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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큰 비극" 주춤하던 코로나, 전세계 변이 확산에 다시 급증

중앙일보 2021.03.30 05:00
“코로나바이러스는 브라질 역사상 가장 큰 인도적 비극이 될 것이다.”
 
브라질 상파울루주 아라라콰라시의 에디뉴 실바 시장이 최근 한 말이다. 아라라콰라에서는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40세 이하 젊은층 19명이 사망했다. 전체 사망자의 8.75%로, 지난해(1명, 1.1%)와 큰 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7일 이런 상황을 전하며, 전 세계 인구의 3%도 안 되는 브라질에서 코로나19 사망자의 3분의 1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7일 브라질에서 8만5948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는 3438명에 달했다. 상황은 이런데 접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2차 접종까지 마친 비율은 1.8%에 그친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의료 관계자가 시노백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의료 관계자가 시노백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시작돼 유럽, 미국 등으로 확산세가 이어졌다면 올해엔 브라질이 새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다. 브라질에선 아마존 지역에서 새로 발견된 ‘P.1’ 변이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WSJ은 “P.1은 브라질에서의 신규 감염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많은 의사가 더 젊고 건강한 이들이 병에 걸리는 걸 보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6~8월 브라질에서 감염된 60세 미만 환자는 26% 수준이었는데 현재 30%로 올랐다. P.1은 전 세계 20개국 이상에 퍼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최대 2.2배 높고 재감염률은 61%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WSJ은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이것이 브라질만의 위기가 아니라 인근 중남미를 넘어 미국과 접종을 마치지 않은 다른 국가들에까지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썼다. 실제 브라질과 국경을 맞댄 페루,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를 견인하는 또 다른 국가는 인도다. 올 초에만 해도 인도 신규 환자는 1만명 아래로 떨어졌었는데, 지난달부터 환자가 가파르게 늘기 시작해 지난해 10월 이후로 연일 신기록을 쓰고 있다. 27일 하루에만 6만2714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312명이 사망했다. 
 
변이가 확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변이가 인도의 2차 유행에 기여했는지 분명치 않지만, 일부 지역에선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감염이 급증하는 펀자브주에선 2~3월 감염자의 80%에서 영국발 변이가 검출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같은 바이러스 내에서 두 개의 돌연변이가 동시에 생기는 이중 돌연변이 바이러스까지 발견됐다. 인도 보건부는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이중 변이를 확인했는데 이 지역의 신규 발병 사례의 2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체온 체크를 하며 들어서고 있다. AP=연합뉴스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체온 체크를 하며 들어서고 있다. AP=연합뉴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과 미국 일부에서도 재유행으로 비상이다. 최근 2만명대 환자가 쏟아지는 독일에선 신규 환자의 70% 이상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23일 이런 사실을 밝히면서 “새로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 살고 있다”고 했다. 당초 28일 종료하려던 봉쇄 조치를 내달 18일까지 연장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도 영국 변이가 확산의 주범으로 꼽힌다. 신규 환자가 4만명가량으로 증가한 프랑스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봉쇄령을 내려 거주지 반경 10㎞ 이내로 이동을 제한하고 비필수 상점은 문을 닫게 했다. 유럽에서 환자가 급증한 건 최근 국민 반발과 경제 영향 등을 이유로 봉쇄 조치를 완화한 데다, 백신 접종 속도가 영미권에 비해 느리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도 변이 확산과 각 주의 봉쇄 완화 조치 영향 등으로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다. 지난주 하루 평균 환자 수는 6만여명으로 2주 전과 비교해 11%가량 늘었다.  
 
CNN은 ‘코로나 환자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이후 일부 유럽국가들이 방역 조치를 완화했고, 이것이 새로운 확산으로 이어졌다’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미국 여러 주에서 방역 규제를 완화해 유럽과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 베를린의 노이쾰른 지역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의 노이쾰른 지역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남의 일이 아니다. 국내서도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계속 확인되는 가운데 봄맞이 나들이 증가 등으로 확산 우려가 나온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9일 브리핑에서 “3월 들어 유럽이나 남미, 중동지역 등 대부분 지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봉쇄정책을 완화하거나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재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우리나라도 3차 유행의 여파가 지속하고 있고 2월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 일상 주변의 다양한 시설에서의 유행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기본방역수칙을 지키고 백신을 접종해달라”고 당부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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