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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2030년 1700조 시장, 현실이 된다

중앙일보 2021.03.22 00:04 경제 1면 지면보기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공개한 혼합현실(MR)플랫폼 ‘메쉬’.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공개한 혼합현실(MR)플랫폼 ‘메쉬’.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LG전자는 일본 닌텐도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활용한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마케팅을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동물의 숲은 가상 캐릭터가 마을을 꾸미고 이웃과 교류하는 내용의 게임이다. 전 세계 가입자는 1년여 만에 3000만 명을 넘었다.
 

AR·VR·XR과 AI·5G 만나 급성장
로블록스 상장 10일만에 시총 43조
네이버 제페토 누적 이용 2억명
LG전자·MS·페이스북도 뛰어들어
게임 넘어 사무·교육·의료로 확장

LG전자는 “올레드 팬덤을 만들겠다”며 가전업계 최초로 동물의 숲에 입주했다. 동물의 숲에 ‘올레드 섬’을 만들어 게임 이용자들에게 스포츠·영화·게임 콘셉트로 꾸민 올레드 TV의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 동물의 숲을 세계 100대 발명품의 하나로 꼽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 많은 사람에게 마음의 휴식을 제공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미국의 게임 개발자 이든 가브론스키(20)는 지난달 4만9000달러를 벌었다. 자신이 만든 액션게임 ‘배드 비즈니스’에서 옷·무기 같은 아이템을 팔아 얻은 돈이다. 그는 가상세계 플랫폼 로블록스가 무료로 제공하는 개발도구(툴)를 이용해 쉽게 게임을 만들었다. 유튜브가 동영상을 올린 유튜버들과 광고 수익을 나누는 것처럼 로블록스도 수익 배분 모델을 갖고 있다. 게임 개발자에게 암호화폐인 로벅스를 나눠주는 방식이다.
 
가상과 현실을 섞은 ‘메타버스’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가리키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3D) 가상세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메타버스란 말은 1992년 미국 작가 닐 스티븐슨의 공상과학 소설 『스노크래시』에 처음 등장했다.
 
성큼 다가온 메타버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성큼 다가온 메타버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최근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확장현실(XR)과 5세대(5G) 이동통신 같은 신기술을 접목해 시장을 키우고 있다. 메타버스를 체험하는 데 필요한 VR·AR 기기 등의 가격은 낮아졌다. VR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2’는 미국에서 299달러에 팔리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그룹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메타버스의 기술적 근간을 형성하는 XR 시장이 2025년 537조원에서 2030년 17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타버스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로블록스는 지난 10일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지난 19일 기준 시가총액은 388억 달러다. ‘심즈’ ‘배틀필드’ 같은 게임으로 유명한 일렉트로닉아츠(369억 달러)를 제쳤다. 미국의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 중 절반 이상이 로블록스를 즐긴다고 한다.
 
메타버스의 수익모델 진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메타버스의 수익모델 진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국내에선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제페토라는 플랫폼이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120억원)와 JYP엔터테인먼트(50억원)도 이 플랫폼에 투자했다. 출시 3년 도 안 돼 누적 이용자가 2억명을 넘었다. 업계에선 제페토 이용자의 80%가 10대라는 점에 미래 가능성을 기대하는 시각이 있다.
 
미국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옴니버스’라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3차원(3D) 애니메이션이나 자율주행차 등을 만드는 작업자들이 현실에서 일하는 동시에 가상의 사무실에 접속할 수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혼합현실(MR) 플랫폼 ‘메쉬’를 선보였다. MS의 MR 헤드셋 장치(홀로렌즈2)를 착용하고 메쉬에 접속하면 ‘디지털 아바타’의 모습으로 멀리 떨어진 동료와 한 자리에서 대화할 수 있다.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지능데이터연구팀장은 “최근 메타버스는 인공지능(AI)·XR·5G 등 신기술과 시너지를 내면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있다”며 “조만간 교육이나 의료 분야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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