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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철강 넘어 신성장 동력으로 기업 가치 상승

중앙선데이 2021.03.25 14:19
포스코가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가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10대그룹의 시가총액은 1월 말 1349조 9849억 원에서 4조 1027억 원 증가한 1354조 876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포스코그룹의 상장사 시가총액 합계는 41조 1648억 원에서 같은 기간 8조 465억 원으로 24.3% 증가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줬다.
 
이를 두고 포스코그룹이 본원 경쟁력인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 친환경차 소재를 중심으로 한 철강, 수소 등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신성장 가치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자금시재를 늘리며 재무건전성을 높인 안정적 ‘곳간 관리’ 전략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자금 유동성을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2020년 포스코의 자금시재는 16조36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조9011억 원 늘어났다. 4조 원가량의 현금성자산이 늘어나며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을 대비했다.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2018년 말, 포스코의 자금시재는 10조 6780억 원이었다. 이후 2년 만에 자금시재가 5조 7천만 원 가까이 상승해,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31.30% 증가했다. 최 회장 취임 전 150~180%에 머물러 있던 유동비율은 2019년 200%를 돌파해 213.4%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213.9%까지 올라갔다. 단기 유동성은 이상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65.9%로 전년(65.4%) 수준이었으며, 차입금도 전년도 마찬가지로 20조 4000억 원 규모다.
 
포스코는 확보한 유동성으로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수소사업, 2차전지 소재 사업를 포함한 사업부문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올해 연결 기준 투자비로 지난해 보다 2조7000억 원 늘어난 6조1000억 원을 배정한 상태다.
 
포스코그룹의 신성장 사업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이차전지소재 부문에서의 성장이다. 포스코그룹은 2019년, 그룹에서 각각 음극재와 양극재 사업을 담당하던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합병해 '포스코케미칼'을 출범하고 이차전지소재 사업 본격 육성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료에서부터 이차전지소재까지 일괄 공급 체계를 갖춘 점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포스코가 리튬, 니켈 등 원료 부문을 맡고, 포스코케미칼이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그룹 내 밸류체인 최적화를 통해 기술역량 및 생산능력을 비약적으로 업그레이드하여 이차전지분야 글로벌 톱 티어로의 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1월 유상증자를 추진해, 당초 목표였던 1조 원을 크게 상회하는 1조 2,735억 원을 조달에 성공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이차전지소재를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본 확충을 통해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및 음극재 투자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도, 부채비율을 크게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가 지난 2018년 인수한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의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 톤 보다 6배 늘어난 1,350만 톤임이 확인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 염호의 리튬을 현 시세를 적용해 판매 시 누적 매출액이 3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이차전지분야에서 포스코그룹의 미래 가치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코는 고용량 배터리 양극재의 필수 원료인 고순도니켈의 생산도 추진키로 했다. 철강 생산 공정에서 활용해온 쇳물 생산과 불순물 제거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친환경 고순도 니켈 제련 공정을 개발하는데 투자를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다. 또한 폐배터리로부터 니켈 및 리튬, 코발트 등을 추출하는 재활용사업에도 진출해 친환경 배터리 자원순환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현재 전량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음극재 원료인 흑연의 수급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 호주 등의 흑연 광산을 확보한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산 원료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출 방침이다.
 
차세대 이차전지로 조명받고 있는 전고체전지의 소재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기존의 이차전지는 전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액체 성분의 전해질을 통해 전기가 생성, 충전 된다. 전고체전지는 전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충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2030년까지 포스코는 이차전지소재의 원료인 리튬, 니켈, 흑연 등의 자체 공급체계를 만들고, 포스코케미칼은 이를 원료로 양극재 40만 톤, 음극재 26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 1월 27일 포스코는 친환경차 제품·솔루션 통합 브랜드인 ‘e Autopos(이 오토포스)’를 론칭했다. 이는 최정우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新모빌리티 시대 철강 본원 경쟁우위 지속 확보” 전략의 일환이다. 
 
e-Autopos 주요솔루션 제품 배터리팩 강재, 구동모터용 NO 등

e-Autopos 주요솔루션 제품 배터리팩 강재, 구동모터용 NO 등

포스코의 ‘e Autopos’는 2019년 프리미엄 강건재 브랜드 ‘이노빌트(INNOVILT)’에 이은 두번째 제품·솔루션 통합 브랜드로, 자동차 차체·새시용 고장력 강판, 배터리팩 전용 강재, 구동모터용 고효율 전기강판,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이차전지소재용 양·음극재 등 포스코 고유 기술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의 역량을 결집해 친환경 자동차용 솔루션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8일 포스코는 SK종합화학과 차량용 경량화 신소재 개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포스코와 SK종합화학은 각자 보유한 철강 및 플라스틱 소재의 생산/가공 기술을 활용해, 일반적인 차량용 부품과 비교해 더 가볍고 단단한 특성이 있는 철강-플라스틱 복합소재를 연구개발한다. 양사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차량용 부품 시장 변화에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혁신적인 차량용 소재 개발에 대한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특히, 전기차의 배터리 팩(Battery Pack)생산에 적용할 수 있는 복합 소재, 철강 소재와 접착력을 극대화하는 플라스틱 소재, 자동차 프레임과 같이 외부 충격을 견디는 특성이 큰 차량용 부품 소재 등의 연구개발을 검토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기차 부품 수주 릴레이와 수소전기차 생산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해 나가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월 17일, 국내 자동차 부품 중견기업인 이래AMS와 함께 베트남 빈패스트(VINFAST)로부터 전기차부품 하프샤프트(Halfshaft)를 수주했다.
 
빈페스트(VINFAST)는 베트남 최대 민간 기업인 빈(VIN) 그룹에서 투자하여 만든 베트남의 첫 완성차 업체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공급하는 물량은 전기차 9만 대 분량의 하프샤프트로 약 300억 원 규모이다. 지난해 10월 빈페스트와 계약한 10만 대 분량을 합하면 총 19만 대 분량의 하프샤프트를 공급한다.
 
이 수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구동모터코아 생산 역량과 함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전기차 부품 트레이딩 역량을 보여주며, 전기차 부품 시장 내 입지를 확고히 다져나가게 되었다.
 
동시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수소전기차 핵심부품 소재 양산체제를 갖추고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생산 확대에도 본격 나섰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포스코SPS가 생산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분리판 소재 ‘Poss470FC’는 포스코의 독자 개발한 고내식, 고전도 스테인리스강으로 e Autopos 제품 중 하나다. Poss470FC는 타소재 대비 △내식성 △전도성 △내구성 △균일성 측면에서 우수한 성질을 나타내며, 0.1mm의 얇은 두께를 자랑한다. 2018년부터 포스코SPS에서 생산을 시작해,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의 연료전지분리판 소재로 공급되고 있다.
 
현재 포스코SPS의 생산능력은 1,400톤으로 이는 수소전기차 3만 5천 대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에 해당하며, 앞으로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약 1만 톤 수준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포스코SPS가 생산하고 있는 분리막은 수소 전기차는 물론 드론용 수소연료전지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향후에는 로봇∙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모빌리티 시장으로 확산이 기대된다.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 2기 체제를 맞아 지난 연말 정기 인사에서 신성장 분야의 조직과 인력을 그룹 차원에서 대폭 보강한 바 있다. 회장 직속으로 산업가스·수소사업부와 물류사업부를 신설, 부사장급 인사를 선임하고 우수 인력을 대거 배치했다.
 
글로벌 수소 사업에서 이니셔티브 확보를 위한 협력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호주의 원료공급사인 FMG(Fortescue Metal Group)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사업에서 상호 협력키로 했으며, 올 2월에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신성장 가치주로 리포지셔닝하기 위한 채비를 갖췄다.
 
또한 포스코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와 함께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대용량으로 추출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해 그린수소 사업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개발된 기술을 활용해 해외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를 국내 산업·발전용 원료 및 에너지원 등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더불어 포스코는 현재 철강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2050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쇳물 생산을 위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제’로 석탄 대신 수소(H2)를 사용하는 혁신적인 공법이다.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공법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포스코 자체적으로 수소 수요가 370만 톤가량 창출되기 때문에 포스코는 수소 최대 공급처이자 수요처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포스코는 고유 기술인 파이넥스 공정(FINEX, Fine Iron ore Reduction)에서 이미 수소를 25% 사용하는 유동환원로 설비를 사용 중이다. 파이넥스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용광로에 넣지 않고, 유동환원로와 용융로라는 설비를 통해 쇳물을 생산한다. 이는 수소환원제철 구현에 가장 근접한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수소환원제철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포스코가 기술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자동차, 건설 분야에서 철강 수요 회복과 중국내 주요 철강 제품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포스코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일 기준 4조 3801억 원으로 3개월 전 3조 6140억 원보다 21.1% 많아졌다. 또한 주가 급등에도 불구,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도 크게 늘지 않은 수준이다. 포스코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로 3개월 전 10.4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증권사들의 주가 눈높이도 계속 높아져, 하나금융투자와 한화투자증권 등은 최근 포스코의 목표주가를 38만원에서 45만원으로 높여 제시하기도 했다.
 
조효민 기자 jo.hyo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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