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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P도 퇴장? 외국 브랜드 중국 철수 릴레이

중앙일보 2021.03.24 13:54
최근 1-2년 사이 글로벌 SPA 브랜드가 줄줄이 중국 사업에 백기를 들고 있다. 2018년 말을 기점으로 미국의 포레버 21(Forever 21), 영국의 뉴룩(NEW LOOK), 스페인 자라(ZARA)의 자매 브랜드 버슈카(Bershka)와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 등이 모두 중국 사업을 철수했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 최대 패션 회사 갭(GAP)도 ‘중국 시장 철수’ 대열에 합류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년 사이 8개 외국 패션 브랜드 中 사업 접어
잔혹한 중국 시장, 로컬 브랜드 부상도 눈길

[사진 셔터스톡, GAP 중국 홈페이지]

[사진 셔터스톡, GAP 중국 홈페이지]

 

GAP, 중국 사업 매각 고려 중

 
지난 3월 9일, 중국 매체 진스수쥐(金十数据)는 "GAP이 중국 사업 매각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매각에 관한 논의는 아직 시작 단계로, 중국 사업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통의 의견도 덧붙였다.
 
GAP은 지난 2010년 중국 시장에 정식 진출했다. 오프라인 매장 개점과 동시에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天猫)에 함께 입점했다. 그 후 10년 사이 약 200개에 달하는 매장을 중국 지역에 열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그러던 2019년, GAP는 산하 브랜드 올드 네이비(Old Navy)의 중국 시장 철수를 선언한다. 중국 사업 매각을 암시하는 듯 했다. 당시 올드 네이비의 철수는 브랜드 포지셔닝과 충성 고객 유치 실패가 원인이었다. 업계 인사는 “올드 네이비는 유니클로나 H&M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중국 시장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고 평했다. 
 

2년 새 8개 브랜드 철수 러시

 
사실 글로벌 SPA 브랜드가 중국을 떠나는 것은 이미 수차례 이어졌다. 최근 2년 사이 7개 업체가 중국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2018년 11월, 영국 브랜드 NEW LOOK이 중국 시장을 떠났고, 같은 해 영국 SPA 브랜드 탑샵(Topshop)은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를 닫고 4년 간의 중국 전자상거래 여정을 끝마쳤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이듬해인 2019년 5월, 미국의 Forever 21은 중문 사이트와 티몰, 징둥닷컴 내 플래그십 스토어를 폐쇄하고 “글로벌 사업 전략 조정에 따라 중국 사업을 접는다”고 밝혔다. 11월에는 GAP이 Old Navy의 중국 철수 소식을 알렸다.
 
지난해(2020년)에도 해외 패션 브랜드의 중국 철수는 지속됐다. 2020년 5월 31일, 미국의 에스프리(Esprit)가 폐점을 선언했다. 앞서 티몰, 공식몰 등 온라인 및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이미 창고 정리 세일이 진행되고 있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2021년 1월에는 자라의 모기업 인디텍스(Inditex) 그룹 산하 세 개 브랜드(Bershka, Pull&Bear, Stradivarius)도 중국 오프라인 매장 철수를 선언했다. 다만, 공식몰 등 전자상거래 채널은 남겨뒀다. 
 

매력적이나 잔혹한 중국 시장

 
위에 언급된 브랜드들은 중국 철수 전 이미 전면적인 어려움에 봉착해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은 14억 인구를 보유한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외국 업체들에게는 유독 잔혹한 시장이기도 하다. 야심차게 중국에 진출했던 아마존은 온라인에서 알리바바와 징둥에 밀렸고, 구글, 야후 등도 쓸쓸히 퇴장했다.
 
때문에 중국 시장은 외국 기업의 무덤이라 불린다. 자국 보호주의가 심한 중국의 특성상, 중국산으로 대체 가능한 해외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다고들 말한다.
 
'미국 IT기업이 중국에서 고전하는 이유'와 관련해, 중국 유명 기업가이자 창신궁창(创新工场) 창립자 리카이푸(李开复)는 2018 다보스 포럼에서 “현지 라이선스 취득 혹은 현지화에 대한 준비작업을 하지 않고 중국에 진출하는 사례가 있다며, 이런 경우 실패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회사의 중국 지역 책임자 대부분이 중국 사정에 어두운 외국인이라 현지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사진 어반레비보 홈페이지]

[사진 어반레비보 홈페이지]

 
현재 중국 패션 시장의 경쟁은 점차 가열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중국 소비자의 패션 수요가 다양해지고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중국 소비자 앞에 놓인 선택지가 더 많아졌고 각각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 됐다는 사실이다.
 
리닝(李宁), 안타(安踏) 등 중국 로컬 스포츠 브랜드가 국풍(国潮)으로 각광받고, 어반 레비보(UR) 등 중국 로컬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부상도 눈길을 끈다. 중국에서 사업을 펼치는 외국 브랜드가 고려해야할 점들이 더 늘어난 셈이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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