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한 가족] 날개뼈 찢어질 듯하면 대동맥, 등짝 한가운데 뻐근하면 콩팥 점검!

중앙일보 2021.03.22 00:05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등 통증이 경고하는 질환 

흔히 등이 아플 때 단순히 근육통이나 염좌, 잘못된 좌식 및 수면 습관 등을 원인으로 떠올린다. 하지만 등 통증
이 의외의 질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현 교수는 “환자가 등 통증을 호소해 내원한 경우 등 통증의 위치와 양상, 통증 발생 시기, 환자의 병력 등을 토대로  

명치 뒤 중등도 통증 지속 땐 췌장
옆구리도 아프면 요로 이상 의심
통증 위치·양상 등 따라 질환 다양

의심 질환을 가늠해 검사한다”고 설명했다. 등 통증 유형으로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을 알아본다.  
 

대동맥 박리 견갑골 사이 날카로운 통증

등 쪽 날개뼈(견갑골) 사이에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면 ‘대동맥 박리’를 의심할 수 있다. 처음 발병 당시에 등 통증이 가장 심하고, 이후 수시간 이상 심한 통증이 지속한다. “칼로 찢는 것 같다” “도끼로 내려치는 것 같다”고들 표현한다.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강웅철 교수는 “심장에서 뻗어 나가는 대동맥은 내막·중막·외막 등 세 겹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고혈압으로 내막과 중막 사이가 찢어져 벌어진 질환이 대동맥 박리”라며 “박리 부위가 심장 뒤쪽의 하행 대동맥(척추 앞에서 내려가는 대동맥)일 때 이곳과 가까운 등에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고 강조했다. 고혈압 환자가 순간적으로 큰 힘을 줄 때 대동맥 박리가 나타날 수 있다. 혈압약을 잘 챙겨 먹지 않거나, 약을 먹어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가 고위험군이다. 환자의 고혈압 병력 유무와 통증에 대한 표현법 등을 바탕으로 CT, MRI, 심장 초음파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찢어진 대동맥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대체하거나 스텐트를 삽입하는 치료가 대표적이다. 고혈압 환자라면 일상 속 혈압을 수시로 측정하며 관리해야 한다.
 
 

췌장암 척추뼈나 신경절로 전이 땐  통증

등 통증을 동반하는 암이 췌장암이다. 췌장은 복강 내 뒤쪽, 척추뼈 바로 앞에 있는데 이곳에서 암 덩어리가 커져 척추뼈나 신경절로 전이된 4기 췌장암의 경우 등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췌장이 있는 명치 뒤쪽(브래지어 라인) 등 부위를 중심으로 중등도의 통증이 계속 이어지며 일부 환자에게선 돌발성 등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윤재훈 교수는 “등 통증, 무통성 황달,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등으로 췌장암 의심 소견이 있을 땐 복부 CT로 췌장암 여부를 진단한다”며 “췌장암인 줄 모르고 지내다가 지속적인 등 통증으로 병원을 찾아 췌장암 4기로 진단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췌장암 예방을 위해 권장되는 검진 주기는 나와 있지 않다. 윤 교수는 “췌장암 위험인자에 해당한다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개인별 정기검진 주기를 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췌장에 물혹이 있거나 만성 췌장염을 앓는 경우, 55세 이상이면서 당뇨병으로 처음 진단받은 경우, 당뇨병 환자 가운데 약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직계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2명 이상인 경우 등이 췌장암의 위험인자에 해당한다.
 
 

급성 신우신염 허리 위·옆에 통증과 발열

신우신염은 요로감염의 일종으로, 세균이 방광을 거쳐 콩팥(신장)까지 타고 올라와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그중 급성 신우신염의 경우 브래지어 라인 밑부분의 등이 뻐근하면서 손으로 등을 가볍게 칠 때 ‘악’ 소리를 낼 정도로 짧고 강한 통증을 느낀다.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이창화 교수는 “콩팥은 등에서 불과 3㎝ 깊이에 있어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등이 뻐근하고 눌렀을 때 찌릿한 통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콩팥이 있는 브래지어 라인 밑의 왼쪽 또는 오른쪽에서 통증이 나타나며, 세균 감염으로 인한 고열·오한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아랫배가 뻐근하면서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을 참기 힘들 수 있다. 신우신염이 의심되면 소변 검사를 통해 소변 속의 백혈구와 세균을 검사해 진단하고, 요 배양검사로 원인균을 확인해 항생제로 치료한다. 신우신염 원인균의 85%는 대변 속 대장균이다.
 
 

요로결석 허리 위 통증 1~2시간마다 반복

요로결석은 콩팥에서 모인 소변이 방광으로 내려오는 길(요관)을 돌이 가로막는 질환이다. 돌이 요관 주변의 신경을 자극할 때 이 신경과 가까운 등·옆구리 부위에서 산통 수준의 통증을 유발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비뇨의학과 박성곤 교수는 “등만 아프기도 하지만 왼쪽 또는 오른쪽 옆구리가 함께 아플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왼쪽 신장과 연결된 요관에서 돌이 막히면 등과 왼쪽 옆구리가 아플 수 있다.  
 
통증 유발점은 허리 위쪽(갈비뼈 하단)에서 옆구리까지의 면적이다. 이 부위에서 극심한 통증이 20~30분 이어지다가 1~2시간 괜찮아지고, 다시 20~30분간 아픈 증상이 반복하는 게 특징이다. CT·X선 등으로 진단한다. 돌 지름이 5㎜ 이상이면 체외충격파술, 내시경적 수술 등으로 돌을 깨부수거나 빼낸다. 물을 잘 섭취하지 않는 사람, 통풍·류머티즘을 앓은 적 있거나 요로감염 발병이 잦은 환자는 요로결석의 고위험군이다. 최선의 예방법은 충분한 수분 섭취다. 땀을 많이 흘렸거나 운동 전후엔 수분 보충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