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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한민국이 어쩌다가 3류 인권 국가로 전락했나

중앙일보 2021.03.23 00:12 종합 30면 지면보기
경찰이 지난해 6월 26일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해온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지난해 6월 26일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해온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이 인권을 보장하지 않고 부패가 만연한 3류 국가로 전락했다. 공무원 부패와 성추행, 표현의 자유 억압, 북한 인권에 대한 외면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국 국무부가 조만간 공식 발간할 예정인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의 내용이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한국 인권 문제 가운데 ‘부패와 정부 투명성 부재’ 항목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우리나라 공직자의 부패와 성추행 사례를 조목조목 적었다. 미 국무부의 과거 보고서가 한국의 국가보안법, 양심적 병역 거부, 북한 인권 등을 주로 지적한 것과는 크게 달라졌다. 우리 스스로 말하지 못한 부끄러운 자화상을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 지적한 것이다. 한 시민은 “인권보고서 보도를 접하고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독재와 가난에서 벗어난 자유민주주의 선진국이라던 대한민국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는가.
 

미 국무부 인권보고서, 조목조목 지적
부패, 성추행, 표현의 자유와 언론 억압

 보고서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인권 문제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표현의 자유와 언론에 관한 제약이다. ‘표현의 자유’에서는 대북전단 금지와 관련해 “(한국의) 인권활동가들과 야당 정치 지도자들이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비판했다”고 적었다. ‘언론의 자유’에선 언론인이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사례를 제기했다. 국무부는 언론인에 대한 징역형 선고에 우려를 표명했다. ‘부패’는 더 심각했다. “2020년 10월 현재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씨 등에 대한 부패수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이 위안부 기금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된 사실도 지적했다. 김홍걸 의원은 후보자 등록 때 재산 축소 신고로 당에서 제명됐다고 썼다.  
 
 성추행 내용은 낯뜨거울 정도로 구체적이다. 박 전 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이다. 보고서는 “(박 전 시장이) 2017년부터 여비서에게 동의 없이 반복적으로 신체 접촉을 하고, 속옷만 입은 사진을 보냈다”고 썼다. 오늘 유엔은 북한 인권결의안도 채택한다. 유엔은 “북한에서 자행되는 제도적이며 광범위하고 중대한 인권 유린을 강하게 규탄한다”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엔은 또 북한에서 종교의 자유 제한과 온·오프라인에서 표현의 자유, 납치 문제 등도 다룬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한 채 3년째 불참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부패와 인권 제약 문제는 실제론 더 심각하다. 최근 발생한 LH 사건을 보면 공직자의 부패가 도를 넘고 있다.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이끄는 정권이 자만심에 인권을 도외시한 결과다. 인권 보호와 부패 방지는 누가 지적한다고 해서 지켜야 할 사안이 아니다. 공직자의 기본 의무다. 정부는 이제라도 인권 선진국이 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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