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록적인 수입” 중국이 이란 석유 어마어마하게 사는 이유

중앙일보 2021.03.25 19:19
중국이 최근 중동 시아파의 맹주 이란과 부쩍 가까워지고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신화=연합뉴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신화=연합뉴스]

 
중국의 이란산 석유 구매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4개월간 중국이 이란에서 들여온 원유는 무려 1780만t.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로 2018년 이후 아시아 국가들에서 이란산 석유 수입이 급격히 감소했음에도,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왜 이런 행보를 보이는 걸까.  
 
미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최근 보도에서 “중국이 이란산 석유를 어마어마하게 사들이고 있다”며 “중국과 이란 양국이 장기적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자는 데 뜻이 맞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EPA=연합뉴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EPA=연합뉴스]


중국과 이란은 지난해 ‘앞으로 25년간 경제ㆍ안보 분야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최종안을 마련하고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란을 방문해 제안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중국이 이란산 석유를 싸게 구입하는 대신 통신ㆍ항구ㆍ철도ㆍ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 투자하고 지원하는 것이 이 파트너십의 골자다.  
 
때문에 “트럼프 정부가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한 이후 정치적ㆍ경제적으로 고립된 이란 입장에선 중국이 ‘경제적 생명줄’이 될 수 있는 사안”(더 디플로맷)이란 분석이 나온다. 포린어페어스는 “미국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이란은 중국으로부터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기술적ㆍ군사적 지원까지 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란에 도착한 중국 백신 [EPA=연합뉴스]

이란에 도착한 중국 백신 [EPA=연합뉴스]

 
당연히 중국에도 득이 된다.  
 
에너지 수요량이 점점 늘고 있어 2017년 이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원유 수입국이 됐기 때문이다. 에너지 공급처를 다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란은 매우 훌륭한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시진핑 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중동으로 확장하는 데 이란은 중요한 포인트다. 미국이 대이란 제재에 나설 때마다 "법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별 효과가 없다"며 앞장서 비판해온 이유다.  
 
물론 두 나라의 협력에도 걸림돌은 있다.  
 
중국은 이란을 비롯해 여러 중동 국가들과 가까워지려 노력하고 있지만 자칫 경제적 혹은 지정학적 위험에 빠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 이해관계와 종교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중동 내 정치적ㆍ군사적 긴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이란에선,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경제적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대일로 참여국들 중 중국에 잔뜩 빚만 지고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진 나라들도 있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양국 관계를 가장 주시해서 보고 있는 이는, 역시 미국이다.
 
셰일 혁명으로 중동산 석유에 예전처럼 의지하고 있진 않지만, 중동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미국이 아니다. 포린어페어스는 “중국과 이란 두 나라가 군사 협력도 논의 중이란 말이 흘러나오고 있어 바이든 정부가 여러모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