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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양고기, 새우, 사탕, 악어 빵…이들 음식의 공통점

중앙일보 2021.03.27 12:00

[더,오래]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43)

꽃망울을 터트린 봄꽃을 보면 만물이 생동하는 생명력을 느끼게 된다. 화사한 봄날 오면 결혼식을 준비하는 커플이 많다. 점점 결혼도 늦어지고 결혼하는 젊은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따뜻한 봄날 새출발을 하는 신랑신부를 보면 진심으로 축하를 해 주고 싶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결혼식에 시어머니가 대추와 밤을 신부의 치마로 던져주는 폐백행사가 있다. 이때 대추와 밤은 다산의 상징이며 과실 가운데 높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자식에게 부귀영화를 누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오래오래 서로 어려움을 극복해 가며 백년해로 하라는 의미로 잔치국수를 대접하기도 한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각 나라 전통의 결혼식 문화가 있고 하객을 접대하는 특별한 음식이 있다. 각국의 종교와 관습에 많은 영향을 받아 결혼식 행사는 각기 다르지만 정성스럽게 하객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마음은 동일한 것 같다.


그리스 신랑이 준비하는 양고기와 아몬드

Jordan Almond. [사진 FavorOnline]

Jordan Almond. [사진 FavorOnline]

 
서양문명의 발상지 답게 그리스에서도 성대한 결혼식이 열리는데 결혼식은 신랑측에서 양고기를 불에서 나오는 연기로 익히는 훈증 방식으로 3시간 이상 구워 준비하고 각종 샐러드와 과일 등이 곁들여진다. 시어머니가 신부를 맞이해 노래를 부르고, 신부가 도착하면 그리스 정교회 식으로 결혼예식이 진행되는데 신랑과 신부의 영혼이 교환하는 것을 상징하며 비로소 두사람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로 신랑과 신부에게 왕관같은 동그란 링을 씌우다가 벗기는 의식을 진행한다.
 
결혼식 피로연은 밤새 마을 사람들이 함께 노래하며 춤을 추며 진행된다. 달콤한 설탕으로 코팅된 아마드가 제공되는데. 달콤한 설탕은 걸혼의 즐거움을, 씁쓸한 아몬드는 결혼의 어려운 순간을 의미한다. 결혼으로 더욱 달콤한 순간을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은 봉지에 담아 손님들에게 나누어 주며 각 봉지에는 홀수의 아몬드를 담아 부부가 헤어지지 않기를 기원한다.


독일의 웨딩스프

Hochzeitssuppe. [사진 pixabay]

Hochzeitssuppe. [사진 pixabay]

 
독일은 결혼식 전날에 열리는 ‘Polterabend’라는 독특한 결혼 풍습이 있다. 결혼식 전날 신랑 신부를 축하해주는 축하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이 오래된 도자기, 그릇, 컵 등을 가지고 와서 바닥에 깨뜨리는 풍습이다. 이것은 ‘신혼부부에게 다가올 불행이나 액운을 쫓아내고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로 앞으로 결혼 생활에서 마주할 많은 역경과 고난을 함께 잘 헤쳐나가기를 기원해 주는 풍습이다.
 
북독일과 남독일에서 신랑, 신랑, 하객이 전통적으로 결혼식을 올린 후에 먹는 음식인 웨딩스프(Hochzeitssuppe)는 닭고기나 미트볼, 국수, 허브, 달걀 등을 이용해 만든 맑은 스프로 코스요리에서 맨처음으로 제공된다.


프랑스의 푸아그라 요리와 크로캉부슈

Croquembouche. [사진 pixabay]

Croquembouche. [사진 pixabay]

 
동거문화가 자연스러운 프랑스이지만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루어 지고 있다. 이틀에 걸쳐 본식과 칵테일 리셉션 파티가 진행되는데 결혼식 전에 열리는 칵테일 파티에서는 간단한 핑거푸드를 대접하고 본식에서는 거위의 간을 이용한 푸아그라 요리를 대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혼식 같은 특별한 날 제공되는 크로캉부슈 (Croquembouche)는 원뿔형의 장식용 디저트 조형물로 여러 개의 작은 파티스리나 당과류 과자 등을 쌓아서 만든다. 이 구성물 하나하나마다 설탕시럽 글레이즈를 입혀 씹었을 때 입안에서 파삭하게 깨지는 식감이 나는 것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터키,바클라바처럼 달콤하게

Baklava. [사진 pixabay]

Baklava. [사진 pixabay]

 
결혼식 전날 신랑, 신부는 액운을 막기 위해 손을 염색하는 의식인 헤나의 밤을 보내게 된다. 케슈케크(Keşkek)는 결혼식과 할례의식, 종교 휴일에 마련하는 터키의 전통 의식 요리이다. 여성과 남성이 협력해 밀과 ‘케슈케크’라 불리는 고기를 커다란 가마솥에 삶아손님에게 대접한다. 양고기를 삶아 병아리 콩과 함께 끓인 ‘카브루마’, ‘채우다’라는 뜻의 터키어로 피망과 채소속에 다진 고기를 넣고 조린 음식인 ‘돌마’, 밀반죽에 콩을 넣어 끓인 토마토 스프인 ‘초르바’, 디저트로 달콤한 ‘바클라바’를 준비한다. 특히 바클라바는 결혼식때 만들어 먹는 터키 전통음식으로 달콤한 바클라바처럼 결혼 생활도 달콤하게 보내라는 의미를 갖는다.
 

태국, 달콤한 코코넛 밀크와 찹쌀음식

다양한 향신료를 활용한 태국음식의 대표음식으로 돔양꿍을 떠올리겠지만 결혼식에서는 향이 너무 강하다는 이유로 돔양꿍은 대접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다양한 생선요리와 파파야 샐러드 치킨 캐슈넛 등의 요리를 푸짐하게 차려 대접한다. 코코넛 밀크와 찹쌀로 만든 음식이 결혼식 디저트 음식으로 주로 나오는데, 코코넛 밀크는 두사람의 달콤한 사랑을 의미하고 찹쌀은 찰진 찹쌀처럼 딱 붙어 살라는 의미다.
 

중국의 여덟 가지 음식과 라이스볼 스프

중국에서는 8이 돈을 벌어들인다는 행운의 숫자로 결혼식에서도 8가지 음식을 준비한다. 신랑, 신부의 온전한 결합과 화합을 의미하는 다양한 푸짐한 음식을 준비한다.결혼식이 끝날 때 하객들이 신랑·신부가 퇴장하는 문에 서서 쟁반위에 담배연기처럼 행복이 퍼지고, 달콤한 사탕처럼 행복하라는 의미로 담배와 사탕을 올려 놓고 나눠 준다. 또한 신랑 신부가 결혼식 전날 밤에 라이스볼 스프를 먹어야 달콤하고 매끄러운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고 여긴다. 탕위안은 우라나라 찹쌀 옹심이처럼 쌀가루를 둥글게 빚어서 스프 형태로 떠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요리이다.
 

일본의 새우음식

새우 요리. [사진 pixabay]

새우 요리. [사진 pixabay]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일본 음식의 특징답게 결혼식 음식도 음식뿐 아니라 그릇과 소품까지 정성스럽게 준비한다. 깨끗하고 순수한 의미를 가진 흰색과 악귀를 몰아낸다는 의미의 붉은색이 들어간 음식을 주로 준비하는데, 새우구이는 수염이 나고 허리가 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라는 의미다. 또한 도미요리는 경사스러움을 의미하는 음식으로 손님들에게 대접을 한다.
 
일본 결혼식에서는 답례품으로 하객에게 팥밥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한며 사케를 신랑 신부가 번갈아 마시면서 결혼 약속을 봉인하는 의식을 치르기도 한다.

 

나이지리아의 콜라 넛츠

Kola Nuts. [사진 pixabay]

Kola Nuts. [사진 pixabay]

 
콜라 넛츠는 카페인 함량이 높은 견과류로 대부분 약용으로 사용되며 비상시 배고품을 달래는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 나이지리아의 이그루 부족은 이 콜라넛츠를 결혼식 지참금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결혼식에 신랑과 신부의 결혼 생활의 차이를 치유하기 위한 상징으로 선물하기도 한다.
 

브라질의 베마카사도스 쿠키

브라질 결혼식에서는 포르투칼어로 행복한 결혼을 의미하는 베마카사도스(Bem casados) 쿠키를 하객들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두 개의 작은 스펀지 케잌 사이에 카라멜 소스와 계란으로 만든 커스터드 크림과 같은 잼을 섞어 바른 쿠키로 두 빵이 찰싹 달라 붙어 달콤한 맛을 내듯 부부가 함께 살면서 달콤한 일로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결혼식에 온 하객에게 나누어 준다. 
 

인도네시아, 악어모양의 빵

인도네시아의 결혼식에서는 커다란 악어모양의 빵을 볼 수 있는데 인도네시아에서는 파충류를 충성심과 장수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신랑과 신부가 서로 충성심으로 오래도록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결혼식이 끝나면 가족들이 악어모양의 빵을 함께 뜯어 먹는다.
 
Bem casados. [사진 pixabay]

Bem casados. [사진 pixabay]

 
세계의 결혼식 음식을 살펴보면 결혼식 행사도 각양각색이지만 인생에서 가장 설레고 행복한 날 신랑신부의 새출발을 축하해 주기 위해 모인 하객들에게 정성스러운 음식을 대접하는 것은 공통된 음식문화인 것이다.
 
한국의 결혼식에서도 대추와 밤을 던져주며 다산과 자녀의 부귀영화를 빌어주듯 세계 각국에서도 결혼식에 신랑·신부를 축복해 주는 다양한 전통의례가 많다.
 
한국의 젊은 선남선녀도 따뜻한 봄날 꽃망울이 터지듯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행복한 새출발을 하기를 기대하며 세계 출산률 최하위의 불명예에서 하루빨리 탈출하기를 기대해본다.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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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영 전지영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필진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 모두 꿈꾸는 세계여행. 여행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음식이다. 전 세계의 음식을 통해 지구촌 생활상을 엿보고자 한다. 우리 생활 전반에 찾아온 수입식품과 세계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더해 맛으로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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