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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체감경기보다 빠른 선행지표?...뉴스로 경제심리 읽는다

중앙일보 2021.04.01 12:12
한국은행 전경. 뉴스1

한국은행 전경. 뉴스1

한국은행이 뉴스를 통해 국내의 경제심리를 파악하는 새로운 지표를 시험 공개한다. 인터넷에 올라온 경제 기사 문장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문장의 긍정과 부정 여부를 따져 국민의 경제 심리를 따지는 것이다. 내부 시험결과 기존에 사용하는 경제지표보다 실제 실물경제를 더 빠르게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은 1일 언론에서 나타나는 경제 심리를 지수로 나타낸 ‘뉴스심리지수(NSI)’를 시험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달 둘째 주부터 매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지수가 올라온다. 시험공개가 진행되는 동안 뉴스심리지수가 기사화된 뒤 지표에 다시 영향을 주는 ‘피드백 현상’ 등을 검토해 지표를 보완할 예정이다.

 
NSI는 뉴스가 나타내는 국내 경제 심리를 숫자로 변환한 지표로, 100을 넘으면 긍정적인 문장이,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문장이 더 많다고 해석한다. 인터넷 포털에 올라온 경제 분야 뉴스에서 1만개의 문장을 AI가 무작위로 추출해 분석한다. 2005년 이후 생산된 약 50개 언론사의 기사가 표본이다.

 
추출된 문장 중 일부를 골라 사람이 인공지능(AI)에 긍정ㆍ부정ㆍ중립 여부를 나눠주면 이후 인공지능이 기계학습을 이용해 자동으로 분류한다. 가령 '내수 회복에 비관적'이라는 문장은 부정적인 경제 심리로, '회복세에 낙관적'이라는 문장은 긍정적으로 나뉘는 식이다.

 
새로운 지표를 만든 이유는 경제 심리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를 신속히 반영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개과정에 따라 경제 심리가 큰 폭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존에 사용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은 한 달 단위로 발표되는 탓에 이를 신속하게 포착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상황이 수시로 바뀌고, 대면 서비스 위주로 경제활동의 급격한 위축이 나타나면서 실시간 경제활동 변화를 파악한 뒤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실제로 뉴스심리지수를 개발한 뒤 정책에 활용해본 결과 상당히 유용했다”고 설명했다.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NSI는 지난해 2월 처음 만들어진 뒤 약 1년간 한국은행 내부에서 안정성과 효용성 검증을 거쳤다. 내부검증 결과 NSI는 CCSI나 BSI 등 기존의 경제심리지표나 국내총생산(GDP), 선행종합지수 등의 실물경제지표보다 더 빠르게 경제 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들 지표와의 상관관계도 높았다.

 
예를 들어 NSI는 CCSI를 1개월 선행하면서 0.77의 높은 상관계수를 보였다. 또한 실물경제지표인 선행종합지수(순환변동치)를 1개월 앞서며 0.67의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두 지표 간의 상관계수가 0.6~0.7을 기록하면 높은 상관성을 보인다고 해석한다.

 
한국은행은 시험 공개에서 발견되는 문제점 등을 보완한 뒤 통계청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통계 지표를 일컫는 ‘시범통계’와 관련된 제도가 정식으로 마련되면 정식 승인 절차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박 국장은 “형태가 일정하지 않은 비정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통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통계청의 시범통계 제도가 마련 되는대로 승인절차를 거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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