중국 항공업계

중앙일보 2021.04.03 10:00
중국의 '기술 굴기' 야심이 최근 두드러지는 곳이 있다. 바로 항공 부문이다.  
 

[미-중 패권 경쟁은 어디로] (7) 숨막히게 조여오는 美 ... 속타는 중국 항공업계

중국이 자신 있게 내놓은 여객기 C919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자신 있게 내놓은 여객기 C919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미국 보잉, 유럽 에어버스와 경쟁하겠다며 내놓은 중형 여객기 C919를 손에 쥐고 본격적으로 여객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물론, 거대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서다.  
 
이번 달 초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코맥)가 동방항공과 C919 거래 계약을 맺었다는 뉴스를 보자. 동방항공은 C919 5대를 베이징, 광저우, 선전 등 중국 주요 도시 노선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그 외에도 남방항공, 쓰촨항공 등 중국의 여러 주요 항공사가 C919를 구매하겠다며 줄을 서 있다. 곧 중국 국내선에 C919가 주요 기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객기 시장의 큰손인 중국이 자국산 여객기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니 보잉과 에어버스로선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항공 부문에서 기술 우위를 점하고 싶은 중국이 험난한 고개를 맞이했다"는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중국상용항공기공사 [사진 셔터스톡]

중국상용항공기공사 [사진 셔터스톡]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  
 
C919를 중국이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핵심 기술과 부품을 미국과 유럽 기업들에서 들여와야 하기 때문이다. 엔진부터가 중국 기술이 아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프랑스 방위산업 업체의 합작사인 CFM 인터내셔널이 만든 것을 들여와 쓰고 있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관련 기술과 제품을 수출하는 데 제동을 걸었단 사실이다.  
 
정확히는 지난 1월 중국상용항공기공사를 미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이 리스트에 오른 기업에 투자할 수 없다. 미국의 국가 안보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기술이나 제품 수출에 제한을 두겠다는 정책이다.  
 
중국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이 문제를 보도하며 "중국이 민간 항공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미국의 제재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라고 짚었다.  
 
미국이라고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중국은 미국 항공업계의 '큰손'이라서다. 미국 기업들에게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CSIS(전략국제연구센터) 수석 고문 스콧 케네디는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며 이런 제재가 조금이라도 완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바이든은 트럼프 정부 시절 행해진 그 어떤 대(對) 중국 제재도 완화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제재를 고수하는 것은 주요 기술이 중국 정부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제재가 더 강화됐으면 강화됐지, 풀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보잉사 [사진 셔터스톡]

미국 보잉사 [사진 셔터스톡]

 
어찌 됐든 당장 발등에 떨어진 것은 중국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중국이 미국의 항공 기술을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에 좀 더 힘을 싣고 있다. 스콧 케네디는 "30~40년 내에 민간 항공기 제조 부문에서 '자급자족'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까지 단언한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중국은 아니다.  
 
에어버스 [사진 셔터스톡]

에어버스 [사진 셔터스톡]

 
'제조 강국'을 향한 꿈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성스레 밀어붙이고 있는 '중국 제조 2025' 계획이 항공 부문에 크게 기대고 있어서다. 때문에 737MAX 기종의 연이은 사고 이후 중국에 여객기를 단 한 대도 팔지 못하고 있는 보잉을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선두주자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미국과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국,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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