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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뒷배' 약속 뒤···김정은 "벼르던 사업" 5만 세대 착공

중앙일보 2021.03.24 13:50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구두 친서 교환을 통해 반미(反美) 공동전선을 펴기로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부터 5년 동안 평양에 매년 주택 1만 세대를 건설하라고 지시하고, 23일 진행된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4일 전했다. 시점상으로만 보면 내부자원 부족으로 경제적인 난관에 봉착한 북한이 중국과 협력을 확인한 뒤 대규모 공사에 들어간 것이다.  
북한이 23일 평양에 향후 5년간 5만세대의 주택을 건설하는 공사의 착공식을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4일 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3일 평양에 향후 5년간 5만세대의 주택을 건설하는 공사의 착공식을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4일 전했다. [연합뉴스]

 

북, 23일 평양에 5년간 5만채 주택건설 공사 착공
경제난 봉착해 평양종합병원 완공도 미룬 상황
김정은-시진핑 구두친서로 반미 공동전선 약속직후
"중국의 정치, 경제적 뒷배 염두 웠을 가능성"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착공식에서 “5개년 계획 기간에 전국적으로 살림집(주택) 건설을 힘있게 내밀면서 수도에만도 5만 세대의 살림집을 일떠세우며 이를 위해 매해 1만 세대씩 건설할 것을 결정했다”며 “우리 수도 건설 역사에 또 하나의 뜻깊은 이정표를 새기는 영광을 지니게 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착공식을 진행한 송신과 송화지구를 시작으로 서포ㆍ금천지구, 9ㆍ9절거리 지구에 매년 1만 세대의 주택과 공공건물을 건축해 평양의 도시구획을 동ㆍ서쪽과 북쪽으로 넓혀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북한이 23일 평양에 향후 5년간 5만세대의 주택을 건설하는 공사의 착공식을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4일 전했다. 착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뉴스1]

북한이 23일 평양에 향후 5년간 5만세대의 주택을 건설하는 공사의 착공식을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4일 전했다. 착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뉴스1]

김 위원장은 “2025년까지 해마다 1만 세대씩 5만 세대의 살림집을 새로 지으면 이미 건설 중에 있는 1만 6000여 세대의 살림집까지 포함하여 거의 7만 세대의 살림집이 생겨나 수도 시민들의 살림집 문제가 철저히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지휘부‘ 깃발을 김정관 국방상(장관)에게 전달해, 이번 공사를 군이 주도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연이은 자연재해 등 소위 ’3중고‘로 경제난에 직면해 있는 북한이 이번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서 “당창건 기념일(10월 10일) 이전에 공사를 끝내라”고 했지만, 병원 기재를 마련하지 못해 준공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정부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김 위원장도 이날 “혹심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대규모 건설을 하는 것 자체가 상상 밖의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녹록지 않은 상황을 전했다.  
 
 북한이 23일 평양에 향후 5년간 5만세대의 주택을 건설하는 공사의 착공식을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4일 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3일 평양에 향후 5년간 5만세대의 주택을 건설하는 공사의 착공식을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4일 전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이 “벼르고 준비한 숙원사업”이라며 대규모 주택 단지 건설에 나선 건 내부 결속을 통해 국가발전 5개년 계획을 강조하는 것과 동시에 중국의 ’뒷 배‘ 역할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착공사에서 “국가가 직접 건설자에 대한 지원을 보장하겠다”거나, 북한이 23일 “(북ㆍ중) 두 나라 인민들에게 보다 훌륭한 생활을 마련해 줄 용의가 있다”는 시 주석의 언급을 공개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 한다. 향후 국제사회와 대북 지원에서 중국의 역할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은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중국과 살면 된다‘는 식의 메시지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양보를 얻어 내려는 것”이라며 “통하지 않아도 미국과 협상 대신 자신들의 ’갈 길‘을 가겠다는 시위성 행동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동북아 순방을 앞두고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말라”(김여정 당부부장)거나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것인지를 잘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아직은 탄도미사일을 동원한 도발에 나서지 않고 있는 북한이 경우에 따라추가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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