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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불어닥쳤던 최악 황사 ... 미-중 관계에 영향 끼친다?

중앙일보 2021.03.26 10:55
 “억울하다. ‘중국발 황사’가 아니라 ‘몽골발 황사’라니까!”
 

[미-중 패권 경쟁은 어디로] (5) 중국에 불어닥쳤던 최악 황사 ... 미-중 관계에 영향 끼친다?

중국 황사 [신화=연합뉴스]

중국 황사 [신화=연합뉴스]


최근 중국과 우리나라에 불어닥친 황사를 두고 중국에서 보인 반응이다. 한반도에 피해를 준 황사는 ‘몽골발과 중국발 황사가 합쳐진 것’이라는 게 국내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이 이번 황사에 대응하는 태도다. 자신들도 ‘억울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얼마 전 중국을 덮친 황사는 10년 만에 최악이었다”며 “이 모래 폭풍은 사막화에 대한 중국의 불안감을 자극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재미있다. “어쩌면 미-중 관계를 풀 수 있는 작은 희망을 보여준 일”이란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직면한 공통 과제인 ‘기후 변화’ 문제를 말없이 상기시켜줬기 때문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어떻게든 협력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이때, 기후 변화 문제에 함께 대처하는 일이 꼬여버린 관계를 풀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분위기가 그렇다. 얼마 전 미국 알래스카에서 이틀간 진행된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초반의 공격적인 분위기에도 “북한, 이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기후 문제에 있어서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미국 측 발표가 나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또 올해 주요 20개국(G20)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금융리스크를 연구하는 그룹의 공동 의장국을 맡기로 했다. “그나마 덜 민감한 이슈에서 서로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가 임명한 미국 기후 특사 존 케리 전 국무부 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후변화 특별대표로 내세운 시에젠화(解振華)가 친분이 있는 사이라는 것도 좋은 신호다. 두 사람은 파리기후변화협정 등 그간 여러 기후 관련 국제회의에서 믿음을 쌓아온 베테랑 기후 협상가다. FP는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시에젠화 임명이 미중간 소통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거라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래스카 회담에 참석한 중국 대표단 [AFP=연합뉴스]

알래스카 회담에 참석한 중국 대표단 [AFP=연합뉴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다른 문제들에서 워낙 꼬여있기 때문이다. 존 케리 특사는 “기후 문제는 독립적인 의제”라며 “기후대책 협력을 한다며 중국의 인권 침해, 기술 탈취 등 다른 문제를 그냥 두고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 진작 못을 박은 바 있다. 중국 측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미 미국이 ‘기후 리더십’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단 도발적인 의견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정부 시절 미국이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며 중국이 사실상 글로벌 기후 리더가 됐다”며 “미국이 다시 기세를 잡고 싶다면 오바마 정부 때보다 더 야심 찬 목표가 필요하다”고 꼬집는다.  
 
이미 중국이 관련 문제에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으며 청정에너지 기술 부문에서 급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현재 태양 전지, 리튬이온배터리, 전기 자동차 부문 등에서 세계 최대 제조국이자 가장 큰 시장이다.  
 
2016년 파리기후협정 체결 당시 함께한 시진핑 주석과 오바마 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2016년 파리기후협정 체결 당시 함께한 시진핑 주석과 오바마 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한편에선 중국이 ‘기후 리더’가 되겠단 야망을 중국 밖에서도 실현해야 진정한 리더가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9월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한 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는 있지만 ‘중국 안’에서만 열심이란 비판이다. 정작 중국이 수많은 일을 벌이고 있는 일대일로 참여국들에선 석탄 프로젝트가 계속 가동 중이다. SCMP는 “필리핀, 베트남, 방글라데시, 파키스탄과 같은 국가들에선 석탄 관련 투자가 반갑지 않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중국의 태도는 모호하다”고 보도했다.  
 
여러모로 첩첩산중이지만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중국과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란 점이다. 양국의 협력 없이 ‘기후 대책’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한 지금, 중국과 미국은 우려를 깨고 제대로 손을 잡을 수 있을까.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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