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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코앞서 열리는 한·중외교회담

중앙일보 2021.04.01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중국은 1958년 8~10월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에서 약 1.8㎞ 떨어진 진먼(金門)도의 대만 기지와 주민들에게 47만 발을 포격했지만 대만은 이 섬을 지켜냈다. 사진은 당시 중국의 포격 장면. [바이두 캡처]

중국은 1958년 8~10월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에서 약 1.8㎞ 떨어진 진먼(金門)도의 대만 기지와 주민들에게 47만 발을 포격했지만 대만은 이 섬을 지켜냈다. 사진은 당시 중국의 포격 장면. [바이두 캡처]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외교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할 때가 왔다. 한국 시간으로 4월 3일 한·미·일 안보실장은 미국에서, 한·중 외교부 장관은 중국에서 만날 예정이다.
 

중국, 미국과 대결 상징 장소 잡아
미국선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
쿼드 핵심 해군, 사관학교서 개최
정의용 “미·중 선택대상 아니다”

장소부터 한국은 미·중의 현란한 견인 속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지난달 30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일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3자 협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소는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Annapolis)에 있는 미 해군사관학교다.
 
진먼도에 설치된 ‘삼민주의 통일중국’ 구호. 오는 3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샤먼에서 열린다. [바이두 캡처]

진먼도에 설치된 ‘삼민주의 통일중국’ 구호. 오는 3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샤먼에서 열린다. [바이두 캡처]

미 해사는 해군과 해병대 장교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이다.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가 중국 견제를 위해 내놓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전력은 해군과 해병대다.
 
외교부는 31일 “정의용 장관은 왕이 외교부장 초청으로 중국을 실무 방문해 4월 3일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신임 외교장관이 미국보다 중국을 먼저 방문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초청국인 중국이 정한 장소가 샤먼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중국은 코로나19 여파로 베이징에 외국 인사를 초청하지 않고 있다.
 
정의용(左), 왕이(右)

정의용(左), 왕이(右)

샤먼은 대만 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만을 마주 보고 있다. 대만은 미·중 각축전이 벌어지는 곳이다. 지난달 28일 존 헤네시닐랜드 팔라우 주재 미국 대사가 단교 42년 만에 대만을 방문하자 이튿날 중국은 군용기 10여 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켜 무력시위를 벌였다.
 
아나폴리스와 샤먼만큼 회담 의제도 모순된다. 청와대는 “이번 방미는 ▶대북정책 관련 한·미 간 조율된 현실적 전략 마련 ▶한·미 동맹 강화 ▶글로벌 현안에 대한 한·미 및 한·미·일 협조 관계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한·중 양자 관계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한반도 및 국제 문제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동맹 강화와 한·미·일 협조 관계 증대는 한·중 양자 관계 발전과 불가피하게 충돌할 수밖에 없다.
 
진먼도

진먼도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정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기본 입장은 분명하고 절대 모호하지 않다”며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중 관계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듭 말씀드리지만 미·중은 우리의 선택 대상이 결코 아니며 미·중이 우리에게 그런 요구를 해 온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장관은 이날 “개인적으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조기에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어떠한 형태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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