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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ITC 이번엔 “SK, LG의 배터리 특허는 침해 안 했다”

중앙일보 2021.04.02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LG 대 SK 미국 배터리 소송

LG 대 SK 미국 배터리 소송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등 특허 침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이 앞선 ITC의 영업비밀 침해 판정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영업비밀 침해소송 파생사건서
“독자적인 기술이다” SK 손 들어줘
SK이노 주가 10% 넘게 급등

LG “일부 안 훔쳤다는 예비결정”
바이든 선택에 영향 미칠지 관심

SK와 배터리 분쟁을 치르고 있는 LG는 2019년 9월 SK가 배터리 소재 관련 특허 4건을 침해했다며 ITC에 제소했다. 한 회사가 특허를 받은 기술은 일반적으로 20년 동안 독점 사용할 수 있는데 “SK가 우리 허락 없이 기술을 사용해 배터리를 제작했다”는 게 LG의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ITC가 이번에 “독자적인 기술을 사용했다”는 SK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ITC의 이번 결정은 지난 2월 “SK가 LG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판정에는 공식적인 영향을 주진 않는다. 배터리 하나를 만들기 위해 쓰이는 각각의 기술적 가치는 법률상 ‘특허’ 또는 ‘영업비밀’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 가운데 SK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한 결정은 그대로 유효하다. SK는 일단 ITC의 이번 결정을 “특허 소송에서 승기를 잡았다”며 반겼다. 반면 LG는 “영업비밀 침해와 전혀 별개 사건”이라고 일축했다.
 
LG 대 SK 미국 배터리 소송 공방 일지

LG 대 SK 미국 배터리 소송 공방 일지

두 회사의 관심은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으로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11일까지 ITC의 영업비밀 침해 판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SK는 리튬이온 전지 관련 부품이나 소재를 10년 동안 미국으로 수출할 수 없다. SK는 이번 특허 사건 예비 승소 결정 내용을 백악관에 적극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LG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판정과는 별개 사건이지만 “LG가 경쟁사 견제를 위해 발목잡기 식의 과도한 소송을 한다”는 점을 부각하겠다는 계산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는 1980년대 중반부터 배터리 기술을 축적해왔다”며 “화재 안전성, 충전량·시간 등의 성능 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지난 미 대선 때 바이든 후보 지지 연설을 했던 샐리 예이츠 전 법무부 부장관을 미국 사업 고문으로 최근 영입한 상태다. 예이츠 고문은 “조지아 북동부의 SK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무력화시키는 ITC 판결을 대통령이 거부해야 한다”고 공개 주장하며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반면 LG는 “영업비밀 침해 가해자로 공식 인정받은 SK 측의 성의 있는 합의 태도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SK가 훔쳐간 물건(영업비밀·특허)이 몇 개냐의 문제인데, 그중 일부 물건은 ‘안 훔쳤다’는 예비 결정이 나온 것을 두고 모든 혐의를 무죄라고 주장하려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LG는 또 조지아주 지역 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미국 현지 여론에 대해서도 “SK가 조지아를 떠난다면 해당 공장 인수를 위한 투자에 동참할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한편 이날 예상 밖의 ITC 예비결정이 나오면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날보다 10.27% 오른 24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분리 전 법인인 LG화학 종가는 전일 대비 1.74%(81만9000원) 올랐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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