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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한상의가 업계 소통창구"…최태원 "터널끝 빛 보인다"

중앙일보 2021.03.31 11:38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기업인과 상공인들의 노력이 우리 산업과 무역을 지켜냈다”며 “이제 경제 반등의 시간이 다가왔다. 경제 회복이 앞당겨지고 봄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경제 반등의 시간 다가왔다"
"경제 회복 당겨지고 봄 빨라질 것"
"ESG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아"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날 기념식에서 “기업인과 상공인들의 노력이 우리 산업과 무역을 지켜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상공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직 대통령의 참석은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8년만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유일한 법정 종합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정부와 업계를 잇는 든든한 소통창구가 되어주시길 바란다”며 “정부도 언제나 상공인들과 기업을 향해 마음과 귀를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임 최태원 회장 등 신임 회장단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취임을 축하한다.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재계와의 소통 창구로 대한상의를 공식화한 선언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대기업 중심의 민간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과는 계속 선을 긋겠다는 뉘앙스로도 들린다. 
2016년 국회에서 열린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전경련 회장단에게 "전경련 해체에 반대하는 사람 손드세요"라며 거수를 요구했다. 이에 재계 총수 중 상당수가 손을 들었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은 손을 들지 않았다. 연합뉴스

2016년 국회에서 열린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전경련 회장단에게 "전경련 해체에 반대하는 사람 손드세요"라며 거수를 요구했다. 이에 재계 총수 중 상당수가 손을 들었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은 손을 들지 않았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린 전경련을 사실상 ‘적폐’로 규정하며 주요 행사에 초청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전경련에서 탈퇴했다. 위상이 격하된 전경련은 후임 회장을 찾지 못해 지난달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3연임을 하고 있다.
 
반면 대ㆍ중소기업 등 18만 회원사를 가진 대한상의는 박용만 전 회장에 이어 재계 3위인 최태원 SK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추대했다. 4대기업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을 맡은 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우리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빠른 성장의 그늘에서 잃은 것도 있었다”며 “불평등과 양극화의 문제, 노동권, 환경, 안전보다 성장을 앞세워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런 뒤 “이제 변화의 때가 왔다”며 “단기 매출, 영업이익 같은 재무적 성과 중심에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같은 비재무적 성과도 중시하는 ESG라는 따뜻한 자본주의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우리 기업도 수년 전부터 ESG를 중시한 경영전략을 세우고 있고, 벌써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생각도 기업과 같다”며 “2050탄소중립과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강화한 한국판 뉴딜은 환경과 경제, 사회가 다 함께 더 크게 발전하는 기업이 꿈꾸는 미래이자 우리 국민 모두가 꿈꾸는 미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올해를 모두를 위한 기업 정신과 ESG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고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도록 힘껫 돕겠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를 맡은 최 회장은 ESG 경영를 대표하는 인사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최 회장과의 비공개 환담에서도 “4대 그룹 회장의 (상의)회장 취임은 처음으로 뜻깊다”며 “대한상의를 통해 수집되는 기업의 의견을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정례적으로 협의해 함께 해법을 모색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유영민 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을 직접 소개하며 “기업인과 활발하게 만나 대화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음습하게 모임이 이뤄지면서 뭔가 정경유착처럼 보이는 부분이 잘못이지, 공개적으로 기업의 애로를 듣고 해법을 논의하는 것은 함께 힘을 모아가는 협력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기업들은 세계 경제의 위기 속에서도 메모리 반도체와 LNG선박 세계 점유율 1위를 이뤘고, 자동차 생산량을 세계 7위에서 5위로 끌어올렸다”며 “바이오, 시스템반도체, 친환경차 등 신산업 수출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3월의 수출 역시 전년 대비 두 자릿수를 훌쩍 넘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IMF는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3.6%로 두 달 만에 0.5% 더 올렸다. OECD, 한국은행 등 국내외 기관들이 기존에 전망했던 수치보다 더 높아진 수준”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최 회장은 기념식 인사말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경제도 재개의 조짐을 보이며 긴 터널 끝 빛이 보이는 듯 하다”며 “코로나19의 엄중한 시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새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회장이 언급한 ‘긴 터널의 끝’은 코로나 국면에서 문 대통령이 여러차례 직접 언급해왔던 말이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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