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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의혹·의혹 …네거티브 총력전 펴는 민주당의 계산법

중앙일보 2021.03.30 14:26
4ㆍ7 재ㆍ보궐 선거 사전투표(4월 2~3일)를 사흘 앞둔 30일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후보들에 대한 의혹 공세를 강화하고 서울ㆍ부산 각지에서 백병전을 뛰는 총력전에 나섰다.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한편, 여론 지표에 반영되지 않은 숨은 표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오세훈에 ‘거짓말 후보’ 공세…태도도 문제 삼은 與

이날 오전부터 민주당 의원들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집중 공세에 나섰다. 내곡동 땅 특혜 의혹과 관련, 전날 오세훈 후보가 “기억 앞에 겸손하겠다”고 한 것을 문제 삼아 ‘거짓말 후보’라고 몰아세웠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한대행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3.30 오종택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한대행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3.30 오종택 기자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은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아 이제는 수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 오 후보가 기억을 탓하며 본질 흐리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것(기억 탓)은 감추고 싶은 게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을 속이고 대통령이 된 이명박(MB)이 국익 해친 것 다 안다. 이명박의 추억은 한 번이면 족하다”라고도 했다.
 
박영선 캠프에서도 “누가 들어도 자신의 거짓말에 대한 유치한 출구 작전”(강선우 대변인 논평), “역대급 막말이다. 허위사실을 말하면 선거법 위반이 될 수도 있다”(김영배 전략본부장 라디오 출연) 등 압박성 발언이 줄이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오른쪽)가 29일 MBC 100분 토론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오른쪽)가 29일 MBC 100분 토론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오 후보의 토론 자세를 지적하는 발언도 있었다. 이낙연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고개를 뒤로 젖히고 이렇게 보는 것은 겸손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고, 김남국 의원도 다른 라디오에서 “턱을 약간 치켜드는 오만한 태도에 저는 불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朴 “딸 홍대 응시 안 했다”지만…與 홍대 찾아 “숨기는 자가 범인”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에 대한 대대적 공세도 이어졌다. 김태년 직무대행은 오전 회의를 마친 뒤 같은 자리에서 바로 ‘국정원 불법사찰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회의’를 열고 시민단체 ‘내놔라내파일’이 입수한 MB 정부 국정원 문건을 공개했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3건, 16쪽), 곽노현 서울 교육감(2건, 4쪽), 김승환 전북 교육감(3건, 16쪽), 배우 문성근씨(27건, 67쪽)를 불법 사찰했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 문건들은 모두 앞서 언론 등을 통해 주요 내용이 부분적으로 공개된 적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정원 불법사찰 진상규명 특위 위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특위 제2차 회의에서 '사찰 근절' 구호를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국정원 불법사찰 진상규명 특위 위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특위 제2차 회의에서 '사찰 근절' 구호를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직무대행은 문건과 관련해 “2010년 상반기에만 국정원 사찰성 문건 14건의 배포처에 박형준 정무수석이 포함돼 있었다. (박 후보는) 계속 모른 체 잡아뗄 것이냐. 당 차원의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직무대행의 말과 달리 실제 문서에는 “(박형준이라는) 실명은 없다. 그냥 직함(정무수석)만 넣어진 상태”(김경협 의원 브리핑)라는 부연 설명이 덧붙었다.  
 
장경태·권인숙·박찬대·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이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총장실 방문에 앞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자녀 입시부정 의혹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장경태·권인숙·박찬대·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이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총장실 방문에 앞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자녀 입시부정 의혹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국회 교육위 소속 민주당 박찬대ㆍ권인숙ㆍ윤영덕ㆍ장경태 의원은 홍익대를 찾아 양우석 총장과 면담했다. 김승연 전 홍대 교수가 앞서 박 후보의 배우자와 딸이 홍대 입시를 앞두고 부정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것과 관련해서다. 박 후보는 “딸이 홍대에 응시한 적이 없다”며 김 전 교수와 의혹을 보도한 언론인들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혐의 등으로  지난 15일 고소한 상태지만,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감추는 자가 범인”이라며 홍대에 입시부정 청탁 의혹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도부는 서울ㆍ부산 곳곳을 찾아 지원 유세를 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성북구 정릉시장-동대문구 청과물시장-중구 백학시장 현장 유세 일정을 잡았고, 김태년 직무대행은 도봉구 도깨비시장을 찾았다. 
 
이낙연 위원장은 성북구 정릉시장 현장 유세에서 “우리 박 후보는 내곡동에 땅이 없다. 느닷없이 36억5000만원을 번 일도 없다. 그 일로 왔다 갔다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태년 직무대행은 도봉구 쌍문동에서 “오 후보는 과거 서울시장을 중간에 그만 뒀다. 그것도 치사하게 아이들 밥 먹는 문제가지고”라며 “10년 만에 다시 나타나 (뽑아달라는 건) 난센스 같고 코미디”라고 했다. 부산과 연이 있는 의원 모임인 ‘부산 갈매기’는 이날 부산 곳곳을 훑으며 김영춘 후보 지원에 나섰다. 후보들과는 동선을 달리하면서, 동시다발 백병전을 벌였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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