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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요가·헬스 도중 사타구니 통증? 고관절에 탈 났다는 신호일 수도

중앙일보 2021.03.22 00:05 건강한 당신 7면 지면보기

 곧은 보행 지켜주는 고관절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서 잘 나타나지만 몰라서 키우는 관절 질환이 있다. ‘고관절’과 관련한 질환들이다. 몸의 중심에 자리한 고관절은 체중을 지지하면서 보행을 돕는 핵심 관절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김태영 교수는 “건강관리와 여가를 위해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젊은 연령층에서 운동을 과하게 하다가 고관절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많다”며 “고관절은 조금만 손상이 생겨도 급속히 나빠질 수 있고, 이로 인한 통증도 심해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장시간 한 자세·양반다리도 원인
허리 병과 혼동해 간과하기 쉬워
자신의 관절 모양에 맞는 운동을

 고관절은 골반의 컵 모양으로 생긴 부분(비구)과 대퇴골의 둥근 머리 부분이 만나 상체와 하체를 연결해 주는 크고 안정된 관절이다. 주로 앞뒤 방향으로 움직이는 무릎관절과 달리 고관절은 앞뒤·좌우·회전 등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이며, 운동 범위가 넓다.
 
 고관절의 모양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 때문에 고관절의 운동 범위에는 개인차가 있고, 고관절에 손상이 생겼을 때 통증이 더 잘 발생하는 사람이 있다. 김 교수는 “고관절의 비구 부분이 튀어나와 있거나, 대퇴골의 탁구공처럼 생긴 둥근 부위가 짱구처럼 생겼으면 고관절이 매끈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꽉 끼면서 손상에 취약하고 통증도 잘 생긴다”며 “연골을 자꾸 닳게 해 고관절염 같은 질병이 젊은 나이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 관절의 물렁뼈 손상 주의

 
고관절에 발생하는 스포츠 손상은 다양하다.  상체의 하중을 두 개의 탁구공만 한 관절 부위가 감당하면서 힘줄·근육·인대 등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체중이 80㎏인 성인이 달리기를 할 때 고관절의 탁구공 크기 부위 하나당 1t 정도의 하중을 감당한다”며 “이 때문에 과하게 운동하는 사람에게서 대퇴골두에 미세 골절이 잘 발생한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오래 걷거나 달리고, 발차기·레그프레스 같은 운동을 반복적으로 과하게 하면 견디고 견디던 대퇴골두 부위에 금이 간다.
 
 젊은 여성은 고관절이 불안정한 면이 있어서 관절에 붙은 물렁뼈인 비구에 손상이 오는 사례가 꽤 있다. 요가·필라테스 등을 하며 관절 가동 범위를 무리하게 늘리다가 고관절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여성에서는 고관절이 덜 형성돼 꽉 잡아주는 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요가 등을 하며 관절을 과하게 꺾거나 움직이다가 완충 역할을 하는 물렁뼈에 무리가 가 비구순·인대 파열이 생겨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어깨에서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과 석회성 건염도 고관절에 잘 발생한다. 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은 관절막이 손상돼 붓고 뻣뻣해지면서 관절이 잘 움직이지 않는 질환이다. 석회성 건염은 고관절 주변에 인대·힘줄에 석회가 생기는 질환이다.
 
 이처럼 다양한 고관절 질환을 일으키는 또 다른 원인은 바르지 못한 자세나 한 가지 자세를 오래 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같은 자세로 작업을 장시간 하거나 운전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또 다리를 꼬거나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습관이 문제가 된다”며 “이런 자세들은 관절 주변 인대와 힘줄에 무리가 가게 하고 지속해서 미세한 손상을 준다”고 말했다.
 
 

고관절은 웬만큼 닳아도 통증 못 느껴

 
고관절 질환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통증 탓에 앉고 서고 걷는 등 일상 활동이 힘들어진다. 하지만 고관절은 다른 관절보다 크고 안정적인 관절이라서 웬만큼 닳아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또 통증 부위가 허리 주변이다 보니 허리 질환과 혼동해 간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관절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는 통증으로 나타난다. 관절에 문제가 있으면 사타구니에 통증이 주로 생긴다. 관절 주변의 인대·힘줄 문제일 땐 엉덩이나 골반 외측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 눌렀을 때 통증(압통)이 있기도 하다. 이 밖에도 증상은 다양하다. 다리를 앞이나 옆으로 뻗을 때 아프고, 걸을 때 절뚝거리는 경우 등이다. 김 교수는 “무리하게 움직였거나 늘 운동을 하던 사람,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해야 하는 사람이 갑자기 이런 통증이 있으면 고관절 이상을 확인해 봐야 한다”며 “정형외과 등을 찾아 X선과 신체검사를 받으면 대부분 판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 고관절 질환 치료는 관절·연골을 보호하는 적절한 약물을 쓰고, 운동 범위를 조절하는 등의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김 교수는 “고관절에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고 통증을 운동으로 풀어야 한다며 방치하다가 문제를 키워 오는 환자가 꽤 많다”며 “고관절을 오래 건강하게 쓰려면 자신의 관절 모양을 알고, 적정한 운동 범위와 시간, 종류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관절이 보내는 이상 신호

사타구니·엉덩이에 통증이 있다
골반 외측을 누르면 아프다
절뚝거리면서 걷는다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들다
다리를 앞이나 옆으로 뻗기 힘들다
다리 꼬기나 양반다리가 잘 안 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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