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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3·3·3 법칙’은 지키면서 양치 때 물 온도, 닦는 각도는 모른다고?

중앙일보 2021.03.22 00:05 건강한 당신 1면 지면보기
튼튼한 치아·잇몸은 전신 건강의 문지기다. 고른 영양 섭취는 물론 전신 염증 반응에 관여하며 심뇌혈관 질환, 치매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킨다. ‘이가 자식보다 낫다’(한국 속담), ‘하나의 치아가 다이아몬드보다 소중하다’(소설 돈키호테) 등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구강 건강이 강조된 배경이다. 일상에서 작은 관심만 기울여도 치아·잇몸 건강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세계 구강 보건의 날(20일)과 잇몸의 날(24일)을 맞아 놓치기 쉬운 생활 속 구강 관리 요령을 짚어본다.
 

양치 30분 후 청결제로 헹궈야
마스크 쓰고 걸을 땐 입호흡 말고
미백 시술 후엔 이틀간 담배 끊길

양치 습관 - 따뜻한 물로 칫솔질해야 세정 효과 커

 
 
 
하루 3번, 식후 3분 내, 3분 이상 양치하는 ‘3·3·3 법칙’은 가장 널리 알려진 구강 관리법이다. 하지만 ‘3·3·3 법칙’도 양치질의 방향·강도·순서, 물 온도 등 디테일에 신경 써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우선 양치질은 칫솔 헤드를 치아와 잇몸 사이에 45도 각도로 놓고 위아래로 서서히 쓸어내듯 하는 게 정석이다. 너무 강한 힘을 주면 치경부(치아와 잇몸의 경계 부위)가 닳아 시린 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마사지하듯 칫솔을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충치·잇몸병은 대개 손이 잘 닿지 않는 곳부터 생기므로 ‘안쪽→바깥쪽’ 순서로 양치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양치 시 ‘물’도 잘 써야 한다. 산성이 강한 새콤한 음식이나 탄산음료·맥주·주스 등을 마시면 치아가 삭아 양치할 때 쉽게 닳는다. 양치하기 전 물로 입안을 충분히 헹궈야 하는 이유다. 물 온도도 중요하다. 강릉영동대학 치위생과 연구팀이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일주일씩 찬물(20도), 미지근한 물(35도), 따뜻한 물(50도)로 양치하게 한 후 구강 상태를 비교한 결과 치태, 입 냄새 감소 효과는 따뜻한 물을 썼을 때 가장 컸다. 연구팀은 “물 온도가 높을수록 세탁이 잘 되듯, 따뜻한 물에 치약의 세정 성분이 더욱 잘 풀려 효과가 커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치 직후 구강 청결제를 사용하는 건 피해야 할 행동이다. 치약에는 거품을 만들고 세정 효과를 높이기 위한 성분(계면활성제)이 포함돼 있는데, 구강 청결제의 염화 성분(CPC)과 만나 치아 변색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글을 자주 하면 구강 내 유해균은 물론 유익균까지 사라져 전신 건강에도 좋지 않다. 하루 1~2회, 양치한 후로 30분 이상 지난 뒤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 습관 -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침샘 막힐 수도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구강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히 구강건조증은 약물·질환만큼 생활 습관에 큰 영향을 받는다. 첫 번째는 구강 호흡이다. 입으로 호흡할 때는 공기 중의 먼지·세균 등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온도·습도 조절이 잘 안 돼 구강건조증과 이로 인한 충치·잇몸병이 훨씬 잘 생긴다. 뼈가 무른 5세 전후 구강 호흡을 지속하면 주걱턱, 부정교합으로 얼굴 모양이 변할 수도 있다.
 
축농증·비염 등의 질환 때문이 아닌 습관적인 구강 호흡은 훈련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턱 근육이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은 입술 사이에 은박지를 물리거나 테이프로 위아래를 고정해 스스로 입을 벌리고 있는지 자각하게 해주는 게 좋다. 마스크를 썼을 때는 숨이 차지 않게 평소보다 보폭을 줄이거나 운동량을 조절한다. 실내 온도는 17~22도, 습도는 40~50%로 유지하는 것도 구강 건조함을 해소하는 데 도움된다.
 
둘째, 스마트폰 사용이다. 침은 구강 안쪽의 침샘(타액선)에서 생성돼 외부로 배출된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이를 꽉 물게 되는데, 이때 구강 내 음압이 높아지면서 침샘이 막히기 쉽다. 긴장·집중할 때 활성화하는 교감신경의 작용으로 침 분비량 자체도 준다. 고인 물이 썩듯 침 분비가 원활하지 않으면 침샘에 돌이 생기거나(타석증), 세균 등이 역류해 염증이 발생하는 타액선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것이다. 특히 야간에는 침 분비량이 주간 대비 10분의 1에 불과해 잠자기 전 스마트폰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턱을 괼 때 손바닥이 닿는 부위(턱밑 침샘)를 마사지하거나 양쪽 볼에 바람을 넣고 혀를 허공에 두면 침 분비가 촉진돼 구강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식습관 - 채소·녹차 즐기고 식사 시간은 길게

 
 
 
좋은 음식이 약이 된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의 격언은 구강 건강에도 유효하다. 치아에 가장 좋은 음식은 배추·열무 줄기 등 섬유질이 많은 채소다. 음식을 씹는 과정에서 섬유질이 치아 표면을 물리적으로 닦아주기 때문이다. 불소 성분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과 녹차도 구강 건강에 이롭다. 다만 녹차는 치아 변색을 유발할 수 있어 마신 다음 물로 입안을 헹궈주는 게 좋다.
 
달고 신 음식은 치아 건강을 위해 가급적 멀리해야 한다. 캐러멜·껌, 녹말이 풍부한 빵은 치아 사이에 들러붙어 세균의 온상이 된다. 오렌지·귤처럼 군침을 돌게 하는 과일 역시 당분·산도가 높아 충치를 유발하는 만큼 자제하는 게 좋다. 꼭 먹어야 한다면 침에 잘 녹지 않는 호밀빵이나 무설탕 껌을 선택하고, 신맛 나는 과일은 우유와 곁들여 먹는 게 산 성분을 중화하는 데 도움된다.
 
식습관 역시 중요하다. 과식·속식은 금물이다. 음식을 많이 먹으면 그만큼 섭취하는 당분이 늘어 치아가 망가지기 쉽다. 위산이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해 치아가 부식될 우려도 있다. 음식을 오래 씹는 것은 치아·잇몸·침샘을 자극하는 동시에 영양 흡수와 소화력 증진에도 도움 돼 권장된다.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 호르몬’이 분비돼 비만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치아·잇몸을 위해서는 부드러운 음식보다 견과류처럼 단단한 음식을 가까이해야 한다. 구강 조직을 자극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음식 섭취 시 통증·출혈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사와 상의해 자신의 구강 상태에 맞춰 음식 종류·양을 조절한다. 간식은 되도록 줄여야 한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양치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서다. 실제로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한국치위생과학회, 2011)에서 간식을 하루 2회 이상 먹는 학생은 적게 먹는 학생보다 충치가 2배 이상 많았다.
 
 
 

치과 치료 후 관리 - 임플란트 후엔 이갈이 치료하길

 
 
 
치과 치료는 시간·경제적인 부담이 큰 편이다. 치료 후 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발치는 흔히 유치가 영구치로 교체되는 만 6~12세에 많이 이뤄진다. 단, 단순히 유치가 흔들린다고 무조건 빼면 치아 배열이 어긋나거나 덧니·부정교합의 원인이 될 수 있다. X선 촬영을 통해 영구치의 위치·크기, 자라는 속도 등을 확인하고 발치하는 것이 안전하다.
 
환한 미소를 위해 미백 시술을 선택했다면 적어도 이틀은 금연하고 커피·콜라 등 색이 진한 음식을 피해야 한다. 병원에서 이뤄지는 시술은 물론 집에서 ‘셀프 미백’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치아 교정을 했다면 유지장치는 반드시 착용한다. 치아의 위치를 제대로 잡지 않으면 교정 효과가 떨어질뿐더러 턱 모양까지 변형될 수 있다.
 
틀니는 연마제가 든 치약 대신 흐르는 물이나 주방 세제, 전용 치약으로 씻어야 손상 없이 오래 쓸 수 있다. 잠자리에 들 때는 틀니를 빼 전용 세정제가 포함된 물에 담가두는 게 구강·전신 건강 모두에 좋다. 수면 중 틀니를 착용하면 침과 함께 이물질이 넘어가 폐렴 위험이 흡연하는 것만큼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임플란트는 치아와 잇몸 뼈를 잇는 치주인대가 없어 충격·감염에 취약하다. 특히 잘 때 이를 갈면 평소 음식을 씹을 때보다 턱 주위에 5~6배의 힘이 들어가 임플란트가 파손될 위험이 커진다. 평소 잠버릇이 심하다면 치과에서 구강 보호장치를 맞추거나 근육에 보톡스 주사를 놓아 힘을 빼는 치료를 고려한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도움말=김덕수(보존과)·백장현(보철과)·이연희(구강내과) 경희대치과병원 교수, 진세식 유디강남치과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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