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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18개 훔친 '코로나 장발장' 곧 출소…경기도 지원키로

중앙일보 2021.03.21 12:51
경기도 광명시 시립광명푸드뱅크마켓행복바구니 1호점에 설치된 '경기도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를 찾은 시민이 물품을 지원받고 있다. 경기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결식 위기에 놓인 긴급 생계위기 대상자 등을 위해 무료로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제공하는 ‘경기도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뉴스1

경기도 광명시 시립광명푸드뱅크마켓행복바구니 1호점에 설치된 '경기도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를 찾은 시민이 물품을 지원받고 있다. 경기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결식 위기에 놓인 긴급 생계위기 대상자 등을 위해 무료로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제공하는 ‘경기도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3월 23일 새벽 경기도 수원시의 한 고시원. 40대 남성 A씨가 구운 계란 18개를 훔쳐 달아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일주일 뒤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무료급식소까지 문을 닫아 일주일을 굶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그에게 '코로나 장발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구운 계란 18개 훔쳐 수감,'코로나 장발장'

그러나, A씨에겐 선처받기 어려운 전과가 있었다. 계란을 훔치기 전 보이스피싱 관련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 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아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다만, 법원은 "여러 차례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그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1년이 지난 오는 28일 그는 출소한다. 
 
 
처벌받기 이전과 삶의 여건이 다르지 않은 A씨에게 이번엔 경기도가 손을 내밀었다. 그의 주거와 의료·생계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힌 것이다. 연락이 닿는 가족도, 가진 돈도 없는 그는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에 교통사고 후유증까지 앓고 있다고 한다.
 
경기도는 장기미사용 임대주택을 활용해 임시 주거 공간과 필요한 물품을 지원한다. A씨가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도 제공한다.
 

경기도, 주거·의료·생계 지원하기로 

지역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기초생활 급여 신청도 하도록 할 예정이다. 기초생활급여 대상으로 결정되기 이전이라도 직권으로 긴급 생계급여 지급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생계비 지원도 받을 수 있다. A씨의 의견에 따라 긴급복지 지원, 재활시설 연계 등 필요한 지원방안을 찾아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17일 수원구치소에서 A씨를 면회한 뒤 지원 대책을 고민했다고 한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코로나 장발장은 지금도 감옥에'라는 글을 올리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경기도는 A씨의 사건을 계기로 어려운 이들에게 식자재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경기 먹거리 그냥 드림 코너'를 도내 36곳에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A씨 뿐만 아니라 위기 이웃 지원을 위한 기초생활보장, 긴급복지지원, 통합사례관리 등을 시행 중"이라며 "도움을 원하는 사람은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자세한 상담과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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