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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묘하게 당당한 이성윤···사상 초유 '피의자 檢총장' 탄생?

중앙일보 2021.03.23 15:11
이성윤 중앙지검장. 중앙포토

이성윤 중앙지검장. 중앙포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을 임명하기 위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천거 절차가 지난 22일 마무리 된 가운데, 친정부 성향이 뚜렷한 이성윤(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언급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팀의 4차례 소환을 전부 거부할 수 있는 이유도 ‘유력 총장 후보로서 자신감의 발로’라는 해석이 나온다.  

후보자 천거 마감…초스피드 검증·추천
文 이르면 4월 7일 전후 총장 지명할듯

 

‘내편’ 친정부 검찰총장 밀어붙일까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인 이 지검장은 참여정부 때 특별감찰반장으로 당시 민정수석인 문 대통령을 보좌했다. 현 정부에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줄줄이 요직을 꿰차왔다.

 
하지만 검찰 내에선 권력을 향한 수사는 무마하고, 정권이 바라는 수사는 몰아붙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더군다나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되면서 결정타를 맞았다. 이 지검장은 검찰의 4차 소환 통보에 ‘검찰의 강제 수사는 위법하다’는 취지의 사유서도 제출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23일 사건을 다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입장문도 냈다. 그러면서 “2019년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아 안양지청에 적법하게 수사지휘했으며 수사 중단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수사팀에 추가로 제출했다고도 밝혔다.
 
한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본인도 검사인 이 지검장이 정작 검찰 수사에는 불응하고 있다. 차기 총장이 될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김진욱 공수처장이 구태여 이 지검장과 비공개 면담을 한 것도 정권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봤다.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연합뉴스

 
지난 19일 대검찰청 부장·고검장 회의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 모해위증 혐의 기소를 끝까지 주장한 한동수(55·24기) 감찰부장도 꾸준히 언급된다. 한 부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에 적극적으로 나선데다 판사 출신이란 점에서 선호 후보라고 한다. 헌정 최초 비(非)검사 출신 총장이란 상징성 때문에 ‘검찰개혁 시즌2’를 손쉽게 밀어붙일 수 있을 것이란 평가 때문이다.  

 
그러나 한 검사는 “한 부장이 정권에 대한 충성도는 높을지 모르지만 내부 반발 목소리가 크다”며 “그런 사태가 빚어지면 직을 던질 각오를 한 검사들이 수두룩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검찰 신망 오르니, 여권 멀어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남관(56‧24기) 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검사)을 가장 선호하는 분위기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때 수사지휘권을 수용하면서도 일선 고검장을 회의에 참여시키는 묘수를 내는 등 유연한 대처 능력을 보여줘다는 이유에서다.  

 
조 총장대행은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때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을 향해 “검찰개혁이라는 대의를 위해 양보해 달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추 장관이 윤 전 총장에게 “검찰총장은 손 떼라”는 내용으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았을 때도 배후에서 ‘조율자’ 역할도 했다.  
 
조 총장대행은 참여정부 후반부 2년간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한 인연이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때도 봉하마을을 찾아 조문했다. 그는 당시 검찰 내부 통신망에 “아내가 ‘지금 같은 비상한 시기에 집에 가만히 있지 현직 검사가 왜 내려가느냐’고 만류했지만 그래도 노 전 대통령 빈소가 있는 봉화마을로 내려가서 조문하는 것이 인간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적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직후에는 국정원 감찰실장으로 파견돼 ‘국정원 적폐청산’을 이끌었다.

 
조남관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 [뉴스1]

조남관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 [뉴스1]

 
이밖에 전직 검찰 간부 중에서는 조은석(56‧19기) 감사원 감사위원, 김오수(58‧20기) 전 법무부 차관, 양부남(59‧22기) 전 부산고검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전날까지 천거된 대상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를 지휘하다 지난해 3차례 좌천된 한동훈(47‧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지휘를 맡은 이두봉(56‧25기) 대전지검장 등도 포함됐다고 한다.  
 
법무부는 앞으로 천거 명단에서 검증 동의자를 대상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 검증을 거쳐 올리면 추천위가 3명 이상으로 후보를 압축해 법무부 장관에 추천하는 과정을 밟게 된다. 이후 법무부 장관은 최종 후보자 1명을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후보 검증과 추천 절차에 통상 3~4주가 소요되지만 이번엔 속도를 높여 4월 7일 전후로 차기 총장을 지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수민‧정유진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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