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KT도, 신한지주도 분기배당한다는데…‘제2의 월급’ 될까

중앙일보 2021.04.01 11:18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제37기 정기 주주총회. 이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정관을 바꿔 '분기배당'을 도입하기로 했다. [뉴스1]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제37기 정기 주주총회. 이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정관을 바꿔 '분기배당'을 도입하기로 했다. [뉴스1]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보이던 SK텔레콤이 ‘분기배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한금융지주와 씨젠도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을 확정했다. 통신과 금융·바이오 등 다양한 업종에서 분기배당을 결정하면서, 다른 상장 기업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분기배당 5개→삼성전자 등 8개로 늘어

SKT와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25일 각각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기존의 중간배당 조항을 삭제하고 분기배당을 신설했다. 씨젠도 26일 정기주총에서 분기배당 조항 안건을 가결했다. 분기배당이란 분기 말(3·6·9월)을 비롯해 기말배당까지 연 4회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로써 국내 상장사 중 분기배당을 하는 기업은 삼성전자·포스코를 포함해 5개사에서 8개사로 늘었다.
 
분기배당은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낯설지만, 미국 등 선진시장에 투자하는 주주들에게는 비교적 익숙하다. 국내 주식은 대부분 연말 배당을 하지만 미국의 경우 S&P500 종목 기준으로 80% 정도가 분기배당을 하고 있다. 지급 시기는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JP모건은 1·4·7·10월 배당금을 지급하고, 버라이즌이나 AT&T, 모건스탠리는 각각 2·5·8·11월 지급한다. 주요 기업에 분산 투자를 해두면 매달 나오는 배당금을 ‘제2의 월급’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예컨대 AT&T 주식 1000주(약 2만7000달러)와 버라이즌 주식 1000주(약 5만8000달러)를 갖고 있으면 각각 분기별로 주당 0.52달러, 0.62달러를 배당받을 수 있다. 한 분기에 1140달러(약 128만원)을 따박따박 버는 셈다. 투자 원금이 약 9600만원이라면 배당수익으로만 1년에 512만원을 받는 것인데, 이자율로 따지면 연 5.3%쯤 된다.
 

미국 상장 기업 중엔 매달 배당하는 곳도  

분기배당은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꼽히는 제도다. 일단 주가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은 연말을 기준으로 연 1회 배당을 하는데, 이럴 경우 가을부터 주가가 올라갔다가 배당락일(배당받을 권리를 주는 연중 마지막 거래일)이 지나면 주가가 하락하는 패턴을 보인다. 분기마다 배당을 하면 이런 식의 변동성이 줄어 투자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기배당을 도입한 것은 실적이 더욱 견고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주주들에게 안정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SKT의 경우 현재까지 배당금이 줄어든 적은 없다”고 분석했다. SKT의 현금 배당액은 지난해 8월 지급된 중간배당금 1000원을 포함해 주당 1만원이었다.
 
최근 3년 SK텔레콤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최근 3년 SK텔레콤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배당총액은 최소 현수준 이상일 가능성이 크고, 안정적인 배당을 추구하는 외국인 자본이 유입될 수 있어서다. SKT의 경우 그동안 중간지주사로 전환 이슈 등으로 주가는 게걸음을 보였다. 25만원선에 갇혀 석 달 내내 횡보하던 SKT의 주가는 분기배당을 발표한 25일 이후 27만원대로 올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분기배당을 한 상장사 5개사의 분기배당 개시 해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31.3%에 달한다.  
 

“은행 예·적금 분기배당주로 대체 가능”

향후 분기 배당을 도입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도 있다. 시세 차익을 노린 단타 매매 위주로 발전해온 국내 금융 시장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분기별로 배당이 안정적으로 나오게 되면 개인은 은행 예·적금을 분기배당주로 대체할 수 있다”며 “현재 분기배당을 하는 기업 대부분의 배당률은 은행 이자수익률보다 높기 때문에, 시세차익만 노리는 방식에서 배당수익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