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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PD인데" 여대생들 꼭 수유역으로 부른 男 발목 보니

중앙일보 2021.03.22 18:23
일체형 전자발찌. 뉴스1

일체형 전자발찌. 뉴스1

성범죄 전과가 있는 40대 남성이 지상파 방송 PD를 사칭해 여대생들을 상대로 만남을 요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자신을 PD라고 속이며 강북구 수유역 인근 음식점 등으로 여대생을 불러낸 A씨를 특정해 조사 중이다.
 
전자발찌를 착용한 A씨는 자신을 지상파 방송국 PD로 소개한 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켜 주겠다며 여대생들에게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강제추행으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A씨는 지난해 12월 만기출소한 직후부터 학생들을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전자발찌를 찬 까닭에 멀리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 주거지와 가까운 수유역 인근 음식점 등에서 여대생들을 만났다.  
 
경찰은 A씨에게 강제추행 전과가 있는 점을 고려해 여대생들을 불러낸 경위와 추가 피해, 공범 여부 등을 파악하고 있다.
 
서울 대학가에서는 이 사안 때문에 ‘방송국 PD 사칭 피해 대학생 공동대책위원회’가 꾸려지기도 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피해 학생들에게 연락을 취해 방송국이 아닌 카페에서 미팅을 진행하겠다며 수유역 인근으로 불러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익광고를 찍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진 않았지만 프로필 사진 등을 요구하며 지속적인 만남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학생 중 몇 명은 지난달 경찰에 A씨가 PD를 사칭한다며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아직 뚜렷한 처벌조항을 찾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PD라고 거짓말했다는 것만으로 처벌할 수 없어서 현재로서는 죄가 되는지 정확히 판단이 안 된다”며 “추가 피해가 있는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대책위 관계자는 “활동은 잠정 중단된 상태”라며 “A씨가 감옥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막을 수가 없어 어디선가 같은 행동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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