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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한국인, 일본소녀 강간" 美필독서인 역사왜곡 소설

중앙일보 2021.03.25 21:07
[사진 반크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반크 인스타그램 캡처]

 
일본계 미국인 작가가 쓴 역사왜곡 소설이 미국 학교에서 필수 도서로 채택되고 쇼핑몰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로 판매되자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미국 각 주 교육부에 철회를 요청하는 항의 서한을 보내고, 국제 캠페인도 시작했다.

반크, 美에 역사왜곡 논란 교재 철회 요청

 
캠페인은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강간범이 피해자로 둔갑한 소설 ‘요코 이야기’”라는 글이 적힌 포스터를 영어와 한국어로 제작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배포하고,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에 청원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요코 이야기’(원제:So Far From The Bamboo Grove)는 일본계 미국인 작가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가 1986년 출간한 자전적 소설이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날 무렵, 11살 일본인 소녀 가와시마 요코가 어머니, 언니와 함께 살던 함경북도에서 일본으로 귀환하기까지의 경험담과 일본에서의 힘든 삶 등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패전 후 귀국하는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에게 강간과 폭행을 당했다며 한국인을 사악한 강간자로 묘사한다. 반면 일본인들은 억울한 피해자이며 전쟁 난민으로 표현하고 있다.
 
반크에 따르면 이 책은 과거 오랫동안 이어진 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묘사하고, 문학성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미국 학교와 교사, 청소년을 위한 반전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6∼8학년 언어·사회 부문 추천 도서·필독서로 지정됐고, 특히 미국 교사들을 위한 지도 지침서로도 소개됐다.
 
2007년 재미동포들을 중심으로 항의 운동을 펼쳐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이 책을 학교에서 퇴출시켰지만, 현재 콜로라도, 코네티컷, 조지아, 매사추세츠, 네바다, 오하이오,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 등 8개 주에서는 여전히 필수 도서로 채택되고 있다.
 
또한 오리건주 2년제 대학에서 영어를 배우는 외국 학생들이 쓰는 책으로 활용되며 루이지애나주의 2차 세계대전 박물관에서는 중학생들에게 전쟁에 관한 내용을 더 배울 수 있는 책으로 추천했다.
 
아울러 ‘요코 이야기’는 책 뒤표지에 ‘It’s true story of courage and survival(용기와 생존의 실화를 담은 책)’이라고 적혀 있고, 아마존은 이 책을 ‘일본판 안네 프랑크의 일기’라며 실화 기반 소설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반크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동아시아 역사와 일제 강점기 한국 역사를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으면 한국인이 가해자이고 일본인이 피해자인 것처럼 역사를 왜곡된 채로 인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글로벌 청원 사이트 캡처]

[사진 글로벌 청원 사이트 캡처]

 
앞서 반크는 지난 2일 쇼핑몰 아마존에서 이 책이 판매 중지되도록 요청하는 국제 청원을 올린 바 있다. 해당 청원은 현재까지 1만3500여명이 넘는 네티즌이 동참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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