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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실내외 공기 5번 교환 후 입주, 새집증후군 없는 건강한 생활 첫발

중앙일보 2021.03.22 00:05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봄맞이 보금자리 꾸미기 봄을 맞아 새집으로 이사하거나 리모델링 계획을 세운 이들이 적지 않다. 크고 작은 가구나 가전, 소품을 바꿔 기분 전환에 나서기도 한다. 이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환경 개선이다. 꾸미기에 집중한 나머지 나도 모르는 사이 공기 중 유해 물질에 노출돼 가족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서다. 실내 공기 오염은 미리 알고 대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실내 공기의 질을 쾌적하게 관리해 보금자리를 건강하게 가꿔보자. 
 

공인 친환경 자재로 주택 개·보수
침구류는 커버 씌우고 자주 세탁
드라이클리닝 옷은 환기 후 보관

새집으로 이사할 때

 
새 아파트나 신축 건물 등에 입주할 때 실내 오염 물질로 인한 건강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자칫 만성 감기, 기침, 가래, 코·눈 자극, 호흡기 질환, 두통에 노출돼 고생한다. 새집에서 나올 수 있는 대표적인 실내 오염 물질은 폼알데히드다. 주로 단열재나 합판, 섬유, 가구 등의 접착제로 사용되는 포르말린에서 유출된다. 벤젠이나 톨루엔, 아세톤 등도 페인트나 건축 재료에서 잘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다.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최원준 교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상온에서 가스 형태로 존재하는 유기화합물을 말한다”며 “밝혀진 숫자만 수백 종에 달한다. 접착제 등에선 최고 10년까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새집에서 나타날 수 있는 건강 문제를 줄이려면 바깥 공기와 실내 공기를 바꿔줘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실내 공기의 온도를 높여 유해 물질의 방출량을 일시적으로 높인 후 환기하는 것이다. 먼저 외부와 통하는 모든 창문과 문을 닫는다. 대신 거실장 등 실내 붙박이 수납 가구의 문과 서랍장을 모두 연다. 표면을 보호하기 위해 씌워둔 두꺼운 합판이나 골판지도 모두 제거한다. 그런 다음 난방시스템을 가동해 35~40도로 만든다. 이를 하루 10시간 유지한 뒤 외부로 통하는 모든 문과 창문을 열어 1~2시간 환기한다. 이를 5회 정도 반복한다.
 
이 방식이 여의치 않으면 난방시스템 가동을 3일간 유지했다가 외부로 통하는 모든 문과 창문을 열어 5시간 정도 환기한다. 이 방법은 한 번으로 충분하다. 이땐 실내에 임산부나 노약자의 출입을 절대 금해야 한다. 입주 후 3개월까진 철저한 환기가 필수다. 창문은 잠자는 시간 외엔 웬만하면 열어두고 현관문은 하루 2~4시간 열어놓는다. 무엇보다 새집으로 이사한 후 갑자기 설명되지 않는 증상이 생긴다면 막연히 기다리기보다 의사를 찾아 상담할 것을 권한다.
 
 

주택 고치거나 새 가구 들일 때

 
주택을 개·보수하면 마감재·구조재 등 건축자재로부터 오염 물질이 실내 공기로 방출된다. 개·보수할 땐 환경부 건축자재 표지(실내마크), 환경표지(친환경 마크), 단체표준인증(HB마크) 등이 부착된 오염 물질 방출률이 낮은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내장재도 마찬가지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는 폼알데히드 방출량이 적은 순서에 따라 SE0, E0, E1, E2 등급을 부여한다”며 “높은 등급의 내장재를 사용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보통 E1등급 이상을 가구 자재로 허용하고 있지만, 가급적 친환경 자재로 분류할 수 있는 SE0나 E0 등급으로 만든 가구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또 새 가구나 가전제품을 살 땐 다량의 화학물질이 포함된 합성 제품은 피하고 친환경 제품을 권장한다. 가급적 압축 성형을 하지 않은 목재나 철재로 만든 가구가 좋으며, 가죽 제품은 화학물질 가공을 많이 하지 않은 제품인지 살핀다. 친환경 제품은 녹색제품정보시스템·한국환경산업기술원·한국공기청정협회 등 인터넷에서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구매 시 참고하면 된다.
 
 

침구류 바꾸고 의류 정리할 때

 
집먼지진드기는 천식이나 아토피,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사람의 각질을 먹고 사는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류에서 많이 발생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기관지 천식을 예방하려면 주변 환경을 청결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집먼지진드기 등이 생기지 않도록 이불이나 베개를 자주 세탁하고 햇빛에 말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립환경과학원의 ‘주거 공간별 실내 공기 질 관리방안 연구’(2009)에 따르면 집먼지진드기 평균 농도가 6개월 이내에 이불 세탁을 한 경우 1634ng/g, 이불 세탁을 하지 않은 경우 2187ng/g으로 차이를 보였다.
 
따라서 사용하는 이불, 요, 침대 매트리스 등 침구류는 주기적으로 털어 먼지를 제거한다. 집먼지진드기의 통과를 막을 수 있는 커버를 씌우고 땀·각질을 제거해 진드기나 미생물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수시로 뜨거운 물로 세탁한 후 말려 사용한다. 오래 방치하기 쉬운 침대 매트리스도 표면이 오염되면 염소 표백제로 닦아내고 깨끗한 물걸레로 다시 닦아 말려준다. 계절이 바뀌면 옷 정리부터 하게 된다. 보통 겨울에 입은 옷은 드라이클리닝해 보관한다. 드라이클리닝에 사용하는 약품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다. 세탁소에서 받자마자 통풍이 잘 되는 베란다나 외부에서 1시간 정도 환기한 후 실내에 보관하는 게 좋다.
 
 

누수·결로로 곰팡이 생겼을 때

 
누수나 결로 현상이 생긴 주택에는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이 번식하기 쉽다. 누수나 결로는 실내·외 습도가 높고 온도가 낮은 창이나 벽, 바닥, 천장 등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으므로 이를 상시 점검하고 발생 시 가능한 한 빨리 보수해야 한다. 건축 관련 전문가에게 자문해 제습기 사용이나 환기를 해 실내 습도를 낮추거나 차가운 창이나 벽, 천장 등의 단열을 보강한다. 가구는 벽에서 띄우고 밑면에는 받침을 넣어 공기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집 안에 미생물이 번식하지 않으려면 적정한 실내 온도·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사람이 가장 쾌적하게 느낄 수 있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려면 온도는 18~22도, 습도는 40~60%를 유지하는 게 좋다. 실내 온도는 냉난방기를 사용하면 쉽게 조절할 수 있으나 습도는 조절이 어려운 편이다. 난방기를 돌려 실내 온도를 높여주면 실내 공기 중의 수분이 건조돼 습도가 낮아진다. 옷장이나 침구장, 신발장 등에 제습제를 넣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실내 습도를 높이는 데에는 가습기를 사용하는 게 좋다. 단,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선우 교수는 “잦은 환기와 공기청정기·가습기, 젖은 빨래 등을 적절히 사용해 맑은 공기와 적당한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물은 실내 습도 조절과 함께 공기 중 미세먼지와 유해 물질을 줄이는 데 도움된다. 특히 잎 뒷면의 기공을 통해 미세먼지와 폼알데히드, 벤젠과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흡수한다. 이렇게 흡수된 물질은 광합성의 대사산물이 되거나 뿌리에서 미생물의 먹이가 돼 분해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따르면 마삭줄·애플민트 등은 습도 조절에 효과적이라 집 안 곳곳에 두면 좋다. 거실에는 1m 정도 크기의 식물이 추천된다. 남천·접란·아레카야자·인도고무나무 등이 어울린다. 베란다에는 휘발성 유해 물질 제거 능력이 우수한 식물 중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팔손이나무, 분화용 국화, 시클라멘 등을 배치하면 좋다. 침실에는 밤에 공기 정화를 할 수 있는 호접란·선인장·다육식물 등이 도움된다.
김선영 기자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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