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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北 도발에 "깊은 우려"…北 노린 450km엔 美 사드 기지

중앙일보 2021.03.25 17:57
청와대는 25일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기를 발사한 데 대해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루어진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한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우주전략보고회에 참석했다. 북한 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한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우주전략보고회에 참석했다. 북한 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날 오전 9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같은 입장을 냈다. 회의는 북한이 이날 오전 7시 6분과 25분 미사일을 발사한지 약 2시간만에 열렸다. 지난 21일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사실 자체를 밝히지 않았던 것과는 차이가 났다. 이날 발사체가 사거리와 무관하게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탄도미사일’이라는 표현은 피했다. 그러면서 “발사된 미사일의 세부 제원에 대해서는 한ㆍ미 국방 및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일부 외신이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육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ㆍ미 당국이 현재 분석중인 상황”이라며 정확한 제원 확인을 피했다.

 
청와대는 NSC 서면 브리핑 외에 별도의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북한의 대화 중단이 장기화돼 곤혹스러운 상황에서 나온 도발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힘이 빠질까 우려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누리호 종합연소시험 참관 및 대한민국 우주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누리호 1단 종합연소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누리호 종합연소시험 참관 및 대한민국 우주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누리호 1단 종합연소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에서도 북한이 한국이 아닌 미국과 ‘직거래’를 시도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기류가 강하다.
 
북한은 이날 60km 고도로 450km 사거리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발사지인 함남에서 직선거리로 정확히 450km 지점에는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가 배치된 성주 기지가 있다. 미군 자산을 노린 도발일 가능성이 있다.
 
25일 오전 북한은 450km 사거리의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발사지인 함남에서 정확히 450km 떨어진 지점에는 주한미군의 사드가 배치된 성주 기지(붉은색 표시)가 있다. 네이버맵

25일 오전 북한은 450km 사거리의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발사지인 함남에서 정확히 450km 떨어진 지점에는 주한미군의 사드가 배치된 성주 기지(붉은색 표시)가 있다. 네이버맵

 
미사일 고도가 60km였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현재 운용중인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은 저고도(40km 안팎) 요격을 담당하고, 사드는 그 이상의 고고도 요격을 맡고 있다. 그런데 포물선을 그리는 미사일 궤적을 감안하면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은 저고도와 고고도로 나뉘는 중간지대의 허점을 노린 신무기로 볼 수도 있다. 북한은 2019년 8월 고도 37km로 사거리 450km의 신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적도 있다.
 
정영태 동양대 석좌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기술의 완성을 과시하는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며 “기존의 궤도와 다른 새로운 고도로 주한미군의 사드 기지를 겨냥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준 것은 한국 정부가 아니라 미국의 새 행정부와 직접 접촉을 해보겠다는 김정은의 조급함이 반영된 시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월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1월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이날 국정원도 국회 정보위원회 주요 관계자들에게 유선 보고를 통해 상황을 공유했다고 한다. 한 정보위원은 “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존재감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정보위원도 “바이든 대통령의 25일(현지시간) 첫 기자회견을 고려해 북한이 ‘우리가 여기 있다’는 존재감을 내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이미 15일 담화에서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충고한다.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북한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조평통은 통일부의 카운터파트다. 문재인 정부는 상대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북한의 탄도 미사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강태화·송승환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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