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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품질로 세계의 농심으로 키워라” 신춘호의 마지막 당부

중앙일보 2021.03.28 15:35

“거짓 없는 최고의 품질로 세계 속의 농심을 키워라.”

 
지난 27일 별세한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은 유족에게 “가족 간에 우애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는 또 회사 임직원들에 대한 업무지시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 1월 병세가 급격히 나빠지기 전 지난해 말 남긴 메시지다. 신 회장은 지난해 말까지 회사에 매일 출근하면서 업무를 직접 챙겼다. 28일 농심 측은 "신 회장은 평소에도 품질 제일과 글로벌 시장의 경쟁력을 강조했다"며 "마지막 업무지시에서도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에 그치지 말고 체계적인 전략을 가지고 세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까지 ‘품질·세계 시장’ 강조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 사진 농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 사진 농심

 
신 회장은 1965년 라면 사업 진출 당시에도 “스스로 서야 멀리 갈 수 있다.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라면은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창립 초기부터 연구소를 설립했고 제품 개발도 독자기술로 이뤄냈다. 신 회장은 특히 “시간과 돈을 많이 들이더라도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농심은 "대표작인 신라면이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에서도 ‘최고의 라면’(미국 뉴욕타임스)으로 인정받은 건 신 회장의 품질 강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또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며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제2 공장과 중국 청도 신공장을 하루빨리 완공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무엇보다 회사와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세계시장으로 뻗어 나아가달라”고 주문했다고 농심은 전했다.
 

‘바둑 친구’ 조훈현 9단도 조문 

신동원 농심 부회장을 비롯한 유가족들이 28일 입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분향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 농심

신동원 농심 부회장을 비롯한 유가족들이 28일 입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분향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 농심

 
신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이틀째에도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의 장남인 신동원(63)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 장녀인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막내 신윤경 씨와 사위 서경배(58)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이 빈소를 지키고 있다. 고인과 농심을 일군 박준 부회장도 이른 아침부터 빈소에 머무르면서 조문객들을 맞았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이 빈소를 찾았다. 전날에는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이 들러 고인을 추도했다.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고인의 조카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근조 화환을 보내 조의를 표했고,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전날 빈소를 다녀갔다. 고인은 지난해 1월 몸이 불편해 큰형 신격호 회장의 빈소를 찾지 못했지만 아들인 신동원·신동윤 부회장은 조문했다.
 

국수인 조훈현 9단은 이날 공식적인 조문을 시작하기 전인 오전 9시 20분쯤 빈소를 다녀갔다. 조훈현 9단은 평소에도 농심을 자주 방문해 바둑 애호가인 신 회장과 바둑을 즐겼다고 한다. 지난 1월 제2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특별이벤트에 참가해 우승하기도 했다. 신라면배는 “중국의 바둑 열기를 신라면 인지도로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하라”는 신 회장의 주문에 따라 시작됐다. 실제 중국 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됐고, 신 회장도 신라면배에 애착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규 HDC 회장이 28일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사진 농심

정몽규 HDC 회장이 28일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사진 농심

 
정몽규 HDC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 가수 겸 작곡가 윤형주씨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정 회장은 고인의 막내아들 신동익 부회장과 고려대 동문이다. 고인의 사위 서경배 회장의 연세대 동문인 윤형주 씨는 농심과 “손이 가요 손이가~”로 유명한 새우깡 CM송을 작곡한 인연이 있다.
 

서울대병원에 10억 기부하고 떠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28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사진 농심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28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사진 농심

고인은 별세 전 서울대병원에 10억원을 기부했다. 신 회장은 최근 5년간 일주일에 두 번씩 이 병원을 방문해 투석을 받았는데 의료진의 정성에 크게 감동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아직 구체적인 기부금 사용처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신 회장은 27일 오전 3시38분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장례는 4일간 ‘농심그룹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이날 낮 12시 30분 입관식을 진행했고, 30일 오전 5시 발인 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 들른 뒤 오전 7시 농심 본사에서 영결식을 할 예정이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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