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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내년부터 경작하지 않는 토지에 양도세 폭탄 떨어진다

중앙일보 2021.04.03 07:00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79)  

Q 15년 전 농지를 상속받은 김씨. 김씨가 어릴 때 자랐던 고향이기도 하고 부모님이 힘들게 농사를 지으시던 땅이라 그동안 여러 제안을 받았지만 차마 처분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정부 발표에 따라 양도세 부담이 커진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많다. 양도세 부담이 두 배 정도 커질 수 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A 지난 3월 29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방지대책’에 따르면 LH 사태를 계기로 토지에 대한 불법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투기적 토지거래의 기대수익을 축소한다는 명분으로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부담을 더욱 무겁게 하겠다고 밝힌 부분이다. 따라서 현재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면 토지에 대한 양도세 변화에 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작하지 않으면 ‘비사업용 토지’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직접 8년 이상 재촌·자경한 농지를 상속·증여받았다면 비사업용 토지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미리 양도세에 대해 대비를 해 두어야 한다. [사진 pixnio]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직접 8년 이상 재촌·자경한 농지를 상속·증여받았다면 비사업용 토지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미리 양도세에 대해 대비를 해 두어야 한다. [사진 pixnio]

 
‘비사업용 토지’란 본래 목적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은 토지를 말한다. 가령 농지를 보유하면서도 경작을 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비사업용 토지에 해당한다. 세법에서는 이러한 비사업용 토지를 일종의 부동산 투기 목적의 땅으로 간주해 일반 양도세율(6~45%)보다 10%포인트 높은 16~55%의 세율로 중과세한다. 다만 비사업용 토지도 3년 이상 보유할 경우 양도차익의 6~30%까지 장기보유공제를 받을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농지가 비사업용 토지에 해당되지 않으려면 ‘재촌(在村)’과 ‘자경(自耕)’ 요건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즉, 농지가 있는 시·군·구 또는 그에 맞닿은 시·군·구에 거주하거나 농지로부터 직선거리 30㎞ 이내에 살고 있어야 한다. 또한 농작물 재배에 상시 종사하는 등 직접 경작해야만 비사업용 토지에서 배제된다.
 
물론 예외도 있다. 부모님 또는 배우자가 8년 이상 재촌자경한 농지를 상속·증여받은 경우, 공익사업 관련해 토지보상을 받는 경우(단, 사업인정고시일로부터 2년 이전에 취득했어야 함), 1000㎡ 이내의 주말농장 등은 재촌·자경을 못한 채 양도하더라도 비사업용 토지로 보지 않으므로 양도세가 중과세되지 않는다.


내년부터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늘어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투기근절 대책에 따르면 내년부터 이러한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다. 일반 양도세율(6~45%)에 10%포인트를 가산하던 것을 20%포인트로 올려 26~65%의 세율로 중과세하고, 장기보유공제(6~30%) 적용도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세 부담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계산해 보자. 가령 김씨가 15년 전에 2억원에 상속받은 비사업용 농지를 8억원에 양도하는 경우 양도차익 6억원에 대해 장기보유공제 1억 8000만원(30%)을 공제한 후 중과세율(16~55%)이 적용되므로 약 2억원(지방소득세 포함)의 양도세를 부담하면 된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장기보유공제를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중과세율(26~65%)이 적용되다 보니 양도세로 약 3억 7000만원(지방소득세 포함)을 내야 한다. 더 내야 하는 세금이 약 1억 6700만원으로 지금보다 1.8배나 늘어나게 된다.
 
 
주말농장을 보유하고 있다면 내년부터 양도세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요건을 갖춘 주말농장은 지금까지 비사업용 토지로 보지 않았지만 내년부터는 비사업용토지로 보아 양도세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공익사업 등으로 토지보상을 받는 경우 사업인정고시일 전 2년 이전부터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면 재촌·자경을 하지 않은 농지도 비사업용토지로 보지 않았었는데 내년부터는 이미 5년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는 경우로 그 범위를 축소할 예정이다.
 

비사업용 토지, 올해 안에 미리 계획 세워야

물론 지금까지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일 뿐 이대로 세법 개정이 될지는 지켜보아야 한다. 부작용에 대한 지적도 많아 일부 완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대로 강행된다면 내년부터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지금부터 미리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세워 놓는 것이 좋다. 당초부터 몇 년 내에 처분할 계획이었다면 가급적 서둘러 올해 안에 양도하는 것이 세 부담을 줄이는 길이다.
 
그러나 올해 안에 처분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거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가치를 고려해 계속 보유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향후 양도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족들에게 미리 증여해 두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오래전에 취득했다면 당시 취득가액이 낮아 앞으로 양도차익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가족들에게 증여해야 향후 가족들의 양도차익을 줄일 수 있다. 어차피 내년부터 비사업용 토지는 장기보유공제를 받지 못하므로 내가 계속 더 보유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직접 8년 이상 재촌·자경한 농지를 상속·증여받았다면 비사업용 토지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미리 양도세에 대해 대비를 해 두어야 한다. 만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상속일로부터 5년 이내에 양도해야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중과세를 피할 수 있다.
 
세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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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WM센터 3본부 대표세무사 필진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 재산을 불리기 위해선 돈을 이리저리 굴려 수익을 올리는 재테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저금리·저성장 시대라 재테크가 잘 듣지 않는다. 돈을 굴리다 오히려 재산을 까먹기 일쑤다. 그렇다고 은행에 넣어두고만 있을 수 없는 일.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수익은커녕 손실을 볼지 모른다. 방법은 있다. 비용을 줄이면 실질 수익은 올라가게 돼 있다. 세금을 절약하는 절세는 재테크 보릿고개에 실질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물론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징세를 강화하는 바람에 절세의 여지가 자꾸 좁아지고 있긴 하다. 그래서 더욱더 필요해지는 절세의 기술이다. 돈 많은 부자가 아닌 보통 사람도 있는 재산을 지키려면 보유해야 할 무기다. 국내 최고의 세무전문가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절세의 기술을 전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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