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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는 청춘 아이콘, 잘 입으면 10년 젊어보인다

중앙선데이 2021.03.20 00:02 728호 2면 지면보기

[SUNDAY 트렌드] 중년의 청청 패션 열풍

찢어진 청바지 차림의 나훈아. [영상 캡처]

찢어진 청바지 차림의 나훈아. [영상 캡처]

# 지난해 KBS 추석 스페셜 ‘대한민국 어게인’ 콘서트를 시청률 29%라는 히트작으로 끌어올린 ‘가황’ 나훈아. 73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흰색 러닝셔츠에 찢어진 청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노익장을 과시했다.
 

파란색은 젊음·자연·신뢰 상징
70대 나훈아, 정용진 부회장 즐겨

티셔츠+맨발에 로퍼 조합 어울려
몸매 주눅 들지 말고 즐겨 볼 만

# 트렌드에 민감하고 센스 있는 패셔니스타로 인정받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청바지를 즐겨 입는 CEO로 유명하다. 지난해 여름에는 ‘정용진 청바지’가 연관 검색어로 떠오르기도 했다.
 
# 최근 뜨거운 화제를 모은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에서 1·3위를 한 가수 이승윤과 이무진. 각각 ‘30호’와 ‘63호’로 불렸던 그들이 한 팀이 된 적이 있다. 듀엣이라면 으레 의상도 맞춰 입어야 하는데, 둘의 나이 차는 11살. 이들은 나이 차를 극복할 수 있는 옷으로 청재킷과 청바지 차림의 ‘청청패션’을 택했다.
  
정장 바지와 한 끗 차 비밀은 주름
 
‘싱어게인’에 출연했던 이무진(왼쪽)·이승윤. [영상 캡처]

‘싱어게인’에 출연했던 이무진(왼쪽)·이승윤. [영상 캡처]

‘청바지’는 전 세계인이 알고 있는, 가장 만만한 패션 아이템이다. 하지만 중년의 문턱을 넘고부터 어쩐지 입기 부담스럽다는 사람이 많다. 젊은 친구들이나 입는 옷이라며 옷장에서 치워버린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앞에 예를 들었던 것처럼 청바지만큼 정체성이 확실한 옷도 없다. 예나 지금이나 청바지는 젊음과 청춘의 아이콘이다. 청바지만 잘 입어도 10년은 거뜬히 젊어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1873년 제이콥 데이비스와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마을에서 금광 노동자용 작업복으로 튼튼하고 질긴 바지를 만든 게 우리가 아는 청바지의 시작이다. 농부와 카우보이의 옷이었던 청바지가 젊음과 청춘의 상징이 된 것은 1955년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주인공 제임스 딘이 영화 내내 청바지를 입고 나와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부터다. 이후 60년대 히피족, 70~80년대 로커들이 그 이미지를 이어받았다.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 [중앙포토]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 [중앙포토]

인디고 염료를 사용해 파랗게 염색했다고 해서 붙여진 ‘블루 진(blue jeans)’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하늘과 바다를 닮은 컬러도 젊은 이미지에 한몫한다. I.R.I 색채연구소가 발간한 『디자인보다 아름다운 컬러』를 보면 “빨강에 대한 선호도가 개인에 따라 매우 극단적인 것에 비해 파랑에 대해선 모두 무난하게 호감을 갖는다”며 “이는 파란색이 젊음·자연·신뢰를 상징하는 긍정적 이미지의 색인 동시에 피카소를 비롯한 많은 화가들이 매료될 만큼 상상력과 창의력을 상징하는 색이기 때문”이라고 적혀 있다.  
 
청바지에 줄무늬 정장 재킷을 매치했다. [사진 브루넬로 쿠치넬리]

청바지에 줄무늬 정장 재킷을 매치했다. [사진 브루넬로 쿠치넬리]

그렇다면 청바지와 파란색 정장 바지의 차이는 뭘까.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 대표는 “바지 주름이 있고 없는 한 끗 차이”라며 “다리미로 매번 ‘칼 주름’을 잡아야 하는 정장 바지에 반해 청바지는 처음부터 주름이 없는 옷이다. 즉, 마구 흐트러지고 구김이 생겨도 개의치 않는 자유로움과 여유가 ‘젊다’는 정체성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심지어 요즘 MZ세대 사이에선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물과 세제 사용을 줄이는 목적으로 청바지 세탁을 안 하는 게 새로운 유행이 됐다. 132년의 역사를 가진 청바지 브랜드 ‘리’의 곽진일 차장은 “청바지를 입으면 자연스레 셔츠·벨트·신발·가방까지 모두 캐주얼한 분위기의 것을 고르게 돼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경쾌하고 젊어질 수밖에 없다”며 “청바지를 입을 때는 티셔츠와 함께 맨발에 로퍼를 신어볼 것”을 추천했다.
 
구김 생겨도 상관 없는 자유로움
 
캐나다의 56세 인플루언서 그리스 가넴의 인스타그램.

캐나다의 56세 인플루언서 그리스 가넴의 인스타그램.

패션은 이미지다. 하지만 옷보다 더 강력한 동기로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건 자신감이다. 패션 사업가이자 유튜버 ‘바지장인’으로 유명한 강원식(47) 대표는 “청바지는 밥이나 빵처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해서 나이와 상관없이 입을 수 있는 옷”이라며 “오히려 그래서 영원히 젊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업계에서 ‘청바지를 잘 입는 꽃중년’으로 통하는 그는 “유행에 뒤떨어진 패션 감각과 달라진 몸매 때문에 주눅 들지 말고, 자신 있게 ‘나만의 데님’ 만들기를 즐겨보라”고 제안했다. 내 몸에 잘 맞는 청바지를 골라 내 습관대로, 내 생활 패턴대로 길들이기다. 예를 들어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고 다니면 주머니는 지갑 모양대로 늘어나고, 천도 그 부분만 빨리 헤진다. 무릎·다리 부분 염색 또한 체형과 습관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물이 빠질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젊음을 상징하는 청바지는 실제로 입었을 때 젊은 분위기를 유도한다. 지금 필요한 건 자신감이다. 세상 청바지가 다 거기서 거기라며 옷에 무심한 척 말고, 내 몸에 꼭 맞는 청바지 찾기를 시작해보자. 적어도 일요일에 옷장 문 여는 기분이 확 달라질 것이다.
 
청바지, 복숭아뼈 위 4㎝ 길이에 벨트 라인은 배꼽 아래 5㎝로 입어야 멋쟁이
조세호

조세호

대한민국의 평균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 ‘아모프레’와 ‘웰메이드’ 디자인실에 중년을 위한 ‘청바지 잘 고르기 & 멋지게 입기’ 팁을 물었다.
 
방송인 조세호(사진)와 함께 대한민국 남성 평균 신장 168~173cm의 체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상품을 기획한 코오롱FnC ‘아모프레’의 컨셉트는 ‘수선하지 않아도 내 몸에 꼭 맞는 옷’이다. 특히 론칭 후 첫 제품으로 청바지부터 내놓았다. 우석현 디자이너에 따르면 평균 신장 기준으로 발목 복숭아뼈 위 4cm 위치에 오는 길이가 가장 적당하다. 몸에서 가장 얇은 부분인 발목을 드러내면 날씬하게 보일 뿐 아니라 캐주얼한 분위기를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청바지를 접어 입을 때도 통용된다.
 
움직이기 편하다는 이유로 죽죽 잘 늘어나는 소재 위주로만 바지를 고르는 건 바보짓이다. 탄성이 강할수록 몸에 밀착돼 실루엣이 도드라지면 청바지 특유의 멋을 잘 살릴 수 없다. 우 디자이너는 “테이퍼드 핏(허리에서 밑단으로 내려가며 점점 통이 좁아지는 형태) 또는 일자로 떨어지는 스트레이트 핏이 적당하다”며 “특히 뒷주머니가 너무 크면 엉덩이가 펑퍼짐해 보이고, 너무 아래쪽에 있으면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으니 꼼꼼하게 살피라”고 조언했다. 그는 “벨트를 안 하는 게 요즘 트렌드지만, 꼭 해야 한다면 광택이 없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 벨트를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66세 시니어 모델 김칠두씨를 패션모델로 등장시켰던 온라인 전용 브랜드 ‘웰메이드컴’은 ‘기본에 충실한 편안한 옷’을 강조한다. 김지연 ‘웰메이드’ 디자인 실장은 “바지를 고를 때는 적당한 밑위 길이가 중요하다”며 “지나치게 짧으면 움직임이 불편하고, 너무 길면 일명 ‘배 바지’ 핏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허리 라인과 골반 라인 중간 정도에 청바지를 걸치되 배꼽 기준으로 5cm 정도 아래에 벨트 라인이 오면 움직임도 편하고 다리도 길어 보인다. 짙은 인디고블루 바탕에 허벅지 부분만 살짝 워싱(물빠짐 효과)이 들어간 청바지는 날씬해 보이는 효과도 낸다.
 
셔츠·신발과의 컬러 매치도 중요하다. 무난하면서도 감각 있는 조합은 품이 넉넉한 흰색 티셔츠 또는 그래픽이 들어간 밝은 색의 티셔츠다. 김 실장은 “신발 역시 흰색 또는 밝은 회색이 기본이고, 여기에 분홍·노랑·빨강 등 선명한 컬러의 양말로 포인트를 주면 10년은 젊어 보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서정민 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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