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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도 지친다…집에서 콧구멍 긁는 '셀프 진단' 도입되나

중앙일보 2021.04.01 22:2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00~500명대에서 좀처럼 줄지 않자 정부가 검사를 확대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등에서 하는 자가진단 방식이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속에 18일 대전 유성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방문한 시민들을 분주히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속에 18일 대전 유성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방문한 시민들을 분주히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자가진단키트 활용방안 관련 전문가 회의를 2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대유행이 다시 발생할 상황에 대비해 검사의 확대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며 “전문가들과 자가진단 키트의 적용 가능성, 개발 지원 가능성, 해외 상황 등을 다각적으로 논의하겠다. 최대한 지역 사회에 숨어있거나 무증상, 유증상 환자를 조기에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가용한 수단을 모두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이 될진 모르지만, 권 부본부장 발언에서 검토 가능한 수준을 추정해볼 수는 있다. 
 
그는 “유전자 증폭(PCR)야말로 골든 스탠다드이자, 가장 확실한 우리의 도구”라면서도 “지역사회에 어느 정도의 환자 발생이 있는 상황에서 정확도나 정밀성 이상으로 간편성, 접근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중심으로 4주간 가정에서 스스로 검체를 채취해 검사하는 시범 연구를 시작한다”며 “일주일에 세 차례 비강(콧구멍 안쪽 공간)을 통해 검체를 채취하고, 15분 이내에 확인하는 것이다. 발생률이 높은 상황이라 그런 수단을 동원한다”며 이런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이 언급한 건 전날(31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국립보건원(NIH)과 함께 노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서 16만명 대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건강 이니셔티브 ‘Say Yes! COVID’이다. 무료로 항원 검사 방식의 자가진단 키트를 제공해 일주일에 세 번씩 검사하게 한다는 것이다. 미 보건당국은 이렇게 집에서 정기적으로 테스트하는 게 지역사회 전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거로 보고 있다. 실제 두 지역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줄이는 데 효과를 보인다면, 이런 자가진단법을 널리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연일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벚꽃이 만개한 28일 대전 서구보건소를 찾은 시민들이 의료진의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연일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벚꽃이 만개한 28일 대전 서구보건소를 찾은 시민들이 의료진의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외신에 따르면 이 방식에 쓰이는 가정용 코로나19 진단키트는 미국 퀴델사가 개발한 ‘퀵뷰(QuickVue)’로, 지난달 1일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다만 권 부본부장은 이 키트와 관련, “민감도가 85% 정도로 추정되는 제품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빈도수를 올림으로써 정확하게 의미 있는 결과가 나타났는지를 지켜본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을 우리도 도입한다고 하면, 당장 쓸 수 있는 키트가 있을까. 이에 대해 질병청은 “국내 자가진단용으로 허가된 제품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 부본부장은 “국내 업체 중에 해외에서 허가를 득한 경우도 있다”며 “수단의 합법성, 접근성과 편리성에 대한 의미가 확실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검사 수단을 늘리는 걸 고민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전문가들이 필요성을 주장해 온 신속항원검사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PCR은 코로나 유전자를 증폭해 검사하는 방식이라, 검체에 바이러스가 소량만 있어도 감염 초기부터 정확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신속 검사는 몸 안에 바이러스양이 많을 때만 양성으로 나와 민감도가 PCR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다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직접 추진을 지시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이후 수도권 응급실과 요양병원 등에서 긴급진단용으로만 제한적으로 쓰고 있다. 가정용으로 허가 받은 건 아니라 현재처럼 선별진료소 등으로 가야만 할 수 있다. 
 
그러나 검체 채취 자체를 집에서 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가 장기화하는 데다 최근 예방접종까지 시행되면서 보건소 인력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앞으로도 환자가 꾸준히 나올 텐데, 지금의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 교수는 또 “현재처럼 콧 속 깊숙이 찌르지 않아도 면봉으로 전비공(앞 콧구멍) 검체를 채취하는 건 의료진이 아니어도 방법만 알려주면 일반인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선별진료소로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접근성 차원에서 많은 의심환자들이 쉽게 할 수 있다. 양성이 나오면 추가로 검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기 교수는 환자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검사 수를 획기적으로 늘려 감염자를 조기에 찾으려면 이런 방식이라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가정에서 스스로 검체를 채취하고 이른 시간 안에 확인하는 검사를 바로 도입하겠다고 확인하는 그런 회의는 절대 아니다”며 “일차적으로 회의를 했는데 문제점이나 살펴봐야 할 점이 있어 전문가 풀을 넓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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