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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도 "손보자"더니…野 이번엔 다르다, 안철수도 사전투표

중앙일보 2021.03.31 15:20
사전투표를 대하는 국민의힘의 모습이 확 달라졌다. 그동안 사전투표보다는 선거 당일 투표에 힘을 싣거나, 당 일각에서 사전투표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딴판이다.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일(4월 2~3일)이 다가올수록 당내에선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지난 29일 ‘2번에 사전투표’라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쓰고 유세하더니, 이튿날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보도자료를 내고 “사전투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31일에도 “투표장에 적극적으로 가느냐 안 가느냐로 승부가 날 것”(주호영 원내대표), “의심하지 말고 사전투표해 달라”(김은혜 대변인)는 촉구가 이어졌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3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3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야당은 그동안 사전투표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특히 지난해 총선 직후 일각에선 사전투표 조작설까지 제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도 지난해 총선 한 달 뒤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전투표 제도는 반드시 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전투표를 없애기 힘들면 최소화해야 한다.획기적인 개선이 없으면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는 문제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더불어민주당의 조직력을 떨어트려 여론조사 지지율에 근접한 결과를 받아낼 수 있다고 보고,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중이다.
 
통상 사전투표는 젊은 층의 투표 참여율을 높여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게 국민의힘 지도부의 계산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세훈 후보 지지율은 20대(만 18∼29세)에서 60.1%, 30대에서도 54.8%에 달해 박영선(20대 21.1%, 30대 37.8%) 민주당 후보를 압도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학업·근무 등으로 투표일(4월 7일 수요일) 시간 활용에 제약이 있는 젊은층을 주말이 낀 사전투표 기간에 투표장으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며 “당 선대위 소속 인사들(안철수 등)도 사전투표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중앙선대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228호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종인 중앙선대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228호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다만, 이런 사전투표 독려가 자칫 보수층 일각의 부정선거 주장을 묵살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어 당은 수위조절에 신경 쓰고 있다.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김종인 위원장이 사전투표 독려와 함께 선관위에 엄정한 선거 중립을 공개 촉구한 것도 '당이 철저히 감시할 테니 사전 투표를 해달라'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반면 사전투표 독려가 꼭 야당에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원한 한 당직자는 “전례를 보더라도,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2017년 대선(26.1%)과 2018년 지방선거(20.1%), 역대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 총선(26.7%)에서 줄곧 민주당이 승리했다”며 “사전투표의 유불리를 섣불리 따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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