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0대를 잡아라…박영선 "무상급식 확대" 오세훈 "재건축 완화"

중앙일보 2021.03.25 05:00 종합 4면 지면보기
박영선vs오세훈 공약 비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박영선vs오세훈 공약 비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4.1%포인트.’

지지율 4.1%P 오차범위 내 접전
박, 어린이집 확충 포함 보육 강조
오, 뉴타운 지정 등 부동산 공들여

30대 유권자층에서 나타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간 격차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19~20일 실시한 4·7 재·보선 여론조사 양자대결에서 30대 응답자의 44.3%가 오 후보를, 40.2%가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으로, 나머지 전 연령층에서 어느 한쪽이 오차범위를 벗어나 상대 후보를 앞선 것과 대조적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자연스레 서울시장 공약 싸움은 30대의 주 관심사인 ‘부동산·보육’ 양대 분야에서 불붙었다. 오 후보는 부동산 공약에 상대적으로 공을 들였고, 박 후보는 ‘엄마’ 이미지를 강조하며 보육 등 돌봄 공약을 더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朴“공공” vs 吳“민간”

부동산과 관련해 박 후보와 오 후보 모두 “공급 확대”를 외치며 ‘5년 내 30만호’(박영선), ‘5년 내 36만호’(오세훈) 등 비슷한 시기·규모의 주택 공급 구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구상하는 공급 방식이 크게 다르다. 박 후보는 공공이 주도하는 ‘토지임대부’를 통한 반값 아파트를 주장한다. 토지는 공공이 소유 또는 임대하고 지상의 건물만 일반에게 분양하는 방식으로, 현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박 후보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등을 통해 주택부지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자난달 3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9단지 상가 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노원구지회장 및 운영진들에게 상계뉴타운 및 관내 노후 아파트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자난달 3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9단지 상가 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노원구지회장 및 운영진들에게 상계뉴타운 및 관내 노후 아파트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오 후보는 민간의 재건축·재개발을 확 풀겠다고 발표했다. 뉴타운지구를 대거 지정해 민간분양주택 18만5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주택(7만호)도 민간토지임차형 ‘상생주택’으로 추진한다. 이 밖에 도심의 작은 땅들을 모아 공동개발하는 ‘모아주택’(3만호)을 짓고, 기존 서울시 공급계획(7만5000호) 역시 가능한 한 전부 계승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 후보는 일부 주거지역에 대한 7층 고도제한 폐지, 한강변 35층 이하 높이 제한 폐지 등 공격적 규제 완화책을 선점해 내놓고 있다. 지난달에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후보의 토지임대부 공약에 대해 “송파구 면적의 국공유지가 있어야 가능한 공약인데 부끄럼 없이 (공약을) 내놓았다. 박영선 후보에게 (문제점을) 알려드렸더니 ‘나중에 해명할게’ 이런 반응을 보였다”는 비판도 했다.
 
한강변 높이 제한은 박원순 전 시장이 도입한 것이다. 박 후보도 23일 “35층을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 이것은 조금 고쳐야 한다”면서 자신도 일부 아파트에 대해 규제를 풀어줄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유치원 무상급식” vs “CCTV 의무 공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서울 성동구 뚝섬로 경수초등학교에서 '유치원 무상급식' 공약인 `엄마의 마음으로 친환경 무상급식 합니다' 정책공약을 발표한 뒤 학교 급식현장을 찾아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서울 성동구 뚝섬로 경수초등학교에서 '유치원 무상급식' 공약인 `엄마의 마음으로 친환경 무상급식 합니다' 정책공약을 발표한 뒤 학교 급식현장을 찾아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 후보는 지난 22일 친환경 유치원 무상급식을 공약하며 “10년 전에도 아이들을 차별했던 낡은 행정으로는 서울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고 오 후보를 공격했다. 오 후보가 2011년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로 서울시장에서 사퇴한 일을 끄집어내 30대 부모 표심을 끌어오려는 전략이다. 박 후보는 보육 돌봄 시설과 인력, 공간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두 배로 돌봄’ 계획과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보육교사 충원, 초등생 대상 ‘우리동네 키움센터’ 확대 등을 제시했다.
 
오 후보는 현행 33%인 국공립 어린이집을 5년 내 50%까지 늘리겠다고 구체적 목표를 밝혔다. 최근 어린이집 학대 사건이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어린이집 CCTV 보관 기간 연장 및 정례 공개 의무화도 계획했다. 22일 도입을 약속한 ‘공유 어린이집 확대’는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공약을 받아온 것이다. 앞서 조 구청장은 공유 어린이집 시스템을 통해 대기 인원이 40% 줄고, 학부모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오 후보보다 일찍 링 위에 오른 박 후보는 그간 상대적으로 많은 분량의 공약을 발표했다. 수차례 강조한 ▶21분 컴팩트 도시 ▶서울시 대전환 펀드 외에도 ▶주 4.5일제 시범 도입 ▶2025년까지 서울 녹지비율 40%로 상향 ▶2040년까지 전기차·수소차로 전면 전환 ▶시민 1인당 10만원 재난지원금 블록체인 기반 화폐(KS서울디지털화폐)로 지급 등이 눈에 띈다. 그는 24일 “어르신들이 점심을 무상으로 드실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며 무상급식 공약을 노인에까지 확대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뉴스1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뉴스1

 
오 후보는 ▶재산세 과세표준 구간 신설을 통한 재산세율 인하 ▶중위소득 미만 200가구에 시범적으로 소득 부족 분 50% 지원 ▶주택·토지가격에 연동한 지역 건강보험료 재산정 ▶2032년 서울올림픽 유치 등의 구상을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LH 직원 투기 의혹을 비롯한 각종 정치 이슈가 부각되면서 이번 레이스에서 공약이 지나치게 평가절하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이번에 뽑는 서울시장은 임기가 1년이고, 연말 또는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예산·인사 등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적”이라면서 “한 차례 연임을 염두에 두고 5년짜리 공약 설계를 내놓았으나 내용·규모 면에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심새롬·성지원 기자 saerom@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