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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슬라 가자, 배 띄워라" 수에즈운하 사고에 환호지른 이유

중앙일보 2021.03.26 10:45
"우리 흠슬라(HMM+테슬라) 5만 가자, 배 띄워라~."
 
최근 수에즈 운하가 사고로 막히면서 국내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 몸값이 치솟고 있다. 주가가 장중 3만원을 뚫으며 연중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주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26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HMM은 전날보다 5150원(17.49%) 오른 3만4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9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 기간 상승률은 61.3%다. 올 들어선 무려 148% 급등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이치엠엠 가온'(HMM GAON)호. 연합뉴스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이치엠엠 가온'(HMM GAON)호. 연합뉴스

세계 경기 회복 기대감 '물씬'

이날 거래량도 폭발했다. 이 시각 현재 2400만주가 거래됐다. 거래대금은 8000억원에 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11조265억원으로 불어나 코스피 순위 30위(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세계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해운 경기 강세가 주가를 밀어 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벌크(건화물)선 종합 시황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19일 기준 2281로, 지난해 말 대비 70% 넘게 상승했다. BDI지수는 지난해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93까지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6배 수준으로 올랐다. 경기 회복으로 철광석과 석탄 같은 원자재 물동량이 늘면서 운임이 상승세를 탔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컨테이너 업황 턴어라운드(반등)에 이어 올해 건화물 시황 상승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이 흐름은 적어도 내년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임 상승은 해운사의 실적과 직결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HMM의 예상 영업이익은 2조4783억원으로 추정된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9808억원)보다 152.7% 급증한 수치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초대형 화물선에 가로막힌 것이 정체를 보이던 컨테이너 운임을 끌어 올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해상 교역의 핵심 통로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사태가 장기화하면 초대형선들이 이용하는 남아프리카 희망봉 경유 노선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컨테이너선 유럽노선 운임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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