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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외국인 농부 사라진 인삼농가, 도우미 된 중앙그룹

중앙일보 2021.04.01 22:02
 홍정도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봉사자들과 함께 묘삼(모종)을 옮겨심고 있다. 장진영 기자

홍정도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봉사자들과 함께 묘삼(모종)을 옮겨심고 있다. 장진영 기자

1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인삼밭이 몰려 있는 이 마을의 한 농가 앞에 주황색과 연두색 조끼를 입고 마스크와 모자를 쓴 60여 명이 모여들었다. 장갑과 장화를 착용한 동작이 서툴러 보였지만, 인삼밭에 뛰어든 이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일에 열중했다. 봄볕이 제법 따갑게 내리쬔 이날, 인삼 농부로 변신한 이들은 중앙그룹과 농협중앙회 임직원이었다.
 
북한 황해도와 한강을 사이에 두고 직선거리로 3km 정도 떨어진 월곶면은 평소 인적이 뜸한 마을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삼 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까지 입국 제한으로 줄면서 마을은 활기마저 잃었다. 주된 노동력이던 외국인 노동자가 십수 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인삼 농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묘삼(苗蔘·파종 후 1년 남짓 자란 어린 인삼)’을 심어야 하는 시기에 일손 구하기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김포인삼농협 관계자는 “김포 인삼 농가들이 하루에 할 일을 닷새에 걸쳐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일일 농부가 된 중앙그룹과 농협 임직원들은 3개 조로 인삼밭을 종횡무진하며 부족한 일손을 메웠다. 1년간 재배한 인삼을 두둑(밭 이랑)에 심고 이식기로 그 위에 흙을 뿌리는 작업이었다. 인삼은 보통 1년간 묘삼을 키운 뒤 다시 본토에 옮겨 심어 5년간 길러 우량 6년산 인삼으로 키우게 된다. 두둑에 인삼을 깐 뒤에는 돌돌 말린 볏짚을 펴서 덮었다.
 

코로나19로 줄어든 외국인 일손 대신해

중앙그룹은 농협과 함께 1일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인삼농가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장진영 기자

중앙그룹은 농협과 함께 1일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인삼농가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장진영 기자

이날 봉사엔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 이상언 중앙일보S 대표, 김진선 메가박스 대표, 최훈 중앙일보 편집인 등 중앙그룹 계열사 임직원과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 권준학 NH농협 은행장 등 농협 임직원이 참여했다. 
 
1헥타르(약 3000평) 정도의 인삼밭에 볏짚이 모두 깔리자 그늘막의 뼈대인 지주목을 세웠다. 반(半) 음지식물인 인삼을 보호하는 그늘막을 만들기 위한 기초 작업이다. 주민 민경인(58)씨는 봉사단을 향해 “밭이랑을 밟지 않게 조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삼은 햇볕을 오전엔 많이, 오후엔 적게 받아야 한다.
1일 NH 농협 임직원들과 중앙그룹 임직원들은 경기도 김포시 인삼농가를 찾아 함께 봉사활동을 했다. 중앙포토

1일 NH 농협 임직원들과 중앙그룹 임직원들은 경기도 김포시 인삼농가를 찾아 함께 봉사활동을 했다. 중앙포토

“중앙그룹 농촌봉사는 계속된다”

중앙그룹 봉사활동에 여러 차례 참여한 황인지(36)씨는 “다시 봄이 찾아온 것처럼, 코로나가 빨리 끝나고 중앙그룹과 농가에 진정한 봄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화를 신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중앙그룹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사회공헌활동 ‘ON(溫)’ 캠페인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농협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 농가에서 봉사활동을 한 데 이어 올해 농협중앙회의 ‘국민과 함께하는 농촌봉사활동’에 참여했다. 홍정도 사장은 “농업‧농촌의 가치와 소중함을 느끼는 기회”라며 “우리의 일손 돕기가 지역 농민들에게 건네는 작은 손짓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이 환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그룹의 농촌봉사가 일회성 보여주기에 그치게 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기꺼이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 입국이 막히면서 농촌이 인력난을 겪었는데 봉사자 약 1만8000명이 나서서 도움을 줬다”며 “올해도 농촌봉사활동에 함께한 중앙그룹 임직원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농업·농촌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김포=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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