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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쇼크' 민주당, 정부와 상의도 없이 "LTV·DTI 완화"

중앙일보 2021.03.29 17:3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부동산 문제가 불거지자 하루 만에 경질했단 소식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오늘 아침까지 청와대에서 아무런 언질이 없었다. 회의 때도 경질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선거 최대 악재다. 더 이상 반전의 기회라는 게 딱히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빠르게 처리한 것은 잘한 일”이란 반응도 곳곳에서 나왔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지체하지 않고 교체하는 게 맞다”면서 “머뭇거렸으면 국민들의 분노가 더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 지도부 의원도 “부동산 문제로 인한 민심이 폭발하기 직전이라 타이밍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동산 문제로 국민께 실망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당연한 조치”라는 논평을 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본인은 억울할 수 있겠지만 고위 공직자가 국민 눈높이에 부합 안 하는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적폐청산’에서 ‘읍소 전략’으로

29일 오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길음역에서 성북구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9일 오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길음역에서 성북구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4·7 재·보궐선거를 열흘 앞두고 정부와 여당 곳곳에서 부동산 문제 관련 변화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29일 민주당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당 최고위원인 김종민 의원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면서 “집권 여당으로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려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화가 났던 것이 터져나온 것”이라며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을 냈지만 현실은 거꾸로 갔고, 집값과 전월세 값이 엄청나게 올랐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당 최고위원인 양향자 의원도 반성 릴레이를 이어갔다. 양 의원은 “국민에게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부동산 정책에서의 아쉬움과 광역단체장들의 성희롱 문제 등에 변명과 회피로 위기를 모면해왔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아무리 서울과 부산에 시장 선거가 걸려 있어도 유불리를 떠나서 사죄할 건 사죄 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국민들이 LH 사태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겠다고 진심으로 생각이 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은 “민주당이 미적거리면 국민의힘과 다를 게 없다”면서 “이해충돌방지법을 4·7 재·보궐선거 전에 즉각 통과시키고, 국회의원 전수조사도 민주당만이라도 국민권익위원회에 넘겨서 즉각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에 대해 한 민주당 최고위원은 “선거를 열흘 앞두고서 이런 액션이라도 취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서 시민들에게 호소하자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중도층 잡으려 ‘LTV 규제 완화’ 예고까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이날 오전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장기 무주택자,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 서민 실수요자에 대해 LTV(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조금 풀어주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득기준과 주택가격 등을 더 상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8월 2일 발표한 부동산 정책의 뼈대인 LTV, DTI 금융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첫 신호이다. 홍 정책위의장은 “부동산 정책을 노력해서 하고 있음에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에 대해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그럼에도 당정의 지속적인 노력에 주택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찾아서 이런 조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당정 협의도 없이 발표된 내용이라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홍 정책위의장은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당정 협의가 안 되고 있다”면서 “이후 부동산 시장 상황을 보면서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행 시점에 대해서도 “오는 6월 중과세 시행을 보고 나서 판단하면 될 것 같다”면서 “앞으로 집값이 좀 더 안정이 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행 여부가 불투명한 규제 완화책을 별 준비 없이 예고한 것이다.
 
LH 직원 등이 얻을 부당 이익을 소급해 박탈하기 위한 법안도 냈다. 홍 정책위의장이 이날 발의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안엔 부동산 차명 거래, 부당한 토지 보상, LH 직원이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한 경우 등에 대해 범죄 수익을 몰수·추징하는 내용이 담겼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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