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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낸 이재명, 부산 김영춘 깜짝 방문…野 "정치중립 위반"

중앙일보 2021.03.31 18:21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왼쪽)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31일 오후 부산 중구 한 건물에서 열린 후원회 개소식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왼쪽)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31일 오후 부산 중구 한 건물에서 열린 후원회 개소식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대선주자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31일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를 깜짝 방문했다. 이 지사는 30일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부산에 내려갔다.
 
이 지사는 31일 오후 부산 중구에서 열린 김 후보 후원회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김 후보와 악수를 하며 덕담을 나눴다. 이 지사는 특별한 공개 발언 없이 김 후보 옆에 앉아 자리를 지켰다. ‘친문 핵심’ 김경수 경남지사와 송철호 울산시장도 행사에 참석해 김 후보, 이 지사와 나란히 앉았다. 이에 김 후보는 “멀리서 휴가까지 내고 달려오신 이재명 도지사님”이라고 인사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은 이 지사 방문이 좀처럼 반전 기회를 찾지 못하는 김 후보에게 상승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지사가 영남권 출신에다 부산 지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끄는 만큼 표 집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 지사는 이날 정오께 페이스북에 “결혼 30주년 맞이로 오랜만에 오늘 하루 휴가를 냈다”고 적었다. 그리곤 3시간 만에 부산에 나타났다.  김 후보 측 인사는 “전날 부인과 함께 SRT열차를 타고 부산을 찾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친문 성향 민주당 초선 의원은 “이 지사에겐 어려운 선거 국면에 기여해야한다는 필요성도 있었고, 총력전을 펼치는 부산에서도 이 지사 등장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다만 ‘도지사들까지 동원하냐’는 얘기가 나올까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공직선거법 규정을 교묘히 피해 우회적으로 여권 후보를 도왔다는 지적도 있다. 공직선거법 86조2항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운동 금지행위가 규정돼 있다. 선거대책기구·선거사무소·선거연락소를 방문할 수 없지만, 후보의 후원회 사무소는 방문 금지 장소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지사는 지난 24일엔 국회에서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만났다. 당시 이 지사는 토론회에 참석한 뒤 인재근 민주당 의원 주선으로 박 후보를 만나 국회 야외 카페 인근을 함께 돌았다. 박 후보 공약인 ‘서울시민 1인당 10만원 재난위로금’에 대해 토론도 했지만,이 지사는 당시에도 말을 아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할 광역단체장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중립 원칙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교묘한 여당 후보 지원을 두 번이나 자행했다”라며 “국민을 우습게 본 행태이고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2030 부산 엑스포’ 띄운 김태년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도 이날 부산을 찾아 선거운동에 나섰다. 김 대행은 이날 부산 진구 소재 김 후보 선거캠프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현장회의에서 “가덕신공항이 빠르게 추진돼야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사업은 2019년 5월 국무회의에서 국가사업으로 확정됐고 오는 2023년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의해 유치 여부가 결정된다. 낙점받기 위해선 가덕신공항·동남권 메가시티 등 각종 인프라 건설이 맞물려야 하고 이를 위해 민주당 시장이 필요하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31일 부산 진구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오른쪽)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태년 상임선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부산 진구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오른쪽)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태년 상임선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행은 지난달부터 부산에 신경을 썼다.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통과된 가덕신공항 특별법 처리 과정을 원내대표로서 진두지휘했고, 법안 처리 전에는 부산을 두 차례(2월 9일·25일) 방문했다. 
 
민주당 당력이 집중하는 상황에도 김 후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산일보·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3월 28~29일)에서 김 후보는 32.1%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51.1%)에 19%포인트 차이로 뒤처졌다. 두 후보 간 격차는 같은 여론조사업체의 지난 조사(2월 27~28일)의 17.7%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이에 부산 선대위 핵심 의원은 “자체 조사로는 부동층이 30%까지 늘어났다"며 "한 자릿수 박빙의 승부로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번 선거를 관통하는 ‘회초리론’을 민주당이 얼마나 극복하는 지가 관건”이라며 “다만 추세를 뒤집기엔 반전 카드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기사에 언급된 모든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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