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먹은 오징어, 국적은 중국…명태 누르고 수입 1위

중앙일보 2021.04.01 00:02 종합 14면 지면보기
서민 밥상에서 사랑받아온 ‘국민 생선’ 오징어의 국적이 바뀌고 있다.
 

오징어 작년 수입액 5000억원 넘어
해수온도 오르며 국내 어획량 줄고
중국어선 수천척 북한수역서 남획

31일 해양수산부·수협에 따르면 지난해 오징어 수입액은 4억6291만 달러(약 5235억원)로 전년보다 9.9% 증가했다. 2012년 오징어 수입액(1억6499만 달러)의 거의 3배로 불었다. 전체 수산물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2%에서 8.2%로 늘었다.
 
명태 보다 많아진 오징어 수입.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명태 보다 많아진 오징어 수입.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수입 수산물 품목 1위 자리도 오징어가 꿰찼다. 2017년까지 줄곧 한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수산물(금액 기준)은 명태가 부동의 1위였다. 하지만 2018년부터 오징어가 3년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어획량이 줄어든 여파다. 국민이 즐겨 먹는 어종인 살오징어의 경우 2014년 16만4000t이었던 어획량이 지난해 5만5000t으로 3분의 2 가까이(65.9%) 줄었다. 결국 해수부가 올해부터 15㎝ 이하의 새끼 살오징어는 잡을 수 없게 규정을 강화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으로 국내서 잡히는 오징어 개체 수가 줄어든 게 원인으로 꼽힌다. 2004년 북한과 공동어로협약을 맺은 후 동해안 북방한계선(NLL)을 넘나들며 불법개조한 선박으로 오징어를 싹쓸이하는 중국 어선 영향도 크다. 지난해만 해도 2100척이 넘는 중국 어선이 북한수역에서 조업했다.
 
지난해 수산물 수출 상위 품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해 수산물 수출 상위 품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 대장을 맡은 김윤배 박사는 “오징어는 주로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조경 수역에서 큰 어군이 형성되는데, 이 수역이 우리나라 조업구역을 벗어난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다”며 “또 중국 어선이 북한 수역 길목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오징어를 싹쓸이하면서 우리 수역에서의 어획량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는 결국 산란량을 줄이고, 이것이 다시 개체 수를 감소시키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품목별로 수입이 많은 수산물은 오징어에 이어 명태(4억776만 달러)·새우(3억6895만 달러)·연어(3억5770만 달러) 순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체 수입금액은 56억2098만 달러로 전년보다 3% 감소했다.
 
수산물 수출도 23억1876만 달러로 전년보다 7.4% 감소했다. 그러나 집에서 식사하는 경향으로 조미김·김스낵 등의 수출이 늘면서 김은 역대 최고치인 6억147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2년 연속 수출 1위다.  
 
해수부와 수협은 수산물 수출을 늘리기 위해 아마존·쇼피 등 주요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 한국 수산물 판매 전용관을 연다.
 
박웅 수협 홍보실장은 “미국·일본·중국·대만 등 세계 7개국 10개 도시에서 운영 중인 수산물무역지원센터를 통해 시장 개척을 전방위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