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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긴 기억 가물가물…올해도 두산은 강팀일까

중앙일보 2021.03.24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두산 왕조를 이끈 김태형 감독.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 부진으로 애가 탄다. [연합뉴스]

두산 왕조를 이끈 김태형 감독.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 부진으로 애가 탄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10년대 최강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두산이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삐걱거린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공식 시범경기를 합쳐 9연패다.
 

프로야구 시범경기 3연패
원투펀치 기대 외국인 투수 부진
이영하도 아직 투구감각 못 찾아

두산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서 3-4로 역전패했다. 5회까지 2-0으로 앞섰지만, 6회 한화 외국인 타자 라이언 힐리에게 역전 홈런을 맞았다. 9회까지 끝내 한 점 차 열세를 뒤집지 못했다. 시범경기만 따져도 개막 후 3경기에서 모두 졌다.
 
 새 시즌을 앞두고 동반 부진한 두산 투수 미란다. [연합뉴스]

새 시즌을 앞두고 동반 부진한 두산 투수 미란다. [연합뉴스]

시범경기에서 맥을 못 추다가도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강해지는 팀이 분명히 있다. 두산도 그런 팀 중 하나다. 2019년 시범경기에서 3승 4패로 8위에 머물렀지만,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다만 올해는 ‘이기지 못하는’ 기간이 너무 길다. 두산은 스프링캠프 기간 치른 평가전 7경기에서 1승 6패였다. 첫 경기에서 이긴 뒤 6경기를 내리 졌다. 시범경기 시작 후에는 21일 KT 위즈, 22~23일 한화에 졌다. 그렇게 해서 9경기 연속 패배가 됐다. 개막이 열흘 정도 남은 상황이라 불안감이 엄습한다.
 
새 시즌을 앞두고 동반 부진한 두산 투수 로켓. [연합뉴스]

새 시즌을 앞두고 동반 부진한 두산 투수 로켓. [연합뉴스]

가장 큰 걱정거리는 선발 투수다. 팀 전력의 70~80%를 좌우하는 선발진이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특히 원투펀치를 맡을 새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잇따라 부진했다.
 
미란다는 22일 한화전에서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아웃 카운트 두 개를 잡는 동안 공 59개를 던졌다. 최고 시속 150㎞의 강속구를 던졌지만, 안타 3개와 볼넷 5개를 내주고 7실점 했다.
 
미란다는 야구계 속설로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두산이 7년 만에 영입한 왼손 외국인 투수라 더욱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제구가 안 되는 강속구는 실전에서 무용지물이다. 남은 시범경기에서 투구 밸런스를 재정비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새 시즌을 앞두고 동반 부진한 두산 투수 이영하. [중앙포토]

새 시즌을 앞두고 동반 부진한 두산 투수 이영하. [중앙포토]

아직 시범경기에 등판하지 않은 로켓은 17일 LG 트윈스 연습경기에서 2이닝 5피안타 2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로켓 역시 투심 패스트볼의 구속이 시속 149㎞까지 나왔지만, LG 타선을 위협할 만한 위력은 아니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3일 경기에 앞서 “두 외국인 투수가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데, 출발이 좋지 않아 염려스러운 게 사실이다. ‘KBO리그가 처음이라 힘들어한다’고 생각해야 위안이 될 것 같다. 둘 다 충분히 구위가 좋은 투수들이니, 개막 전 남은 실전에서 잘 던지길 바라고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 그나마 5선발 최원준이 두산 선발진에서 가장 좋은 피칭을 선보여 위안거리가 됐다. [중앙포토]

새 시즌을 앞두고 그나마 5선발 최원준이 두산 선발진에서 가장 좋은 피칭을 선보여 위안거리가 됐다. [중앙포토]

국내 선발진도 여전히 불안정하다. 지난해 부침을 겪은 이영하가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이영하는 2019년 17승을 올려 토종 에이스로 부상했지만, 지난해에는 5승에 그쳤다. 김 감독은 “이영하가 올해는 꼭 선발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바랐다. 김 감독 기대에 결과가 미치지 못했다. 이영하는 21일 KT전에서 안타 하나와 볼넷 3개를 내준 뒤 강백호의 강습타구에 왼발을 맞고 교체됐다. 부상 정도는 크지 않지만, 경기 감각을 아직 찾지 못했다.
 
김 감독은 “감독은 투수의 실점보다 컨디션에 따른 공의 밸런스를 본다. 불펜 투수들은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해줄 것 같은데, 선발진은 아직 잘 모르겠다. 이영하도 (외국인 투수처럼) 시간이 지나면 점점 괜찮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일단 선발 투수로 시즌을 시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입장에선 5선발 최원준이 희망을 보여준 게 위안거리다. 최원준은 23일 선발 등판해 4와 3분의 2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시범경기에 등판한 두산 선발 중 가장 좋은 피칭을 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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