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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같은 의원 10명만…" 거짓 홍보, 결국 본부장만 유죄

중앙일보 2021.04.02 16:15
지난해 4월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광진을 후보자 토론회가 열린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4월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광진을 후보자 토론회가 열린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의 선거캠프 총괄본부장이었던 김모(44)씨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현직 서울시의원인 김씨는 고 의원의 선거캠프에서 선거 공보물 제작을 담당하면서 지지 발언을 허위로 포함해 공표한 혐의를 받아왔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윤경아)는 2일 오후 2시 김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거는 국민의 자유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공정하게 행해져야 하고, 이를 위반하는 행위에 관해서는 상응하는 처벌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민정 같은 국회의원 10명만…" 적시 불법

지난해 총선 당시 고 후보의 선거공보물에는 “고민정 같은 국회의원 10명만 있으면 살맛 나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는 서울시 자양동 상인회장의 지지 발언이 들어갔다. 지지 발언과 사진이 공보물에 실린 상인회장 A씨는 자양1동 주민자치위원이기도 하다. 자치위원은 선거에 개입할 수 없다. 이후 A씨는 검찰과 법원에서 “공보물에 실리는 것을 동의한 적 없고 지지 발언을 한 적도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검찰은 김씨가 고 의원의 선거캠프에서 선거총괄본부장 직을 맡으면서 공보물 제작도 총괄했다고 봤다. 검찰은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기면서 고 의원에 대해서는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고 의원은 A씨의 발언이 공보물에 포함된 것을 알지 못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다.
 

"최종 책임자 아니다" 주장 안 받아들여

김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는 공보물 제작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김씨 측은 “상인회장의 사진을 받아 달라는 요청을 받아 전달했을 뿐”이라며 “공보물 제작의 최종 책임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후보자였던 고 의원이 사실상의 최종 책임자라는 취지로 해석됐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오종택 기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오종택 기자

앞서 고 의원은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해 “실무적인 부분을 일일이 확인하고 결정하지 못했다. 유명인을 섭외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관심사였지 일반인 영역은 머릿속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고 의원의 선거공보물에는 이낙연·윤건영 의원 등의 발언이 게재됐는데 그런 유명인 섭외에 집중했다는 의미였다.
 
재판부는 “공보물 제작 회의를 김씨가 직접 소집했고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며 “선거총괄본부장 지위로 실질적으로 제작 총괄을 맡아 A씨의 지지 발언이 허위인지를 확인할 의무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긴 어렵다"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선거사무소의 업무 분장이나 지휘 체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부주의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오로지 피고인 책임으로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재판이 끝나고 기자와 만나 “계속해서 무죄를 주장해왔기 때문에 벌금이 선고돼 억울함이 크다”며 “항소 여부를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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