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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쓰나미 휩쓸렸던 인니 경찰, 정신병원서 발견?

중앙일보 2021.03.22 05:41
지난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발생 당시 실종됐던 인도네시아 경찰관 추정 인물 아셉(왼쪽).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발생 당시 실종됐던 인도네시아 경찰관 추정 인물 아셉(왼쪽). [인스타그램 캡처]

16년 전 발생한 '인도양 쓰나미' 당시 실종된 인도네시아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정신병원에서 발견됐다. 정신병원에 찾아온 형제·자매들은 그가 실종된 경찰관 아셉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의 기억은 돌아오지 않아 가족들을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다.
 
22일 콤파스·트리뷴뉴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수마트라섬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근무하던 아셉은 2004년 12월 26일 초대형 쓰나미가 덮친 뒤 종적을 감췄다. 당시 반다아체 앞바다 해저에서 9.1 강진이 발생한 뒤 최고 높이 30m에 이르는 쓰나미가 수마트라섬 서부해안은 물론 인도양 연안 12개국을 덮쳤다.
 
인도네시아 아체주에서만 17만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스리랑카 3만5000여명, 인도 1만6000여명, 태국 8200여명 등 총 23만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기다리던 가족들은 아셉이 끝내 돌아오지 않자 장례까지 치렀다.
 
아셉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처음 발견된 건 2009년. 쓰나미 발생 5년이 지나서였다. 아체주 자야군파자르 마을 촌장은 정신이 나간 청년을 불쌍히 여겨 반다아체의 정신병원에 데려다줬고, 병원에서는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청년에게 '자이날 아비딘'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 캡처]

 
이 남성을 보호하던 정신병원 측은 갑자기 이달 초 파자르 마을에 그를 돌려보내기로 하고, 마을 촌장은 경찰에 가족을 찾아달라고 요청한다. 경찰들이 정신병원에 찾아가 이 남성의 얼굴을 본 뒤 아셉이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지난 17일 "신의 가호로 아셉을 되찾았다"고 SNS에 올렸고 인도네시아에선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던 이 남성은 경찰들이 기동타격대 노래를 부르자 자세를 갖추고 따라서 흥얼거렸고, 경찰을 "선배"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머리가 길고 정신이 온전치 못한 청년이 어느 날부터 마을에 보였다"며 "외모는 단정치 못했지만, 자세나 행동으로 봤을 때 군인·경찰이었던 것으로 느껴졌다"고 전했다.
 
그의 형제들은 "그가 맞다. 살아 돌아왔다"며 "오른쪽 귀에 점이 있고, 어릴 때 욕실에서 넘어졌을 때 생긴 이마의 흉터가 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도 가족 확인이나 신체적 특징 등을 고려했을 때 실종됐던 아셉이맞다고 80% 이상 확신하고 있다. 이들은 유전자(DNA) 검사와 지문확인을 했으며,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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