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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온라인 시험감독

중앙일보 2021.03.23 00:16 종합 31면 지면보기
박상현 ㈔코드 미디어 디렉터

박상현 ㈔코드 미디어 디렉터

요즘 팬데믹 이후 달라질 산업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두 가지가 의료와 교육이다. 밀려드는 코로나19 환자들 때문에 일반환자들이 받아야 할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고, 이 때문에 원격진료 논의가 활발해졌다. 교육의 경우 원격수업을 1년 가까이 진행하다보니 ‘할 만하다’라는 의식이 확산되었고, 소수만을 뽑아 고액의 학비를 내게 하는 전통적인 대학 모델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코세라(Coursera) 같은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첨단 온라인 교육이 넘기 힘들어하는 큰 장벽이 있다. 바로 시험이다. 학생들이 자기 방에서 컴퓨터로 시험을 본다면 부정행위를 막기 힘들기 때문이다. 암기과목은 물론이고, 수학시험도 계산기를 사용하는 것 이상의 부정행위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게다가 심할 경우 부모가 과외교사를 옆에 앉혀서 대신 써주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미국 학교에서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지급한) 컴퓨터 카메라를 켜서 학생들의 얼굴을 녹화하고, 학생이 가진 폰 카메라를 동원해 시험을 보는 컴퓨터 화면과 책상 위를 실시간으로 촬영, 녹화하게 한다. 더 나아가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학생들의 눈동자가 컴퓨터 화면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지를 감시하기도 하고, 원격으로 학생의 컴퓨터가 시험 프로그램 외의 다른 기능이 작동하지 않도록 강제 제어하는 일도 있다. 물론 어느 하나 완벽한 방법이 아닐뿐더러 학생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많다. 어쩌면 진짜 문제는 기술이 발전하는 동안 여전히 20세기 수준에 머물러있는 지식과 능력의 측정 방법인지 모른다.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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