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MA "AZ 안전" 결론에 한숨 돌렸지만 '백신 불신' 해소관건

중앙일보 2021.03.19 15:18
18일 서울 양천구 구립양천어르신요양센터에서 양천구 보건소 의료진이 센터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방문 접종에 앞서 소분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양천구 구립양천어르신요양센터에서 양천구 보건소 의료진이 센터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방문 접종에 앞서 소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혈전 발생간 관련성 조사에서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결론 내리면서 한국의 방역당국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2분기 백신 접종을 앞두고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무엇보다 AZ 백신의 신뢰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전날 EMA가 백신과 ‘희귀 혈전 증상’과의 관련성을 명확히 배제할 수 없다고 여지를 남기면서다. 국내에서 보고된 2건의 접종 후 혈전사례 중 한 건이 해당하기 때문이다.  
 

EMA “AZ 백신 안전하고 효과적”

18일 서울 양천구 구립양천어르신요양센터에서 양천구 보건소 의료진이 65세 미만 센터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방문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양천구 구립양천어르신요양센터에서 양천구 보건소 의료진이 65세 미만 센터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방문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각) EMA 산하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는 최근 일부 AZ 백신 접종자 사이에서 혈전(血栓ㆍ핏덩어리) 생성 반응이 나타난 것에 대해 백신 접종과 혈전 간 연관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EMA 측은 “AZ 백신은 혈전 생성의 고위험성과 연관이 없다. 이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며 “백신의 효과가 병원 입원이나 사망의 위험성보다 훨씬 크다”고 성명을 밝혔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세계보건기구(WHO)와 EMA는 ‘AZ 백신 접종과 혈전 발생은 관련이 없다’는 요지의 전문가위원회 등 논의 결과를 각각 발표했다”며 “정부는 이와 같은 국제기구의 검증결과와 현재까지 확인된 이상반응 사례 등을 고려할 때 지금 국내에서 진행 중인 AZ 백신 접종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진행하던 백신 접종을 이어가겠단 의지다.
 

EMA서 예외로 언급한 희귀 혈전, 국내서도 발생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하지만 2분기 접종 계획을 이어가기 위해선 백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EMA는 전날 발표에서 ‘희귀 혈전 증상’과의 관련성은 명확하게 배제할 수 없다며 추가 조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EMA가 언급한 희귀 혈전 증상은 ▶파종성 혈관 내 응고(7명) ▶대뇌 정맥동 혈전증(18명)이다. 영국과 유렵경제지역(EEA)에서 AZ 백신을 접종한 2000만명 중 극히 일부에게서 나타났으며 이 중 9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55세 이하였다.  
 
문제는 지난 18일 한국에서 발생한 20대 혈전 사례도 EMA가 언급한 사례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방대본 발표에 따르면 혈전으로 신고된 20대 남성의 혈액검사와 영상의학검사(MRI)에서 뇌병변이 확인됐다. 뇌병변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이 환자에게선 혈전증 소견이 나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맥인지, 정맥인지는 모르겠지만 20대 환자에게서 뇌혈전이 발생했다는 것”이라며 “WHO에서 발표한 대뇌 정맥동 혈전증도 결국 뇌혈전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특정 제조번호를 가진 백신의 문제나 서양인의 유전적 특징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국내에서도 이런 사례가 발생한 걸 보면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국내 혈전 발생 사례 명확한 원인 규명 필요 

1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선학체육관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예방접종센터에서 열린 모의훈련에서 센터 관계자들이 백신 이상반응을 보이는 접종자 발생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선학체육관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예방접종센터에서 열린 모의훈련에서 센터 관계자들이 백신 이상반응을 보이는 접종자 발생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남성 사례 외에도 지난 6일 사망한 60대 요양병원 환자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도 남아있다. 이 환자는 지난달 26일 AZ 백신을 접종받은 후 호흡곤란 등 증상을 보인 후 8일 만에 사망했는데 부검 과정에서 육안 소견상 혈전이 확인됐다. 당국은 환자의 사인을 흡인성 폐렴과 급성 심근경색으로 추정하며 혈전 발생과 백신 접종 간의 연관성은 낮다고 했지만, 최종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AZ 백신 접종을 이어 가야 한다면서도 방역당국의 면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물량이 없기 때문에 대안이 없다. (AZ 백신) 접종을 이어가야 한다”면서도 “2분기 접종 대상자에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젊은 의료진과 교사 등이 포함된 상태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은 하되 혈전 생성 사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두통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하지 마비, 시력 불명 등 신경증이 동반되는 경우 즉시 병원에 가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말 요양병원ㆍ시설의 65세 이상 노인 37만 7000명을 포함해 1150만 2400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 총리는 질병청에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신속히 소집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유럽의약품청(EMA) 등 평가 자료와 국내 이상반응 사례를 전문가들과 함께 충분히 검토,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하라”고 질병관리청에 긴급지시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