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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 마스크'가 목욕탕 집단감염 대책?…중대본 "효과 검증 안돼"

중앙일보 2021.03.23 15:09
22일 서울 시내의 한 목욕탕 카운터에서 한 시민이 전자출입명부(QR코드)를 작성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의 모든 목욕장 시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목욕장업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뉴스1

22일 서울 시내의 한 목욕탕 카운터에서 한 시민이 전자출입명부(QR코드)를 작성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의 모든 목욕장 시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목욕장업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뉴스1

 
목욕탕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이어지자 몇몇 지방자치단체가 ‘방수 마스크 의무화’를 대책으로 내놨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2일 기준 경남 진주시 목욕탕 관련 확진자가 14명 늘었다. 누적 환자는 220명이 됐다. 지난 10일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던 50대 확진자가 지난 4~9일까지 6일간 사우나를 방문한 후 2주 만에 감염자가 폭증한 것이다. 코로나19는 증상발현 전에도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하다.
 
이 밖에도 울산 북구 목욕탕 관련 환자도 3명 추가돼 누적 79명이 됐고, 경북 경산의 한 사우나에서도 20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접촉자 조사 중 13명이 무더기 ‘양성’ 판정을 받았다. 누적 확진자는 14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부 지자체에서 ‘방수 마스크’를 대책으로 내놨다. 경남 진주시는 지난 19일 목욕탕 안에서 ‘방수 마스크’를 의무 착용하도록 했고, 충주시도 지난 18일 지역 내 목욕업소 40곳을 대상으로 목욕관리사에게 항상 방수용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방수 마스크는 스키장, 워터파크 등 물에 젖기 쉬운 환경에서 마스크가 젖지 않도록 방수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비말(침방울) 차단 성능을 인정한 마스크와는 다르다. 식약처가 입자차단 성능을 인정한 제품은 보건용과 비말 차단용 마스크다. 
 
보건용·수술용 마스크의 장점만을 골라 만든 비말차단용 마스크의 모습. 중앙포토

보건용·수술용 마스크의 장점만을 골라 만든 비말차단용 마스크의 모습. 중앙포토

먼저 보건용에는 ‘KF80’, ‘KF94’, ‘KF99’ 등 표시돼 있다.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다는 의미다. ‘KF94’,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99% 이상 막아준다는 의미다. ‘KF’ 문자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더 크다는 장점이 있으나 숨쉬기가 불편할 수 있어 황사‧미세먼지 발생 수준, 사람별 호흡량 등을 고려해 착용해야 한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제품명에 ‘KF-AD’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AD는 ‘Anti Droplet’의 약자로, 미세 침방울을 차단한다는 의미다. 차단 성능은 보통 KF 보건용 기준 55~80% 수준이다. 이들 마스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필수다. 하지만 방수 마스크는 ‘KF’가 붙지 않는다. 식약처 인증과정을 거치지 않아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방수 마스크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차단하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설명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 반장은 지난 21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목욕탕 내의 방수 마스크 또는 페이스 실드도 방역학적으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비말 차단) 마스크처럼 완전하게 밀착해 침방울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고 전후좌우로 침방울이 다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목욕장업 전자출입명부 사용이 의무화된 16일 서울의 한 목욕탕에 전자출입명부와 수기로 작성하는 출입명부가 놓여 있다. 뉴스1

목욕장업 전자출입명부 사용이 의무화된 16일 서울의 한 목욕탕에 전자출입명부와 수기로 작성하는 출입명부가 놓여 있다. 뉴스1

 
그러면서 “‘방수 마스크나 페이스 실드 등을 착용했기 때문에 대화할 수 있다’고 하는 (심리적) 요인이 되기도 한다”며 “오히려 대화를 안 하는 것보다 위험도가 올라가는 문제도 있다”고 강조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방수 마스크가 비말 차단 기능이 인정돼 특정 조건 안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줄인다는 과학적 검증이 없다”며 “방수 마스크는 말 그대로 습기가 있는 곳에 방수 기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방역 목적이나 바이러스 차단 기능을 갖춘 제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방역 정책 지침은 질병관리청 등 중앙 정부가 명확한 과학적 기준을 바탕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지자체는 방역 정책 실행에 중점을 둬야지 정책 자체를 기획하려 하면 오히려 지역별 형평성이 어긋나는 등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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