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로나 1년, 지난해 마포구 신규 숙박업체 60% 줄었다

중앙일보 2021.03.29 18:38
광고회사에 다녔던 김정현(42)씨는 지난해 3월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 이태원에 타코집을 차렸다. 정년을 채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던 데다, 평소에 해보고 싶던 사업이라 과감히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문을 열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 발(發)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상권이 그야말로 초토화가 됐다.  
 
김 씨는 “가게를 연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홍보도 제대로 못 했는데 코로나19가 겹치니 장사를 할 수가 없었다”면서 “기존 자금으로 버티다가 최근엔 그냥 지인에게 가게를 사무실로 빌려주고 사실상 자포자기한 상태”라고 했다.
100대 생활업종 등록 사업자 수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00대 생활업종 등록 사업자 수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업종을 살펴보면 사람이 많이 모여야 장사가 되는 대면 서비스업의 피해가 컸다. 하지만 정부 방역조치에 직접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에 따라 영향은 다르게 나타났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신규업체가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든 것도 눈에 띄었다.
 

간이주점·호프집 감소 커…통신판매는 증가 

29일 국세청 ‘등록 사업자 현황자료’에 따르면 100대 생활업종 중 전년 대비 지난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간이주점(-15.2%)이었다. 이어서 호프전문점(-12.1%)과 예식장 순(-7.0%)으로 감소 폭이 컸다.
 
모두 영업시간 제한, 집합금지 등 정부 정책에 피해를 입은 곳이다. 그나마 정부 방역조치에서 다소 벗어난 커피전문점(15.7%)은 대면서비스 업종이지만 원래 증가세를 유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혜를 입은 업종도 있다. 통신판매업 2019년에 비해 지난해 31.9% 증가해 100대 생활업종 중 가장 큰 폭 증가세를 보였다. 비대면 경제 확산으로 인터넷 쇼핑 등 전자상거래 업체가 호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지급결제대행(PG) 이용실적은 일평균 7055억원(1679만건)으로 사상 처음 7000억원을 넘어 섰다. 액수와 건수 모두 전년 대비 각각 32.7%, 48.5% 증가했다.
 
지난해 교습소ㆍ공부방(16.4%)도 전년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코로나19로 개학이 미뤄지면서 이를 대체할 업체들이 많아진 덕분이다. 취업난에 기술 및 직업훈련학원(13.1%) 수도 많아 졌다. 특히 정부가 청년 실업자들 대상으로 재취업 교육 지원을 강화하면서 관련 업체들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업종별 사업자 감소폭 가장 큰 곳.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해 업종별 사업자 감소폭 가장 큰 곳.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사업 유지기간으로 보면 지난해 특히 신규 등록 업체 감소 폭이 업종별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국세청 ‘등록 사업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음식업ㆍ도매업ㆍ제조업ㆍ숙박업ㆍ서비스업에서 가장 큰 폭으로 사업자 수 줄어든 것은 대부분 등록한지 1년 미만 업체였다. 자료는 2019년 말 기준 지역별 100개 이상 사업자가 등록돼 있던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숙박업에서 1년 새 가장 큰 폭 비율로 감소한 것은 서울 마포구 6개월 미만 사업자였다. 코로나19가 없었던 2019년 말까지만 해도 마포구에는 신규 등록한 숙박업체는 100개였다. 하지만 2020년 말 새로 사업자 등록한 업체는 39개로 61%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홍대 같이 중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가 타격을 받아 신규 숙박업체 등록 부진했던 것이다.
 
코로나19 피해가 심했던 음식점업에서는 전남 완도군 6개월~1년 미만 등록 사업자 감소(107→64개)가 가장 컸다. 관광산업이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방문객이 급감하자 식당 폐업이 늘어난 여파다. 서비스업체에서는 경남 고성군 6개월 미만 업체(127→87개)가, 제조업은 경남 진주시 6개월~1년 미만 업체가 가장 큰 폭(137개→86개)으로 줄었다.
 
국세청 등록 사업자는 휴업업체까지 포함한다. 이 때문에 장사하지 않고 쉬는 사업장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더 많은 업체가 피해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류필선 소상공인엽합회 정책ㆍ홍보실장은 “모두가 어렵지만, 신규 사업자는 쌓아둔 고객이나 거래처도 없고 자산도 많지 않기 때문에 더 버티기 힘들다”면서 “최소한 이들 생계를 위해서라도 무이자 대출 등 정부 정책지원이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