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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손녀에게 옮길까봐 맞았다" 75세 이상도 접종 시작

중앙일보 2021.04.01 11:37
만 7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된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뉴스1

만 7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된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뉴스1

 
1일 오전 9시 서울 송파구예방접종센터. 만 75세 이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날 시작됐다. 
 
이날 첫 번째 접종자로 나선 박양성(85)씨는 미리 와 열을 재고 예진표를 작성했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지병으로) 당뇨·고혈압이 있지만 컨디션이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 긴장을 해서인지 잠을 좀 설쳤다고 한다.
 
의료진이 박씨의 어깨 삼각근에 화이자 백신을 놓았다. 화이자는 영하 75도의 초저온 유통·보관이 필요한 백신이다. 첫날 접종을 위해 전날 오후 4시40분부터 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박씨는 접종 뒤 “다른 주사랑 똑같다. 아프지 않다”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말이 많아 염려했었다. 지나봐야 (접종 후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 알겠지만 맞고 보니 괜찮다”고 소감을 전했다.
만 7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된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뉴스1

만 7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된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뉴스1

 
이날 오전부터 전국 예방접종센터 46곳에서 만 75세 이상에 대한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 지난 2월26일부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종사자와 입원·입소자,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1차 방역대응 요원, 의료기관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진행됐다. 이날부터 접종 대상이 일반인으로 확대됐다.
 
만 75세 이상(1946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인구는 총 350만8975명으로,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조사대상 204만1865명 가운데 86.1%(175만8623명)가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75세 이상 백신 접종 Q&A.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코로나19 75세 이상 백신 접종 Q&A.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날 접종한 박씨는 “(주위에서)‘화이자가 안전하다’고 해 더 안심된다”고 언급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둘러싸고 국내외에서 접종 후 희귀 혈전 사례가 보고돼 안전성 논란이 제기된 영향으로 보인다. 독일은 전날(현지시각) AZ를 60세 이상만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백신 접종과 혈전 생성 사례 간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화이자 백신도 혈전 사례가 나왔지만, 국내 접종자에게서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날 센터를 찾은 서정옥(86)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혹여나 가족에게 코로나19를 감염시킬까 봐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서씨는 “(나로 인해) 손자, 손녀, 자식 전염될까 맞았다”며 “경로당에서 ‘(백신이) 위험하다’고 해 (처음엔) ‘안 맞는다’고 했다. 화이자라고 해서 맞았다”고 말했다.
 
서씨는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기저질환자다. 허리 통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날 열이 나 병원을 갔다 왔다”며 “오늘 아침에 혈압약 먹고 해열제 2알 먹었다”고 말했다. 서씨는 발열 체크 때 문제없었다. 
만 75세 이상 일반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1일 오전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들이 백신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만 75세 이상 일반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1일 오전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들이 백신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박씨와 서씨 모두 접종 후 이상 반응을 살피기 위해 센터에서 30분간 대기했다. 다행히 특이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송파구청의 안내에 따라 접종실 밖 대기자들은 신원확인, 예진표 작성, 예진 등 절차를 밟았다. 
75세 이상 일반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1일 오전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들이 백신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75세 이상 일반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1일 오전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들이 백신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거동이 불편한 접종 대상자의 이동 편의를 위해 버스 4대를 준비했다”며“또 만일의 돌발상황에 대비하려 안전요원도 배치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구청장은 “거여 2동에 사는 접종 대상자의 80%가 동의했다. 일부 연락 안 된 분들도 있다. 하지만 동의율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미애 송파구보건소 건강기획팀장은 “접종 후에는 이상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안내문자 메시지를 보낸다”며 “염려되는 것은 혼자 사시는 분들인데 동 주민센터 복지팀에서 통반장 통해 안부 전화 할 예정이다. 만일 전화 연결이 안 되면 통반장이 집으로 찾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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