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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하지 않다"라면서 또 미뤄진 '범죄의사 면허 취소법'

중앙일보 2021.03.25 14:02
한국환자단체연합회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중대범죄 의료인 면허 취소 의료법 개정안 법사위 계류 규탄 환자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법안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중대범죄 의료인 면허 취소 의료법 개정안 법사위 계류 규탄 환자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법안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이번 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력하게 통과 의사를 밝힌 적이 있지만, 의료게 반발이 거세고 야당인 국민의힘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법안 처리가 미뤄지는 모양새다.  

 
지난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의료법 개정안 처리를 미뤘다. 지난달 19일 여야 합의를 통해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법사위를 넘기지 못하고 한 달 넘게 계류하고 있다. 법률 개정안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사위를 거쳐야 한다. 그래야 국회 본회의에 올려 심의·의결할 수 있다. 이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공포해 시행한다. 현재 상임위인 복지위까지 통과했으나 법사위에서 진행이 멈춘 것이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의사면허 취소범위를 확대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계류시키고 있다. 제공 공동사진취재단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의사면허 취소범위를 확대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계류시키고 있다. 제공 공동사진취재단

 
법사위가 개정안 처리를 미룬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전체회의에서도 해당 개정안은 처리되지 않았다. 이달 더이상의 법사위, 본회의 일정은 없다. 결국 3월 임시국회 처리는 물건너갔다.
 
의료법 개정안은 변호사나 공인회계사·법무사 같은 다른 전문 직종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면허나 자격이 취소되는 반면 의료인은 상대적으로 제한을 받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추진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고 집행 기간이 끝난 의사는 이후 5년간 면허가 취소된다.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의사는 유예기간이 끝난 시점부터 2년 동안,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유예 받은 의사는 유예기간 동안 환자 진료가 금지된다. 한 번 면허를 취소당한 뒤 다시 취득한 의료인이 자격정지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다시 저질렀을 경우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의료계는 ‘과잉입법’이라며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 협력을 중단을 포함하는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지난달 21일 ‘코로나19 백신접종 의정공동위원회 2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개정 의료법이 의결되면 코로나19 진료와 백신 접종과 관련된 협력 체계가 모두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41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2명(임현택 후보·이필수 후보)도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할 경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가운데)이 지난달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간사(왼쪽), 김도읍 국민의힘 간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법사위는 의사면허 취소범위를 확대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계류했다. 뉴스1

윤호중 법사위원장(가운데)이 지난달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간사(왼쪽), 김도읍 국민의힘 간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법사위는 의사면허 취소범위를 확대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계류했다. 뉴스1

 
원래 여당인 민주당은 3월 임시 국회 안에 의료법 개정안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일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의료법 개정안이 법사위 계류돼 있는데 일각서 주장하는 과도한 면허 제한 아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결격 사유서 제외 등 특수성도 고려했다”며 “이번 3월 국회서는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은 “의료인 면허 발급을 강화하는 의료법이 개정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로 법사위를 통과 못 해 안타깝다”며 “의료법 개정안은 (복지위) 국민의힘 소속 의원을 비롯해 여야 의원 전원이 합의한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의료계 눈치를 살피고 있어 현실적으로 의료법 개정안 처리는 4월 재보선 선거 이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코로나19 3차 유행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의료인의 반발을 뚫고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가 의료계의 반발로 총파업이 시작될 경우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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